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몰상식

몰상식, 비상식이 지배하는...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8/08/25 [07:29]

극치의 몰상식

 

"포크, 칼이 나왔다. 대사관 간부와 나이 육십이 넘은 현지 기관장이 일어서서 출장 온 국회의원 3명 앞에 하나하나 놓아주었다.

 

여기까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두 사람은 칼을 들고 몇 접시의 소시지와 돼지고기를 먹기 좋게 썰었다. 더 의아했던 건 의원들의 무덤덤한 반응. 누구도 “제가 썰죠” 이런 의례적 말이라도 건네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자 의원들은 가이드 격인 대사관 직원의 안내를 받아 미니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유럽의 어느 나라에 체류 중이던 2016년 말, 우연히 맥줏집에서 보게 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기억의 한 토막이다."
                                                           (2018년 8월18일자 한겨레 송호진 기자)

 

 

국회의원은 특수계급인가

흔히들 상식을 말한다. 상식대로 살면 탈이 없다고 한다. 상식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 가치판단 기준’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빨간 불 켜졌을 때 길 건너면 차에 치이어 죽는 것은 상식이다. 멀쩡한 강물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고 1,300만 TK·PK 주민들이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게 만든 것이 상식은 아니다.

법은 최고의 상식이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상식이 최고의 법이란 말이다. 옛날 동네에 다툼이 생기면 먼저 기자를 찾아갔다. 그들은 기자를 상식인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기자들이 상식인 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어렸을 때 그랬다. 이낙연 총리가 아픈 소리를 했다.

“오해는 실수로 하는 것이고 왜곡은 일부러 하는 것이다.”

어떤가. 실수인가. 일부러 인가. 요즘 언론을 보면 기자를 찾아가던 옛날 어른들이 부럽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겠지만 이렇게 달라진 세상은 하나도 부럽지 않다. 요즘 법이 과연 최고의 상식인지에 대해서 인정할 수가 없다. 사법부의 최고 수장이었던 대법원장이 비상식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였다는 법원 행정처는 비상식 인의 동아리로 취급된다. 허익범 특검이 망신만 당하고 문을 닫게 생겼다. 그의 비상식은 노회찬이란 상식의 정치인을 국민들에게서 앗아갔다. 죄를 지은 것이다.

세상 도처에 비상식이 판을 친다. 국회의원들의 특활비 망신도 상식을 벗어 난 행동 때문이다. 왜 국민의 세금을 무 잘라 먹듯이 집어삼키고 발버둥인가. 특활비 안 받으면 간단히 끝난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꼴이 얼마나 추해 보이는지 못 느끼는가. 상식대로 살면 말썽이 없다.

김성태의 몰상식

 


기분 나쁠 것이다. 기관장한테 대접받는 게 자기뿐이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백만 명이 도둑이라 하더라도 도둑은 도둑이다. 특검을 하자고 단식을 하고 얻어맞아 입원했다. 특검을 관철했다. 김성태 의원은 과연 드루킹 사건이 특검감이라고 생각했는가. 김 의원은 지금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에게 거품을 문다. 상식을 한참 벗어났다. 포크와 나이프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송호진 기자에게 감사해야 한다.

김성태 의원은 노회찬 의원과 노동운동을 하면서 깊은 인연이 있다고 고백했다. 상식인이라면 많이 울었을 것이다. 특검 연장하자고 농성과 단식은 또 안 하는가. 상식은 버리지 말아야 한다. 쥐나 개나 억지 부린다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여론조사라는 것을 다 믿지 못한다 해도 요즘 한국당의 여론지지율을 보면 김성태 의원의 원내대표 유지가 비상식으로 여겨진다.

반대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비준을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 경제가 어렵다고 언론이 합창하니까 기분이 좋은가. 고용 부진이 심각하니까 한국당이 당장 집권이라고 할 것 같은가. 집권하면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정치인이라면 앞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앞은커녕 현재의 위치조차 모르는 수준이다. 할 줄 아는 것은 죽으나 사나 반대뿐이다. 문재인 정권이 하는 일에 지지를 보낸 기억이 있는가. 이제 김성태 의원도 정치 이전에 상식인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국 언론의 상식

 


이낙연 총리의 말은 맞다. “오해는 실수로 하는 것이고 왜곡은 일부러 하는 것이다.”

누가 일부러 왜곡하느냐고 항의를 한다면 환영을 할 만한 일이다. 진정으로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기사를 썼다면 도리가 없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이 언론의 상식이다. 조·중·동이란 불명예가 상식처럼 되어 버린 현실은 어떻게 설명을 할 것인가.

현역에서 은퇴한 언론인 출신 친구가 하는 말이다. ‘왕년에는 좋았다. 왕 노릇 했다. 공무원은 고양이 앞에 쥐였다. 밥값 술값 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쓸 것은 다 썼다. 요즘 애들은 어떤지 모르겠군.’ 쓸 거 제대로 쓰면 됐다. 그러나 마음속에 그때를 그리워하는 향수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왜곡 편파 불공정 기사는 버려야 한다. 언론이 상식으로 돌아오면 세상은 달라진다. 좋아진다는 말이다.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이 나라가 이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기적처럼 보인다. 고용은 바닥이고 물가는 오르고 국민연금도 실패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망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대안은 있는가. 비판의 수준을 넘어서면 그때는 비난만이 남는다.


민주당, 정신 차려야

 

민주당의 지지율이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다. 반론이 없는 것을 보니 인정을 하는 모양이다. 왜 그 모양이 됐는가. 모르는가. 알 것이다. 집권당의 막중한 책임을 잘 알 것이다. 민주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장충체육관 연설회에 가 보았다. 새삼스럽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모두가 제갈공명인데 가슴에 전달이 안 된다. 모두가 대통령 찬양 일색이다. 설득력 있는 자기주장이 없다.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령 지지의 빌붙어서 다음 총선에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착각 말라. 국민의 마음은 하루아침에 변한다. 내 후년 총선이 6·13 지방선거 같으리라고 믿고 있는가. 희망이야 자유지만 지금 같아서는 위험천만이다. 상대의 실력이 아무리 형편없어도 내 실력이 그들만 못하면 지는 것이다.

민주당 정권이 무너지면 그건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적폐세력들이 켜켜이 쌓아놓은 저 많은 비리와 적폐가 청산됐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웅크리고 엎드려 있는 적폐세력들은 기회만 노리고 있다. 기회를 잡아서 재기하면 그 때는 정말 희망이 사라진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평화 없이 경제 없다

아시안 게임 개막식을 보았을 것이다. 남과 북의 선수들이 한반도 기를 함께 들고 입장한다. 눈물이 왈칵 솟았다. 남의 이낙연 총리와 북의 리룡남 부총리가 단상에서 손을 맞잡고 활짝 웃었다. 저것이 평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평화처럼 좋은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남과 북의 평화가 이루어지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우선 전쟁에 공포가 사라진다. 남과 북이 쏟아부은 군사비는 국민의 복지를 위해 쓸 것이다. 남북한을 연결하는 철도사업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투자자가 몰릴 것이다. 남과 북의 우수한 인력이 일자리를 걱정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눈을 크게 뜨고 넓게 보고 멀리 보라. 특검 나부랭이에 목을 매고 싸우지 말라.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평화를 구가하며 함께 평화를 노래하는 광경을 생각해 보자. 그것은 꿈이 아니다. 우리가 선택하기 나름이다.

김성태가 쓸어주는 소시지와 고기를 삼키며 기분이 좋을 때 그는 비상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누가 사람으로 여기랴. 비상식이 상식을 압도하는 세상이라고 한탄하는 소리가 안 들리는가. 몰상식과 비상식의 주인공들이 누구라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상식이 사회를 지배하는 세상. 그것이 바로 우리가 소망하는 사람 사는 세상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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