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왜 한반도대운하에 목을 맸을까?

이명박의 4대강사업 비리를 끝까지 밝혀야 하는 이유

이철재 에코큐레이터 | 입력 : 2018/06/16 [15:25]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것은 바르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비록 정의가 일시적으로 지연될지라도 무소불위 권력의 오만과 불법은 반드시 그 책임을 치르게 된다. 

지난 3월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직책 생략) 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 수사가 결정되자, 많은 이들이 이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해도 신분이 명확하고 도주 우려가 없을 경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이명박을 구속해서 수사토록 한 것은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재임 기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 호언장담했던 이명박 정부는 앞서 비리 혐의로 구속된 당시 정권 실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론 이명박 본인마저 법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 

 

▲ 이명박이 지난 2009년 4월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합동보고대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이명박 구속은 적폐청산이자 사회정의 실현 

이명박은 지난 4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술옥사(戊戌獄事)'라며 불편한 심기를 올렸다. 한마디로 자신의 구속은 정치보복이라서,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이명박 주장처럼 정말 정치보복일까?  

관련 국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2월 28일 TBS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 결과 이명박 구속 수사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67.5퍼센트에 달했다. 3월 16~1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명박 구속 수사에 찬성의견이 75.1퍼센트로 반대 의견 19.8퍼센트를 압도했다. 찬성 비율 중 '매우 찬성한다'가 49.8퍼센트로 '대체로 찬성한다' 25.3퍼센트의 배에 가깝다. 같은 조사에서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가 72.5퍼센트에 이르렀다.  

검찰이 밝힌 이명박 혐의는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횡령 등 모두 16가지에 달한다. 다스 실소유와 관련한 횡령과 배임, 그리고 삼성전자가 다스 미국 소송비를 대납하게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어 국정원 특수 활동비 및 인사 청탁과 관련한 뇌물을 수수했으며, 영포빌딩 지하창고에 청와대 문건을 불법 반출, 은닉한 혐의와 친인척 명의 차명 부동산을 보유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막대한 권력을 지녔던 이들의 부당 행위에 책임을 묻지 않는 건 정치뿐 아니라 사회의 기본인 정의를 마비시키는 행위다. 법 앞에서는 대통령을 지냈건, 일개 필부건 다 평등해야 한다는 게 교과서에 기록된 내용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명박 구속은 정치보복이라기보다 적폐 청산이자 사회정의 실현으로 봐야 한다. 

사람과 자연 모두 피해 입힌 4대강사업 

이명박이 받고 있는 혐의 중에는 대보그룹이 건넨 5억 원의 뇌물 수수도 있다. 이명박은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을 통해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이 건넨 돈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이명박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서 차기 대선에 유력주자였고, 국토 전체를 개발 광풍으로 몰고 가는 한반도대운하를 핵심공약으로 삼고 있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대보그룹 뇌물이 직무와 관련된, 즉 4대강사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실제 대보그룹의 대보건설은 4대강사업 한강 여주 구간에서 공사를 맡았고, 4대강사업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다. 

과연 대보그룹만일까? 이런 의구심은 4대강사업 성격에 비추어 봤을 때 당연히 떠오를 수밖에 없는 합리적 의심이다. 4대강사업을 되짚어 보자. 4대강사업은 2007년 대선 시기 이명박 공약인 한반도대운하가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시작된 국민 촛불 저항으로 좌절되자, '4대강 정비(이후 '4대강 살리기')'라는 명칭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한반도와 역사를 같이해, 그래서 '민족의 젖줄'이라 불리는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물의 흐름을 막는 16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섰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이자 오염원을 걸러주는 모래와 자갈 4.5억 세제곱미터(㎥)가 파헤쳐졌다. 2009년 11월 시작된 공사는 2012년 중반기 마무리되면서 국민 혈세 22.2조 원이 들어갔다. 이런 4대강사업을 두고 이명박 정부는 '환경을 살리는 강으로 태어났다', '국가의 격을 올렸다'며 '성공'이라 자평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와 민간단체는 4대강사업을 두고 '대국민 사기극', '국토환경에 대한 반역, 반란', '복원을 가장한 파괴', '단군 이래 최악의 사업'이라 평가하고 있다. 4대강사업의 물리적 공사가 완료된 지 만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 사업이 성공했다는 증거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의 수질악화, 일상적인 물고기 떼죽음과 큰빗이끼벌레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생물 종이 출현하는 등 4대강사업의 부작용을 드러내는 증거들이 쏟아졌다.  

근원적 홍수와 가뭄 해소라고 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했다는 것이 당시 야당과 국가 공식 위원회의 평가다. 36만 개의 일자리 창출, 40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 역시 1만6000여 개와 13조~26조 원뿐이란 평가다. 이명박 정부가 하지 않은 4대강사업 비용편익 분석(B/C)에 대해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0.16~0.24, 즉 1000원을 투자하면 최대 840원을 낭비하는 사업이라 분석했다. 경기도의회는 4대강사업으로 여주, 이천의 인구 증가, 관광객 증가 효과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여주 관내에 쌓여 있는 준설토 적치장 때문에 지금도 예산만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4대강사업에 대해 국제적 평가도 좋을 리 없다. 2012년 세계습지네트워크는 4대강사업을 아시아 최악의 습지 파괴 사례로서 'Grey'상에 선정했고, 2013년 프랑스 <르몽드>는 '4대강사업은 부패, 건설 결함, 환경 문제로 생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실패로 기록되게 됐다'고 보도했다. 2017년 11월 영국 <가디언>은 '세계 10대 자본의 낭비성 사업'으로 4대강사업을 선정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4대강사업은 국제적 망신거리란 말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비롯해 4대강사업에 대해 일부 공사 해당 지역 여론이 우호적이었지만, 국민 전체 여론은 반대가 우세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민의를 수렴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4대강사업을 강행할 수 있었던 것은, 특히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인류의 상식이자 과학적 진실을 부정하는 사업이 강행된 데에는 최고 권력층의 욕망에 따라 국가 모든 기관이 총동원됐기 때문이었다. 국토부, 환경부 등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대북 정보활동을 주 업무로 하는 국정원 등 사정기관마저도 동원됐다. 결국 4대강사업은 이명박 등 권력층이 실패가 예견된 사업을 국가권력을 총동원해 밀어붙여 혈세를 낭비케 하고 국토를 파괴한 '사건'이었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의 이성과 상식을 후퇴시킨 '사태'였다. 

 

▲ 4대강사업 여주 이포보 공사. ⓒ인터넷


풀리지 않은 4대강사업 의혹 

2017년 11월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적폐현황' 문건을 통해 2007년 이명박 대선경선 비용 기부자들의 4대강사업 공사 수주 및 이명박 정부 낙하산 수혜 여부 문제를 지적했다. 대보건설 외에 국내 대형 건설사가 대선 자금을 지원하고 4대강사업 공사를 수주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대운하공약 당시 건설사로부터 선매입도식으로 불법자금을 수수하여 대운하홍보 테이프 제작, 경선비용에 유용하였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상득(이명박 친형, 전 국회의원) 외에 장석효(전 서울시 2부시장, 한반도대운하 TF 팀장), 김건호(전 수공사장), 이지송(전 현대건설대표, 경인운하대표), 심명필(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장), 정종환(전 국토부장관) 등 이른바 4대강사업 부역자들의 4대강사업 개입 실상과 '삼정승' 모임 등 대운하, 4대강사업 공사 나눠 먹기 및 대우건설 등 불법비자금 제공 의혹, 동지상고 출신 건설사의 낙동강 황금공구 싹쓸이 경위 등에서도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에 있는 4대강사업 4차 감사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의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더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2013년 7월 감사원은 4대강 3차 감사 결과 발표에서 '4대강사업은 대운하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이명박은 퇴임 즈음해서 '이제 차기 대통령이 갑문만 달면 된다'며 스스로 대운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이명박은 왜 대운하에 그토록 집착했을까?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이미 철도와 도로교통이 발달한 상황에서, 그리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이미 운하는 사양 산업이라는 것이 알려진 상황에서 이명박은 왜 한반도대운하에 목을 맸을까? 

한때 이명박의 복심으로 불린 전 국회의원 정두언은 이명박이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 경험과 청계천 등을 통해 물과 관련된 사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즉 자신을 치적화하고 싶은 욕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충분한 설명이 아니라고 본다. 더욱 근원적인 건 결국 '돈'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사실 4대강사업이 강행된 데에는 관료 집단과 전문가 집단, 언론의 부역도 지대했다. 문재인 당선 이후 작가 유시민은 대한민국 권력 중 정치권력만 교체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적인 다른 권력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전 정부의 적폐 청산에 저항이 클 것이란 의미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사업 후속 대책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4대강사업에 부역한 관료, 전문가집단은 통합물관리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지속하고 있고, 주류 언론 역시 이들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4대강 복원이 단지 강줄기의 회복만이 아닌 사회의 회복, 즉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의 이성과 상식의 회복도 함께 될 때 진정한 복원이 된다는 걸 말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4대강 비리는 더욱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 단언컨대 4대강사업과 관련한 이명박과 부역한 이들의 비리가 드러나고 그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지난 시기 훼손된 우리 사회를 회복시키는 핵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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