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휩싸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임금주도’에서 중소기업지원·육성을 통한 ‘완전소득(노동임금·기업이윤)주도’ 성장으로 확대, 보완해야 한다

권혁시 칼럼 | 입력 : 2018/08/30 [23:18]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밑도 끝도 없이 공박 당하고 있다. 심지어 ‘저성장, 양극화’의 주범인 신자유주의자들이 경제학의 이단(異端)으로 폄훼하며 무지하기 이를 데 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게다가 수구언론은 그 근본원인이 신자유주의(자본만능주의, 시장근본주의) 경제체제인데도, ‘고용참사’, ‘양극화 쇼크’ 운운하며 그것이 전적으로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의 영향으로 왜곡, 호도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지난 22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관련 여론조사(전국 500명, 응답률 6.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결과 '효과는 미흡하지만 겨우 1년이 지났으므로 기본방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5.9%로 전면폐지 33,4%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어느 신문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 제대로 집행해야 성공한다”며,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듯 줄곧 자영업의 고용감소 문제를 침소봉대하기에 여념 없다(이같은 사실왜곡에 부화뇌동하는 정부와 국회도 다를 게 없지 않은가). 그렇게 확언하는 까닭은, 경제활동 인구의 25퍼센트를 점유(적정치 15% 미만)하여 과당경쟁의 위기를 자초했을 만큼 과다한 상태지만, 최저임금인상과 거의 무관한 1인자영업자들(유사 실업인구, 적정임금지급시 고용 전환가능)이 전체의 70퍼센트를 넘고, 그밖에도 대다수가 파트타임 고용이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러한 논란에 대하여 해명하면서 소득주도성장의 일관된 추진을 확인하고, 고용·소득 증대의 기대효과 시현을 장담하였다. 아울러 최저임금인상이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거로 세간의 문제제기와 우려를 일축하였다(국민을 이해시키고 문제점은 수정·보완하여 동의와 협력을 유인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주입시키 듯한 강변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며, 같은 맥락에서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의 우가 된 통계청장의 전격교체도 정책 신뢰의 저해요인일 수 있다). 


물론 ‘최저임금제’가 경제(활성화)정책의 전부일 수 없다는 점은 삼척동자라도 모르지 않을 것이나, 그 목적과 기대효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는 말처럼 단지 노동자의 보수를 올려주는 그저 단순하고 간단한 사안이 결코 아니다. 최저임금(인상)은 광범위한 연계성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영향력,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는 점을 간과치 말아야 한다.


최저임금(결정)의 ‘사회적 의미’는 노동가치의 인식, 임노동(wage labour)의 적정가 형성,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사회적 표준화), 소득보장의 기초, 소득격차(불평등) 완화, 임금체계 개선(정상화), 한계기업 구조조정 효과 등등, 넓고도 다양한 맥락을 갖는다. 하여, 제도 형성의 대표적인 이유를 말하자면 인간으로서 ‘삶의 질’을 유지하는 후생과 효용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서비스), 곧 필수재를 획득하는 데 소요되는 자원이 ‘소득’이며, 이는 만인주지의 상식이다. 


그런데, 아주 오랫동안 자본주의 경제체제(자본가)는 노동자들에게 적정수준의 소득을 허용(보상)하지 않았다. 그런 끝에 “최소한의 임금이라도 사회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당연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하였고, ‘최저임금제’는 그래서 생긴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에 의한 최저임금은 어떤 이유로도 거부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국가·사회의 공동책임이다. 


왜냐하면 생계유지를 위한 무엇보다 중요한 가장 기초적인 최소한의 직접적 ‘사회보장제도’이기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도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의 역효과로 인하여 오히려 고용·소득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면, 정책 비중을 운위하며 회피할 게 아니라, ‘노동임금’(소득)이 정책의 핵심이므로 관련한 문제점을 찾아내어 부작용을 시정, 보완해야 마땅하다. 그럴진대, 과연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무엇이 문제인가? 


일찍이 정립된 수요·공급에 관한 이론에 의하면, “공급은 그 스스로의 수요를 창출해 낸다” (진 밥티스 세이, ‘세이의 법칙-판로설’) 그러나 오늘날의 불완전한 고용상태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동시에 ‘풍요속의 빈곤’이 현대사회의 가장 심각한 딜레마로 대두하였다. “풍요속의 빈곤이 일어나는 것은 ‘유효수요’(구매력)가 부족하여 물건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업을 없애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공공투자 같은 ‘적극 재정정책’(fiscal policy)으로 유효수요를 증대시켜야 한다” (존 케인즈, ‘유효수요 이론’)


그리하여 이 이론을 추종하는 케인스주의(수정·복지자본주의)자들은 마침내 ‘임금주도성장’(wage-led growth)을 주창하였다. 이를 통해서 유효수요의 증대를 실현하여 투자·고용을 확대함으로써 경제성장, 경기활황이 촉진된다. 아울러 노동자의 실질임금 증가는 수요증대뿐 아니라, 노동생산성의 향상으로 설비투자를 유발하여 규모의 경제, 연구개발, 기술발전, 노사관계진작 등, 경제의 안정, 발전을 이룩하는 호조건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재, 신자유주의의 폐단의 중핵으로써 한계상황에 봉착한 금융중심 경제체제와, 그에 종속된 기업의 ‘이윤주도성장’, 더욱이 대기업위주의 ‘낙수효과’에 의존하는 경제패러다임에서는 노동소득배분율(한국 63.2%, 31개국 중 23위) 하락으로 소득불평등(격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가계소비 지출이 크게 위축되어 내수시장의 불경기가 심화되었던 것이다.


그런데다가 대기업은 경영(사업)확대를 통한 이윤창출보다는 금융투자에 의한 이자수입을 선호하여 막대한 사내유보금(5대 재벌그룹 700조원)을 늘리면서 실물투자를 기피함으로써 경제악화, 불경기의 역기능이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진보적 자본주의’의 케인스주의자들 내세운 임금주도성장 이론은 이러한 경제의 ‘저성장, 불균형’ 현상을 태개할 수 있는 유효하고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사회적 여건에서 효과를 거두는 데는 여러 가지 장해요인들이 산재해 있으며,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소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테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인상을 비롯한 ‘소득증대’(구매력 강화)에 의한 소비촉진 효과는 고비용의 주거·교육·의료 등에 대한 자가부담의 과중(공개념제도, 사회보장제도 미비)으로 인해 가시화하기가 용이치 않다. 


그리고 ‘고용창출·(최저)임금인상’은 공공부문에 치중하거나 임시방편이어서 실효성, 지속성이 완전치 못하고, 경제·사회 통합정책인 ‘성장·고용·복지’(황금삼각형)는 공평성(equity)에 의한 복지경제(저소득층 구제), 효율성(efficiency)을 따르는 시장경제(고용·소득 촉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탓에 재정투자의 성과를 거두기가 여의치 않다. 그렇더라도 이러한 모든 정책적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여 정책의 수정, 보완이 시급히 선결되어야 비로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특히, 노동자의 임금상승, 곧 유효수요(구매력) 증대는 ‘생산·고용’이 전제되지 않는 한,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임금에 집중, 치중한 (노동임금증대 중심의) 소득주도성장은 정책목표의 달성에 필수불가결한, 생산(소득증가) → 분배(저축·구매력증가) → 지출(투자·소비증가) → 생산(소득·고용증가)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원활한 ‘국민소득 순환’의 경제원리·원칙의 기본에 절반 정도가 부족한 것이다

 

이에 가장 유효적절한 보완책은 생산과 고용이 동시에 실행될 수 있도록 ‘소득(income)의 개념, 범위’를 노동임금(wages)에 더하여 기업이윤(corporate profit)까지 포함해 확대하는, 즉 ‘임금주도’에서 완전한 ‘소득주도’ 성장으로 보정하는 것이다(생산소득인 이윤·임금은 극대화시키고, 불로소득인 이자·지대는 최소화한다). 이에 따른 기대효과를 확실히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대다수 국민의 ‘고용·소득의 기반’인 중소기업 지원, 강(强)소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여 기업의 소득(이윤)을 키워 노동자의 소득(임금)을 늘려야 한다.


그리하여 중소기업이 생산·고용, 소득·소비의 증대는 물론, 국가경제를 주도하면서 대기업과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는 거시경제 정책으로 변혁해야 한다. 하지만 역대 최대로 증액한 내년도 정부예산(9.7% 증가, 471조원)의 반영이 극히 미진하고, 거시경제·산업통상 정책은 여전히 대기업 위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지원마저 목전의 사태수습에 급급하여 자영업자에 치중하고 혁신성장은 벤처창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공정경제 역시 대기업의 역할을 강조할 뿐, 중소기업의 기여와 특단의 지원육성책은 배제되어 있다. 


그래서 거듭 바라건대, 적극적이고 신중한 ‘변화의 관리’(change management)를 추진, 국정운영의 목표인 효율성·공평성이 조화를 이루는 ‘복지경제’(welfare economic)의 실현을 위하여 잠재력을 가진 유망 중소기업을 집중지원하고 강소기업을 적극육성하며, 그밖에 앞서 제기한 문제들을 시정·보완해야 한다. 이로써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생산·소득, 성장·분배의 시너지효과에 의해 ‘국민소득의 순환’이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중단 없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정책위주의 정치’, ‘책임완수의 행정’에 진력했으면 한다.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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