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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은 기사] '양승태사법부-이정현 재판거래'

양승태가 선택한 거간꾼은 박근혜 호위무사 ‘이정현’였다

선데이 저널 | 기사입력 2018/08/05 [10:35]

[한국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은 기사] '양승태사법부-이정현 재판거래'

양승태가 선택한 거간꾼은 박근혜 호위무사 ‘이정현’였다

선데이 저널 | 입력 : 2018/08/05 [10:35]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 이제 이정현에게도 눈을 돌려야 할 때

 

자신들의 밥그릇을 키우기 위해 재판을 미끼로 최고권력자와 흥정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시절 사법부가 박근혜의 딸랑이로 잘 알려진 이정현을 통해 박근혜와의 면담을 성사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농단범 박근혜의 딸랑이 노릇을 하며 온갖 권세를 누렸던 이정현.

 

양승태사법부는 국회 법사위원회등과 전혀 무관한 이정현의원들을 상대로 집중로비를 펼쳤고, 이의원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했음인지 법원행정처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청와대 비서관들과 통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예산폭탄’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가며 국고를 선거운동에 악용했다는 논란마저 낳았던 이의원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것이다.

 

박대통령 시절에는 자신이 최측근 이라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던 이정현은 탄핵직후 재빨리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수감 중인 박근헤에게 단 한 번도 면회를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면종복배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고 있으며 사법부는 그를 흥정의 적임자로 꼽았던 셈이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부가 이정현을 상고법원을 둘러싼 재흥정의 적임자로 평가하고 집중적인 로비를 펼쳤으며, 이정현이 양승태의 2015년 박근혜 면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행정처가 지난달 31일 사법권남용의혹과 관련, 추가로 공개한 196개의 문건에는 이정현의원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로비를 펼친 흔적이 잘 드러나고 있으며, 이의원은 또 이들 앞에서 자신의 권력을 과시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양승태의 재판거래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양승태 측 이정현 로비 2개월뒤 독대 성사

 

박근혜와 양승태의 면담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15년 8월 6일, 양승태 사법부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상고법원 설립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자 가급적 우 수석을 우회해서 박근혜에 접근하기로 하고, 그 대상으로 이정현을 낙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농단범 박근혜'와 '사법농단범 양승태'가 청와대에서 만나 즐거워 하는 모습

 

이정현 면담주요내용이라는 제목의 문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기조실장등 3명은 지난 2015년 6월 4일 오후 6시30분부터 밤10시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한정식 집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고 기록돼 있다. 문건은 이 식당이 ‘청와대 수석들이 자주 찾는 한정식 집’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명시한 이 문서에서 이 의원에게 사법부가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했으며, 상고법원 도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정현은 유권자들로 부터 상고사건에 대한 처리지연 관련민원을 많이 받는다며 상고법원 도입법안에 대한 공감을 표명했다, 또 KBS수신료 인상 등을 거론하며 대법원의 상고법원 도입안의 필요성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같은 법원행정처의 설명과 이정현의 공감표명 뒤 이정현이 얼마나 실세인지를 입증하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현은 밤9시께 이병기 청와대비서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현충일 또는 광복절을 계기로 VIP, 즉 박근혜 접견필요성을 전달했고, 이병기실장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명시돼 있다.

 

이 문건에서 이날 만남이 밤10시까지 계속됐다고 기재된 것은 감안하면, 이정현이 이병기에게 전화했을 때는 사법부간부들과 만찬이 진행될 때였다. 다시 말하면 이정현은 사법부의 부탁을 받고 그 즉석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접 연락, 면담을 잡아달라고 요구함으로써, 그가 박 정권의 실세임을 과시한 셈이다.

 

면담중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에 전화도

 

이정현의 영향력과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밤9시50분 문고리 3인방중의 한명이며, 박근혜의 일정을 관리하는 등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정호성 부속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역시 만찬이 진행 중일 때였다.


그렇다면 법원행정처 고위관리들의 눈앞에서 정 실장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이정현은 민정수석이 상고법원 설립 안에 반대하겠지만 VIP를 접견해야 한다며 필요성을 설명했고, 정 실장은 박근혜의 미국 순방 뒤 가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적고 있다.

 

▲ 사법권남용의혹 법원행정처 공개문건 목록 일부

 

이정현은 심야에 권력핵심인사들에게 전화를 건 것은 물론 긍정적 답변을 받아냄으로써 사법부에 자신의 영향력을 여지없기 과시했다. 또 이 문건에는 이정현이 20대 총선에 3선이 되면 당대표도전의사를 밝혔으며 ‘송광사 일주문 예산 25억원’이라는 뜬금없는 말도 적고 있다. 아마도 이정현 지역구의 현안이 송광사 일주문을 만드는 것이며 25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적은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가 자신들과의 흥정당사자로 낙점한 이정현의 지역구 상황까지 미리 파악해 둔 것이다.

 

또 다른 문건에 따르면 이로 부터 약 8일 뒤인 6월 12일 법원행정처 간부는 다시 이정현을 찾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30분간 법원행정처 기획제1심의관이 국회의원 회관 519호 이정현 의원실을 방문, 이정현에게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사법한류 추진방안을 보고했다고 적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이정현의원님 모두말씀’이라는 소제목하에 이정현이 면담성사경위, 상고법원에 대한 적극지지의사 등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정현은 ‘지난주 기조실장등과의 만찬자리에서 사법한류 추진방안개요을 전달받은뒤 상세내용이 듣고 싶었다며 주제만으로도 상당히 관심이 가고 국가정책으로 추진할만 한 내용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또 이정현은 사법부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정확히 판단했음을 알 수 있는 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의원은 현재 대법원의 사건처리부담등 상고심재판현황에 비추어 상고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부의 환심을 살 만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또 대법원 증원론과 상고법원 실치를 놓고 의견대립이 있다고 들었으나 나는 여러 사법선진국가 사례등에 비추어 상고법원 설치가 옳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법부가 마음에 들어할 말을 늘어놓았다. 또 이정현은 상고사건폭증에 따른 여러 부작용등 실제사례를 바탕으로 언론에 소개하는등 여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법률안 처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현, 사법부에 잘 보여 미리 보험들려 한듯

 

이처럼 이정현이 아주 호의적으로 상고법원에 대해 말하자 법원행정처간부는 ‘추진 배경, 국제상사법원신설, 국제중재기구 설립, 사법제도수출, 향후 추진계획 등 사법한류추진방안을 약 10분간 보고했다.


이 말을 들은 이정현은 다시 사법부의 입맛에 맞는 말을 쏟아냈다. 이의원은 우리나라 현실정에 맞는 시의적절한 정책과제라고 평가했으며 어느 기관이 주도적인 추진체가 돼, 어떤 단계를 거쳐 최종목표를 이룰 것인지에 관한 장단기 플랜을 보다 구체화하라고 조언했다. 매우 구체적으로 사법부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법무부, 외교부, 코이카 등 공공기관과 민간분야의 협력체제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제상사법원을 설립, 외국법관을 임용하고 재판절차에서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등 파격적 내용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치밀한 실행계획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이정현은 국가적 아젠다로 삼아 추진해볼만한 정책이라며 청와대에 바로 보고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정현은 다만 보고방식과 관련해서 VIP께 직접 보고하는 방식과 비시설이나 부속실 등 보좌관을 통하는 방식 중 어느 것이 나을지는 고민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찬자리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법원행정처 간부가 지켜보는 앞에서 곧바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돌린 것이다. 아쉽게도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이정현은 청와대와 연락 뒤 그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바로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5년 8월 6일 양승태와 박근혜의 오찬회동이 성사된 것을 감안하면 이정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말하면 이정현은 사법부와 돈독한 관계를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이정현은 국회 법사위등 사법부와 관련된 상임위와는 거리가 먼 정치인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의원은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소속의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승태 사법부는 이 의원을 약한 고리로 파악했고, 이의원은 정확히 그 역할을 해낸 것이다.

 

그리고 이 회동에 앞서 법원행정처는 한명숙의원 정치자금법위반사건, 박지원의원 알선수재사건, 조현롱의원 뇌물사건, 박상은의원 정치자금법 위반사건, 송광호의원 뇌물사건 등 정치인 5명의 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VIP 면담대비 문건을 작성한 것은 물론, 박지원의원 일부유죄판결, 원세훈 대법원 파기화송판결 등 여권에 유리한 재판결과를 청와대에 대한 유화적 접근 소재로 이용해야 한다는 문서를 작성했던 것이다.

 

탄핵 뒤 새누리당 탈당 대표적 ‘면종복배’인간

 

이정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박근혜의 호위무사다. 박근혜를 10년이상 따르며 입안의 혀처럼 굴었던 인물이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지역구에 출마한 뒤에는 박근혜와의 친분을 미끼로 순천유권자들에 차마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예산폭탄’이라는 말까지 해대며 당선됐다. 대통령과 가까우니 예산을 폭탄처럼 퍼붓겠다는 이 말은 자칫 국민의 피땀인 정부예산을 자신의 선거를 위해 악용했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그런 그가 이제는 양승태사법부와 박근혜정부간의 재판을 전제로 한 빅딜에 사실상 거간꾼으로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정현은 박근혜 탄핵뒤 가장 먼저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구속수감이후 지금까지 1년 5개월동안 한번도 면회를 가지 않았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그는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정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박근혜의 측근들이 대부분 사법처리됐지만, 그만은 오랏줄을 피한 것이다. 어쩌면 이정현은 언젠가 자신이 사법부의 판단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우려, 양승태사법부에 환심을 사려했을 지도 모른다. 이제 국민들은 이정현에게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선데이 저널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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