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이 본 한국 경제 그리고 '한반도 연합'

美 골드만삭스 “통일 한반도 GDP, 佛 獨 日 추월”, 英 BBC “한국은 국민 행복 위해 노력하는 나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8/26 [10:25]

한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를 진단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8월 20일 자 7면 ‘FT빅리드’ 지면.

 

■英 FT “중국의 그림자, 고령화 위기에 선 한국”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종종 한 면을 털어 심층분석 기사 FT 빅리드(FT BIG READ)를 싣는다. 8월 20일 자에선 ‘국제 경제학(international economics)-거대 중국의 그림자에서(In the shadow of a giant)’라는 제목으로 한국 경제를 진단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해 (중국의 위협을 이겨내야 할 경제성장의) 새 모델, (재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시장 편중, (북한과 함께 새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남북 협력을 이 기사의 3대 키워드로 요약했다. 일단 한국 경제가 탄탄(경제성장률 약 3%, 수출 호조세, 실업률 4% 미만)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중대한 구조 개혁에 즉각 착수하지 않는다면 성장 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기) 요인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위기 요인으로 ▲이웃 나라 중국의 위협과 ▲고령화라는 인구문제를 꼽았다.

 

■한국 조선업 세계시장 점유율 35%→24% 

 

한국 경제 위기 요인을 설명한 FT 기사 주요 부분을 읽어보자. “수십 년 동안 한국 경제는 소수 재벌 기업의 성공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다. 현대와 삼성 등 대기업들은 조선, 자동차 그리고 전자산업에 뛰어들어 세계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한때 한국의 수출은 국내총생산(GDP)의 55%를 넘었다. 오늘날에도 호조세(GDP의 40% 이상)다.…(중략)…한국 제조업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과 인도의 위협을 받고 있다. 조선, 자동차, 철강 심지어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조선업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간 35%에서 24%로 감소했다. 게다가 한국은 독자적으로 축적한 비결(knowhow)도 없다.…(중략)…반도체가 한국 수출을 뒷받침(올해 수출의 최대 20%, 현대경제연구원 추계)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도 ‘중국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사업을 통해 첨단산업과 관련 시장 지배 의지를 분명히 했다”

 

■IMF “성장과 개혁 위해 확장 재정 이용해야” 

 

그렇다면 FT는 한국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중국의 위협을 인식한 한국 정부는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혁신성장과) 대규모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여기서 핵심은 소규모 신생기업(start-ups)과 중소기업을 위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라고 전했다. 한국 경제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하려면 기업의 경영 방식 등이 세계화 추세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조언(권구훈 골드만삭스 경제분석가)도 덧붙였다. 새 경제모델은 ‘기업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65세 이상 인구 2017년 13%→2060년 40%)에 대한 대응책도 언급했다. 한국은 재정이 가장 튼튼한 나라 중 하나이므로 노동 및 상품 시장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재정 여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언(에다 졸리 IMF 연구원)이다.

 

■美 골드만삭스 “통일 한반도 GDP, 佛 獨 日 추월” 

 

한국 경제가 처한 도전 속에 기회도 있다. FT는 “북한의 경제 개방 가능성이 한국에 큰 혜택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라고 했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저렴한 북한 노동력과 토지와 결합하는 것에서 신(新)경제 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연내 남북 도로 및 철도 연결과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설립도 주목 대상이다. FT는 “이 로드맵이 실현되면 역내 수송망을 통해 러시아 중국과 연결되면서 한국의 ‘고립’ 상태가 사실상 끝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 ”북한의 성장 잠재력이 현실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통일 한반도는 미 달러화 환산 GDP 규모에서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일본까지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반도의 미래를 ‘북한의 중국식 경제발전’과 ‘유럽식 한반도연합’ 모델로 그린 영국 인디펜던트 디지털판 표지.

 

■英 인디펜던트 “유럽식 ‘한반도 연합’ 모델 가능”

 

역설적으로 표현했지만, 영국 유력 온라인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내놓은 ‘남북통일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라는 기사(8월 20일 보도)도 주목할 만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체제 보장 약속을 얻어낼 것이고, 그러므로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독재정권인 북한이 정치적으로 완전히 통합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진단이다. 이 매체는 더 나아가 한반도의 변화를 위한 두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첫 번째가 북한의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정치는 공산당 1당 체제, 경제는 자본주의, 인권 및 언론의 자유는 제한하고 검열하는 체제)이다. 미국과 중국이 이 길로 가야 한다고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예상했다. 두 번째는 유럽연합(EU) 식 모델이다. 남북한이 ‘한반도 연합’을 구성해 비무장지대(DMZ)를 넘나들며 노동력, 자본, 제품 및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남북간 통화 환전과 가족 왕래, 자유 무역은 물론 통화 통합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英 BBC “한국은 국민 행복 위해 노력하는 나라”

 

영국 언론들은 한국 경제를 위기라고 진단하고, ‘통일 한반도’ 또는 ‘한반도 연합’이 그 돌파구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영국 공영방송 BBC는 대한민국을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나라(The country trying to make all its people happier)’라고 보도(8월 17일)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모범을 보이며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과 미국을 중재하려는 사람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사람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영국 인디펜던트가 그린 ‘한반도 연합’에서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미래의 한반도 경제와 삶의 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반도 연합은 잔혹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냉전 시대의 분단 전까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문화를 공유했던 한민족을 다시 합치려는 시도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연합이 구성되면 더욱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할 것이고, 다국적 투자가 대규모로 진행될 것이며, 남북한의 생활 수준이 점차 비슷해질 것이다…(중략)…EU처럼 각기 다른 국가들이 단일 시장을 구성하는 한반도 연합은 현재 한국만큼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75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할 수 있고, 그러면 경제 규모는 영국만큼 확대될 것이다. 정말로 멋질 것이고, 많은 가족이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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