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대표단이 들고 올 보따리는

트럼프 “특사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9/05 [10:25]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 특사대표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공군2호기에 탑승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품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의 특사단은 5일 오전 7시 40분께 공군 2호기를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청와대는 5일 대북특사단이 이날 오전 9시에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10시부터 북측과 회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평양 특사단으로부터 평양순안공항에 잘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사단은 우리쪽 청와대와 비화기가 달린 팩스로 현지 상황 보고를 해오는데, 통신사정으로 자주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4일 "이번 방북을 통해 북측과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 안팎에선 특사단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는데 북한 측의 입장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등 남북관계 발전에 좀 더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겠다.

 

5일 '우리민족끼리'라는 북한선전 매체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서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주저할 것이 없다"고 대미 대중 관계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매체는 이날 '판문점 선언 이행에 평화번영과 통일이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남관계를 발전시키면서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의 흐름을 적극 추동해나가자면 판문점 선언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는 북한 매체가 지속적으로 밝혀온 입장과 다름이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하는 당일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판문점 선언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으로 발표한 선언문이다.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남북 관계 개선과 연내 종전 선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핵화와 평화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2007년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발표한 ‘10·4공동선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으로 시기와 방식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10·4공동선언’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야가 이번 2차 특사단 방북에 대해 특히 야당의 속내는 어떤지 모르지만 '성공하길 바란다'며 이구동성 입을 모았다. 다만 판문점선언 비준을 놓고는 견해가 서로 달라 비준안 처리 합의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미간의 교착은 장기화되고 있고, 시진핑 주석의 방북마저 사실상 취소된 상태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특사단을 맞이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주요 대화 상대인 한·미·중 모두와 제동이 걸린 가운데 우리 특사단이 북한을 찾는다. 이번 특사단 파견 자체도 남북이 공통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려 추진된 결과이므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특사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중재안을 어떻게 수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특사단 방북 전날인 4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분간 통화하고, 오는 23일 개막할 UN 총회에서 직접 만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난항에 빠진 북미대화의 촉진자·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적극적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를 표시하면서 좋은 성과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던 것이 정확히 1년 전”이라면서 “지금까지 북핵 및 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많은 진전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력과 과감한 추진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개최 준비 및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달성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대북특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특사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특사단 파견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 및 북미대화 촉진이라는 문 대통령의 전략적 구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지난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사항 이행과 향후 대화 등을 위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런 양국 정상간의 통화로 미루어 이번에 방북한 대북 특사대표단이 어떤 묵직한 보따리를 들고와 앞으로 당면한 난제를 풀어 나갈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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