민주화운동 보상이 탐욕이란 말인가

전대열 대기자 | 입력 : 2011/04/07 [10:37]

민주화운동 보상이 탐욕이란 말인가

전 대 열
 大記者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점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어떤 가치기준으로 세상을 살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사람에 따라서 생각하는 기준은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재물을 지상의 조건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이념과 철학만을 내세울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가치기준은 이념과 철학을 위주로 하는 것인데 이를 외면하고 물질만을 선호하다보면 사회는 각박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처럼 외세의 지배를 받아야 했고 지금도 분단의 쓰라림 속에서 몸부림쳐야 하는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뜻 아니 한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 서로의 가치기준이 다르다고 해서 치고 박다보면 얼굴만 붉히게 된다. 요즘 만연하고 있는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그런 양상을 띠었다. 같은 민족의 일원으로 고통을 함께 나눴던 사람들이 이념이 다르다, 생각이 다르다 하면서 상호비방하고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여기는 꼬락서니는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공산독재 정권하에서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이북동포들에게 쌀 한말이라도 지원해야 된다는 인도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과, 쌀을 지원하면 김정일을 도와주는 일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짖고 까분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 북한을 지원한 돈이 자그만치 69억 달러다. 그 많은 돈이 북한 동포들에게 골고루 돌아갔다면 적어도 굶어죽는 사람은 없었을 게 아니냐 하는 것이 후자의 입장이다.

이런 갈등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점치기 어렵지만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통일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거듭하고 천안함을 폭파하며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도 우리는 제대로 된 반격도 못했다. 겨우 한미연합훈련으로 무력을 과시하는데 그쳤으니 그 정도로 북한지도부를 겁먹게 할 수 있었을지 극히 의문이다. 아무튼 사회는 구성원 간에 치열한 갈등과 도전을 주고받으며 발전한다. 이런 가치 판단의 문제는 비단 남북한 문제에만 국한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군사독재 정권의 여파로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이 전개되었다. 중앙정보부의 극심한 감시와 연행으로 수없이 많은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감옥을 다녀와야 했다. 민주화 운동으로 징역살이를 한 사람들을 가리켜 ‘운동권’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운동권 출신을 386세대로 부르기도 했지만 그것은 노무현 때 얘기다.

노무현은 소위 386세대에 둘러싸여 그들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좌우되었다. 운동권 선배들은 386에 눌려 찍소리도 못하고 후선으로 물러섰다. 정치의 주도권을 그들이 쥐었다. 선배세대와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보수와 진보의 싸움은 본격화된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쳐 정권은 다시 보수 측의 압도적 승리로 이명박정권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좌우파의 갈등이 해소되겠는가. 지금도 신문을 보면 연일 치고 박는다.

이 통에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은 국민들의 사시(斜視)를 받아야 했다. 386의 준동으로 이념갈등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국민들의 눈에는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은 능력도 없는 좌파일색으로만 보였다. 노무현 밑에서 떵떵거리며 정치를 주도한 사람들이야 무슨 말을 듣던 상관없다. 그러나 그들과 섞이지 않았던 민주화 세력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갔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때문에 “국민은 민주화운동에 대해 보상해줄 만큼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는 말이 나온 게 아닐까. 그것도 다른 사람 아닌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정성헌회장의 견해다. 그는 민주화를 위해서 싸운 운동권 출신이다. 그는 ‘보상’의 성격에 대해서 “권력 장악과 명예회복, 그리고 어떤 이들에게는 금전적 보상도 있었다.”고 하면서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상은 그 정도로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정성헌은 5.18민주화운동과 동의대사건,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인정한 민주화운동 관련자를 모두 뭉뚱거려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말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봤다. 민주화운동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국가에서 이를 보상하기로 결정하고 공로에 따라 차등 보상을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독재정권 하에서 자기의 생업조차 박탈당하고 어려움을 겪은 이들에게 정부보상은 생활에 대한 지원이다. 그것이 충분한 것은 아니며 수혜자들은 좀 더 많은 지원을 바라고 있다.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뒤안길에는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는 민주화운동자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4.19혁명공로자들이다. 4.19혁명은 헌법전문에 독립운동 정신과 함께 이 나라의 건국이념으로 자리 매김되었다. 그러면서도 4.19혁명들에게 건국포장 하나만 달랑 달아줬을 뿐 일체의 보상은 없다. 같은 건국포장을 수상한 독립유공자들이 일정액의 연금을 받고 있는 것과 구별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4.19혁명과 동떨어진 단체가 아니다. 이번 기회에 4.19혁명공로자들에게도 국가를 위해서 헌신한 공로를 인정하여 연금 등의 혜택이 이뤄져야만 하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도 적극 협조해야만 할 것이다.

                                       한반도일보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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