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당원들, 민주당 중앙당에 '밀실공천' 책임을 묻는다!

6.13지선 이후 고립된 서초, 당원들이 뿔났다!

이정현 기자 | 입력 : 2018/07/07 [19:47]

더불어민주당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6.13지선')에서 압승했다.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결과 25개 자치구 중 24곳에서 당선자를 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으로 불렸던 강남3구 중 송파구, 강남구에서 승리했지만 서초구에서 패배했다. 서초구는 현 구청장 조은희 후보(자유한국당)가 재선에 성공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는 중앙당에 책임을 묻기 위해 민주당 서초구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3월 26일(월)부터 30일(금)까지 6.13지선 공직선거후보자를 공모한 후 서류심사, 면접심사를 통해 각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했다. 4월 30일(금) 4차 심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서초구에 대한 공천이 완료됐다. 기초단체장 후보로 이정근 전 서초갑지역위원장, 광역의원으로 김혜련(서초구1), 김경영(서초구2), 문병훈(서초구3), 추승우(서초구4) 후보, 기초의원으로 장옥준(서초구 가-가), 한정수(서초구 가-나), 김안숙(서초구 나-가), 박지남(서초구 나-나), 김정우(서초구 다-가), 안종숙(서초구 라-가), 허은(서초구 마-가) 후보가 공천 심사를 통과했다. 이 중 이정근 후보, 한정수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당선했다.

 

첫 번째 파란이 일어난 것은 공천 결과가 발표된 직후였다. 지역 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공천이라는 것이 이유다.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로 김기영 전 서초을 지역위원장과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도 이름을 올렸지만 상대적으로 지역에서 활동이 저조하고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정근 후보가 단수공천 되었다며 불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정근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패배후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서초갑 지역위원장 자리를 지켰다. 공천 심사의 기준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과 기초의원 공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서초을 기초의원 후보는 모두 단수공천되었다. 공천 발표 직후 당원들이 직접 시당에 찾아가 단수공천에 반대의사를 표명했으나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탄원서를 근거로 경선을 할 수 없다며 혼란을 야기시켰다고 한다.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음에도 '나'번 없이 단수공천을 한 것 또한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4월20일(금)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결과가 발표된 후, 서초을 당원 개인이 주최하여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초구 공천 결과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처음에는 개인이 시작했으나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조사가 퍼져나갔다. 4/23(월)부터 29일(월)까지 7일간 실시한 설문조사에 "선생님께서는 4/20(금)에 난 서초구 공천 심사 결과에 동의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아니오' 62.4%, '네' 13.5%, '잘 모르겠음' 24.1%로 응답했다. "선생님께서 동의하시는 공동행동을 모두 선택해 주세요.(중복응답)"라는 질문에 '공천심사위원회에 명확한 해명을 요구' 58.3%, '공천 철회와 경선을 요구' 58.9%, '당원 연명의 성명서 발표 및 전달' 18.3%라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당원들은 명확한 해명과 공정한 경선을 원했다. 서울시당과 중앙당에 인식조사 내용을 전달하며 정정당당한 경선을 요구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일방적인 공천을 뒤집을 수 없었다. 이후 임박한 6.13지선 준비를 위해 더이상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선거 운동에 집중했다. 우선 분노를 가라앉히고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공천된 후보를 도와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 당원들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결국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당원들은 민심을 거스른 공천이 부른 참사라고 성토했다.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민주 서초구 공천 결과에 대한 인식조사     ⓒ이정현 기자

 

민주당은 6.13지선 이후 8월 25일(토) 예정된 전국대의원회의(이하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전당대회 전에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다. 지역위원장을 임명하고, 지역위원장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당연직 상무위원인 고문을 선임하고 지역 대의원과 전국 대의원을 선출한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6월 29일(금)까지 지역위원장 후보자를 공모해 현재 심사 과정에 있다. 이에 후보로 다시 나선 이정근 전 서초갑 지역위원장에 맞서 서초갑 당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지난 7월 1일(일)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 재신임 반대 탄원서'가 등장했다. 주요 골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이정근은 자숙해야 한다.", '이정근의 당헌당규위반행위, 온갖 갑질, 거짓말, 함량미달, 그리고 도덕적 결함 등을 밝히고자 한다.". 탄원서 하단에는 이정근 전 서초갑 지역위원장에 대해 1)세금체납문제(남편질병간호 때문이라 거짓말을 했으며 지방선거 직전에 급히 완납한 정황 포착), 2)상대당 후보에 비해 자격미달(학력 위조 의심), 3)욕설, 갑질 및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인사처리, 4)지역위원장으로서 직권남용 및 절차적 위법성, 5)물타기와 음해, 도덕성 미달 등 내용이 담겨있다.

 

▲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서초갑위원장의 패악에 대해 서초구 당원들과 민심이 크게 분개하고 있다. 지역 권리당원들은 지난 1일부터 중앙당 조강특위     ⓒ한강 Times

 

6월 21일(목) 서초을 지역위원회는 6.13지선으로 인해 미뤄두었던 공천 해명요청 공동성명을 진행했다. 26일(화)까지 6일간 '더민주 서초을 권리당원 중앙당 해명요청 공동성명'을 받았다. 공동 성명서에는 다음과 같은 권리당원의 요구사항이 담겨있다.

 

첫 째, 구청장 후보 단독공천에 당내 여론조사를 반영했다고 하셨으니 그 근거가 되는 객관적이고 검증된 데이터를 제시해 주십시오.
둘 째, 서초구가 서울시 유일의 여성단수공천 지역으로 결정되었는데 그 전략적 판단의 배경을 밝혀주십시오.
셋 째, 서초구가 시.구의원 후보 포함 전면 단수공천이 된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주십시오.

 

서초을 지역위원회는 공동성명서에 "중앙당과 시당 지도부들이 행한 비민주적이고 부적절한 공천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했다고 해서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왜 당원들이 원하는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공심위는 선거에 치명적이 될 수 있는 후보의 흠결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는가.","당원들이 시당에 직접 찾아가 경선 없는 단수공천에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초을 조직은 지도부의 일방적 독주로 분열되고 와해되고 있다."며 책임을 물었다. 또한 "비민주적 밀실 공천, 경선 없는 줄 세우기 단독공천이 반복되지 않고 한치의 의혹이 없도록 답변의 의무를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공동성명서는 안규백 서울시당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울시당에 메일로 제출하고 민주당 홈페이지 민심소통, 서울시당 문의/제안 게시판에 게재했으며 7월 6일(금) 중앙당과 시당에 등기우편으로 보냈다.

 

▲ 더민주 서초을 권리당원 중앙당 해명요청 공동성명서 스크린샷     ⓒ이정현 기자

 

서초갑, 서초을이 각자의 사정에 맞게 따로 움직이고 있지만 당원들의 요구사항은 하나로 모아진다. 당원들이 원하는 것은 '정당한 민주절차를 통해 대표자 선출', '당원이 중심인 진정한 민주당', '공정, 정의, 평등이 실현되는 민주당'이다. 이제 공은 당 지도부로 넘겨졌다. 당원들의 요구에 당이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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