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故 노회찬 의원의 영전에 붙여

김용덕 기자 | 입력 : 2018/07/24 [01:40]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노회찬 의원의 갑작스런 타계 소식에 문득

윤동주의 서시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대는
더러워지기에는 너무도 깨끗했고
깨끗하게 있기에는 주변이 너무도 더러웠다.

그래서 더더욱 설움이 북받치는지 모르겠다.

 

누구는 할복을 한다 하고
누구는 강물에 뛰어든다 하고
누구는 장을 지진다 하고도

내가 언제 그런 소리 했냐고 하며 나 몰라라 하는데

 

이렇게 아무 말이나 막하고
권력을 이용해서 일신의 영달과 안위를 찾고
거기에 덧붙여 추잡한 성욕까지 권력의 힘으로 해소하는데
남들은 몇 십 억 몇 백 억을 받고도 눈 하나 깜작 하지 않는데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돈을 받고도 받지 않았다고 한
단 한마디 거짓말 때문에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죽음으로 속죄한 그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우리의 정치풍토가 너무도 밉다.

 

국회의원 300명 중에 문제될 정치자금 4천만 원도 안 받은 사람 몇이나 될까?
그대보다 깨끗한 자 돌을 던지라고 하면 과연 그대에게 돌을 던질 자가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에 몇이나 될까?

 

나는 안다
그대가 정치자금법 위반의 처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대의 금품 수수로 정의당이 그리 쉽게 무너질 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대의 죽음으로도 대한민국의 정치 풍토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가고자 하는 길이 달랐고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달랐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었기에
그래서 자신에게 누구보다 엄격해야 했던 이유로
그대는 말없이 거짓말의 대가가 어떻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그까이꺼

 

눈 한번 찔끔 감고
얼굴에 철면피 깔고
남들 시선 의식하지 않고
누구들처럼 뻔뻔하게 살 수도 있으련만
그렇게 사는 것이 죽음보다도 못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그대여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것처럼
그대는 바람에 스치우는 별이 되어 떠나가 버렸다.

 

이제는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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