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허장성세, ‘재정위기’를 모르는가?

국민노후, 국가흥망이 달린 ‘사회보장 중추제도’ 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

권혁시 칼럼 | 입력 : 2018/08/02 [13:32]

국민연금은 ‘노령연금’, 곧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사회보험 방식(수익자부담 원칙)의 사회보장제도다. 국민연금의 핫 이슈(최대의 문제)는 현재에 나타나고 있는 저급여(용돈연금), 수급자제한(반쪽연금), 재정불안(깡통연금) 등 3가지 현안이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건강한 삶까지 포괄하는 경제적 보장(economic security), 소득보장(income security)으로써 완전한 소득재분배의 중요한 역할까지 담당하는 ‘사회보험의 중추적 제도’인데도, 이렇듯 목적의식이 미진하고 그래서 관리운영 실태가 부실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이를 대변하듯 기관의 명칭은 그 한마디로 제도에 대해 정의 定義하는 것인데, 의료보험이 건강보험, 실업보험이 고용보험인 것처럼 노령연금인 국민연금 역시 개념이 불분명하여 재고해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ㅡ경영참여’는 미명일 뿐, 
투자기업의 ‘책임경영’ 지원·감시,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유인

 

▲     ©  연합뉴스

 

지난 7월 27일, 국민연금의 대체투자실장이 (더 좋은 조건의 타기관으로 전직하고자) 사표를 냈다. 그래서 기금운용본부장(CIO)을 필두로 최고위직 다섯, 최하위 간부직인 과장까지 포함해서 무려 서른 자리가 비어 있다니 무책임하기 짝이 없고 도덕적 해이가 극심하여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엊그제 7월 30일, 국민연금기금위원회는 무슨 막중대사라도 되는 듯 격렬한 논란을 거듭한 끝에 ‘경영참여’가 핵심 쟁점인 스튜어드십코드의 채택을 의결하였다. 


하지만 이 결정이 어이없게도 ‘제한적’ 경영참여라는 이도저도 아닌 말장난에 불과한 야합이었으니 답답할 뿐이다. 그토록 한심스럽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까닭은 국민연금이야말로 국민들의 노후가 달려 있는데다가 나라의 흥망이 걸린 국가중대사이기 때문이다. 오래지 않은 과거에 세계최고의 강대국 소련이 밑도 끝도 없이 붕괴했던 미 공개된(공식화하지 않은) 원인이 ‘국민연금 재정파탄’이었다는 일설을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무지하고 무책임하기는, 국민연금이 자본투자자로서 ‘주주권행사’는 극히 당연하지만 당해 기업에 대한 특정의 전문적 경영능력, 노하우 없이 맹목적인 경영참여를 주장한 대목이다. 이런 허울뿐인 경영참여에 집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전문 기업인이 ‘책임경영’에 진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철저히 감시함으로써 국민연금의 투자목적인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유효한 최상의 방책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 수많은 기금투자 회사(주식지분 10%이상 106, 5%이상 280여 개 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면 십중팔구는 역효과를 야기할 게 불 보듯 뻔할 뿐더러 ‘연금관치·사회주의’로 비난 받기 십상인 무지한 발상을 더 이상 고집하지 말고 거두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국민연금이 특정 기업의 최대주주(KT·포스코·네이버 주식 10%이상 보유), 2대주주(삼성전자 주식 9.9%, 현대자동차 8% 보유)라 하더라도 우호적 지분을 포함한 주식회사의 기존 경영진을 표결(1주1표)로는 도저히 컨트롤할 수 없다. 


국민연금의 투자기업에 대한 경영참여가 결의되었으나 이처럼 실질적인 효과를 거의 기대할 수 없으므로 ‘제한적 의결’(임원 선임·해임, 기업 분할·합병 등)을 통해 투자회사의 수익성 제고를 유인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국민연금은 건강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의 공통적인 난제를 안고 있다. 이는 앞서 거론한 ‘재정불안’과, (소득파악 차이로 인한) 재정부담의 ‘불형평’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국민연금 재정의 불안정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기금고갈’(깡통연금)의 우려가 그치지 않을 만큼 극도로 심각한 문제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지경이 된 이유는, 안타깝게도 한국의 국민연금제도는 정책형성, 결정을 주관하는 정부당국의 전문성 결여였다. 그로 인하여 도입·설계 단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재정안정화’ 방안을 강구 하는 데 소홀히 하였고, 시행초기의 이러한 인식부족 상태가 전혀 일신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확대과정에서는 미숙한 행정력마저 더해진 탓에 주무부처(복지부)와 실행기관(관리공단)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못한 채 지금의 실상에서 보듯 왜곡되고 파행적인 행태를 일관하였다. 요컨대, 국민연금이 재정불안으로 인한 기금고갈이 예견되는 근본원인은 ‘저부담·적정급여’의 수급구조를 주먹구구식으로 결정하였고, 그 후에도 분명하게 예상되는 상식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는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저부담 구조를 일관한 결과는, 적정급여는 말뿐이고 ‘용돈연금’이라는 일컫는 국민의 불만과 푸념이 그치지 않을 정도로 저급여를 지속하는데도 재정불안은 갈수록 증폭되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다. (참고로) 국민연금의 적정급여는 ‘소득대체율’(평생 평균소득 대비 연금수령액 비율)로 결정되며 우리나라는 법정기준이 45퍼센트이지만 실제 지급금액은 2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세계은행, ILO 등 국제적 권고수준 50%).

 

국민연금 재정불안 해소, 적정급여 실현ㅡ보험료 조속인상 불가피, 
국제적 기금운용전문가 기용, 수익률 극대화 추진

 

 

1988년, 국민연금의 시초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상향 조정치 않고 줄곧 보험료율 9퍼센트를 유지해온 국민연금의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2025~30년 이후에는 수지적자가 시작되고 2035년에 이르면 연금기금이 고갈되면서 매년 7~80조 이상의 적자를 시현, ‘재정파탄’에 봉착할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의 보험료 인상폭(2000년 건강보험료율 현행기준 1.5%, 현재 약7%)과 비교 판단컨대, 국민연금이 이렇게 안이한 ‘재정정책’을 지금까지도 시정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런 주된 원인은 정부정책 결정이 국가의 장기적 발전과 안정에 목적을 두어야 하는데도, 타파해야 할 적폐인 ‘정치경제론’(political economy)에 함몰된 나머지 정부와 여야정당이 장기적인 국민연금의 특성을 인식치 못하여 근시안적인 미봉책에 연연한 데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가하게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경영참여)한답시고 허장성세(虛張聲勢)하며 탁상공론으로 허송세월할 게 아니라, (적어도 20년 전부터 실시했어야 하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시급히 단계적 ‘보험료인상’(임금기준 요율변경)부터 추진, 실행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2025~30년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0퍼센트 수준으로 인상하는 동시에 적용 상한액(ceiling, 임금) 역시 상향조정해야 할 것이다(현재 421만원, 건강보험 7천810만원). 그렇게 되면 국민이 노후소득 보장을 받기 위해 부담하는 비용이 퇴직금적립금을 포함하여 소득(임금기준)의 약 30퍼센트가 되고, 여기에 다른 사회보험료, 소득세 등을 합하면 제세공과금의 국민 부담률이 50퍼센트에 달하는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사회보험의 사용자부담금(2분의 1)이 실질적인 ‘임금’이라는 정설에도 불구하고 기업으로서도 과중한 부담이기는 대차가 없는 것이다. 더하여 간과치 말아야 할 또 다른 국민연금의 이슈는 사회보험이 세대간 재분배, 수평적 재재분배, 수직적 재분배 등, 3가지의 보험급여에 의한 ‘소득재분배’(income redistribution)가 이루어지는데, 국민연금이 그 효과가 가장 크지만 인구격감(저출산·인구절벽 현상), 차세대 부담폭증 등으로 인한 ‘세대간 재분배(generational redistribution)의 딜레마’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다. 


그것은 한평생의 경제활동을 종료한 전 세대인 현재의 연금수급자가 납부한 보험료 이상으로 많은 금액을 지급(현재 경제활동 중인 후세대로부터의 소득재분배) 받는 것이다. 그러한 까닭은 전 세대에 비해 차세대의 소득, 인구가 월등히 많을 것이라는 판단, 즉 이전 세대의 후세대에 대한 경제적 의존율(dependency rate)이 그다지 크지 않았던 통례를 기준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사회보장정책 가운데 무엇보다 중시하여 선결해야 할 과제는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수익률을 최대한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건강보험의 정상운영, 경영합리화를 통해 보험료율을 5퍼센트 선으로 하향 유지하는 등, 국민 ‘부담률 인하’를 위한 다각도의 방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국민연금의 ‘적정급여’, ‘전 국민 적용확대’를 실현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635조(20년 후 1,000조) 원, 세계 3위의 막대한 국민연금이 그 규모와 수준에 걸 맞는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경영, ‘변화의 관리’(change management)를 실행치 않는다면 재정파탄의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국제수준의 ‘금융전문가’(가능한 월가출신 한국인 기금운용전문가)를 기용하여 평균 7퍼센트 수준을 유지했으나 현재, 1퍼센트대로 추락한 투자수익률을 평균을 상회할 정도로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수익률이 1% 하락하면 기금고갈 시기가 8~10년 단축된다).


그런데도, 국민연금 기금을 최대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 증식하여 국민의 노후(소득보장)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한국사를 전공한 전직 의원 출신의 사회보험 비전문가이며,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중추인 CIO가 1년 이상 공석이라는 사실이 놀랍고도 걱정스럽다. 하루바삐 전문 인력을 보강해야 하고, 초기부터 지금까지 외면하고 회피했던  글로벌 금융전문가 그룹,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노동기구(ILO)를 위시한 국제기구들과의 공조·협력을 강화하여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연세대 행정대학원 공공정책학 전공)

3년 전 이 무렵에 국회의 ‘사회적 기구’는, 국민연금에 대한 개선, 해결책으로 ‘보험료의 인상’을 비롯하여 가입기간(양육, 교육 기간포함) 확대, 유족연금 인상 및 중복조정 완화 등을 논의하였다. 그러나 정부와 여야정당(국회)은 무책임하게도 중지를 모으고 국민적 합의를 거쳐 조속히 처결했어야 할 이 중차대한 국가정책의 결정을 3년 후인 2018년도(금년)로 미루었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 막중국사를 까맣게 잊고 있는 듯한데, 연기했던 논의사항들을 시급히 처결하길 바라며, 국민연금의 ‘지속성·유효성’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며 불식시키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세대가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심히 어려운 과제이나) 기금의 확실하고 효율적인 증식을 비롯하여 ‘국민연금재정의 확대 및 안정화’에 관한 최상의 시책을 제시하고 차질 없이 실행,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바라는 바는, 향후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보험은 재정부담의 주체인 노동자, 기업인 그리고 농어민과 자영인이 자율적으로 제도의 운영을 주도하는 민주적이고 진보적이며 발전적·효율적인 방식으로의 전환을 급진전시키는 것이다. “사회서비스에 있어서, 민주화와 참여에 대한 원칙과 관련한 주장은 매우 명확하다. (중략) 그 핵심은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로써 서비스의 개발과 조직 및 실질적 운영과정에 수급자 대중들의 참여인 것이다” (조지 윌딩, ‘이데올로기와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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