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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부산 기획특집 - ”새 바람이 분다” 마치며...

(기자의 눈) 유권자의 바람은 투표로.

이수경 | 기사입력 2018/06/12 [09:17]

지방선거 부산 기획특집 - ”새 바람이 분다” 마치며...

(기자의 눈) 유권자의 바람은 투표로.

이수경 | 입력 : 2018/06/12 [09:17]
▲ 이번 기획특집 취재로 12명의 부산 지방선거 후보들을 만났다.     © 이수경


“부산-새 바람이 분다” 기획특집 기사글을 쓰면서 12명의 훌륭한 후보들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정말 어렵게 선거유세를 하는 후보부터 당선 가능성이 꽤 큰 안정된 캠프까지. 12명의 후보는 모두 부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후보들이다.

물론 이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구에는 나름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그 바람은 부산만이 아닌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 바람의 이름이 ‘파란’이기도 하고 ‘촛불 혁명’, '적폐청산'이기도 하며 ‘녹색’이면서도 우리의 ‘미래’이기도 한. 그 각각의 바람.

이번에 만난, 인터뷰에 응해준 후보들이 모여서 한 지역구를 만든다면, 그 도시의 주요 지자체장부터 구의원들을 한다면 그 도시는 정말 완벽한 도시가 될지 모른다. 이들의 경험과 지식, 그동안 사회에 보인 헌신 등을 모아서 한 도시 살림을 맡긴다면 그 도시로 이주할 생각이 드는 유권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캠프가 그렇게 위대한 것은 아니다. 며칠 전부터 경기도지사 선거는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으며 어느 도시에서는 갑자기 ‘납골당’을 운운하는 후보들이 등장했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와 선거를 승리를 이끌기 위해서 최대 수치의 하지만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을 정도의 선을 지키며 모든 비방과 비난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캠프들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그만큼 ‘촛불시민혁명’으로 집권하는 것이 급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직도 유권자들을 ‘선거 때만 되면 표나 주는 개돼지’ 정도로 치부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아직도 이런 비방과 흑색선전에 흔들리기 쉽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그들의 공약과 후보의 됨됨이를 가려내고 있어야 할 시기에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역구도 아닌 곳의 후보와 그 후보를 비방하는 이와 관련된 이들의 발언을 유투브와 누군가의 클릭 수 높이기 블로그를 훑으며 “그래서 진실이 뭐야?”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자체 선거에서 우리가 중시해야 할 후보의 됨됨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시민과의 소통능력과 의지. 현실 가능한 공약을 말하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인지. 출마한 지역구를 잘 알고 있는 이인지. 유권자로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어찌 보면 전국에서 일맥상통할 것이다. 무언가 잘 못 했을 때, 그 책임을 어떻게 가져갈 이인지. 평화로울 때가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이 사람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능력과 됨됨이.

유권자인 우리 모두에 대해 믿음은 놓지 않아야 한다. 인터뷰하는 동안 한 후보가 한 말이 기억난다. “우리는 모두 과정에 있을 뿐. 이 모든 것이 결론은 아니다.”

기획 취재 글을 쓰면서 민심이 들리는 현장에 있었던 일이 꽤 있었다. 부산 영도에선 유권자가 선거운동원에게 또렷이 하던 말. “선거운동할 때 OOO이 절대 오지 말라고 해!” 아직도 어느 특정 당을 지지하기에 그 정치인을 보면 그나마 지지하던 표가 다른 곳으로 갈까 걱정하던 유권자. 이번 지자체에서 인심을 잃어간다는 평을 들은 지난 정부 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는 많은 곳에서 느껴졌다.

2012년 대선 즈음에는 택시를 탈 때마다 택시운전사들이 지지하던, 이제는 탄핵당한 박근혜가 있었다. 당시에는 이상하게도 택시만 타면, 내릴 때까지 박근혜를 반드시 뽑아야 한다고 승객을 설득하던 택시운전사들이 꽤 쉽게 만나졌고 그런 택시운전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일도 있었던 기억이 있다.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기에 이런 홍보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일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택시운전사는 만나지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는 택시운전사들이 “내가 원래 김영삼 때부터 민주당 지지했는데….”로 운을 떼는 이들도 있고 “빨간 것들은 이제 다시는 안 뽑아야 해. 뉴스를 보니까 이것들이 한 말은 죄다 거짓말이었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만나진다.

“...뉴스를 보니까….”

뉴스가 달라지긴 했다. 피켓팅 몇십 번 보다는 언론 보도 한 번이 낫고 한 시간짜리 특집으로 방송을 내보내면 죽었던 이도 무덤에서 파내자고 할 기세다. 부역 중에 가장 무서운 부역이 언론 부역인 것을 실감한다.

시장 상인들은 이번에도 투표하러 가지 않겠다는 이들이 여전했다. 갈 시간도 없고 투표로 내 삶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믿었던, 공주님 같은 대통령을 내 생전 처음 뽑아줬는데 저렇게 되니 다시는 투표는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는 순대 파는 사장님의 얼굴도 떠오른다. 이번 선거가 순대값과 직접 관련이 있지 않은 한, 시장에서 하루하루를 사는 상인들은 올해도 선거는 다른 이들의 사교모임 정도로 느껴질 것이다. 내일이라도 그동안 구의회 의원들이 한우 소고기만으로 예산을 천만 원 가까이 쓴 지역구가 너무 많다며 그 예산으로 순대 한 번 사 먹지 않았다는 말을 해드려야 할지도 모른다.

선거제도와 선관위법은 여전히 거대정당들에게는 어떠한 불편함을 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작은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에게 선거는 여전히 힘든 일이다. 정치가 바뀌기 위해서 유권자들이 바뀌어야 하는 것은 모범 답안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릴 수있다. 쉽게 바뀔 수 있는 길은 거대정당들이 내려놓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정구의 녹색당 후보가 출마한 지역은 의회를 들어가려면 필요한 표가 6000표 정도라고 하고 사하구는 7000표 정도라고 한다. 그 지역에서 여당이 후보를 안 냈다면 그리고 야당들이 후보를 한 명씩만 냈다면 어떨까? 3인 선거구제 4인 선거구제를 이야기 한 건 그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의회로 보내기 위함이지 거대정당들이 후보를 2명 3명 내라고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그나마 유지된 3인 선거구에는 거대정당들이 어찌 보면 자격도 의심스러운 후보들을 유권자들 앞에 내놓았다. 기억을 되돌릴 필요가 있는 순간이다. 우리가 왜 3인 선거구제를 요구하고 4인 선거구제를 요구했었나?

 

▲ "저 사람들은 뭐하는 거야?" 라고 아이가 묻자 엄마는 간단히 말한다.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람들이야" 부산진구에서 스치던 그림같던 모자의 모습     © 이수경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내일은 그 꽃이 지역마다 방방곡곡 활짝 필 것을 기대해본다. 지역에서 유권자인 서민이 정말 일 시킬 수 있는 좋은 일꾼들을 냉정하게 가려서 뽑아내도록 하자. 결국 전국의 새 바람은 유권자인 당신이 만드는 것이다.

***2018지방선거 기획특집 인터뷰에 응해주었던 후보들과 각 캠프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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