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들에게 나눠준 '비자금 문건' 보고라인에 양승태 포함

당시 돈 받은 법원장들...“몰랐다. 관행으로 알았다” 변명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9/08 [08:12]

법원행정처가 2015년 일선 법원의 공보관실 예산 3억 5천만 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해 법원장들에게 나눠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2014년에 작성된 비자금 관련 문건 보고 라인에 당시 대법원장 양승태가 포함된 증거를 검찰이 포착했다. 

 

▲     © KBS 영상 갈무리

 

검찰은 이 문건의 경우 보고라인에 대법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포착하고, 양승태가 실제 비자금 조성 과정을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최근 법원행정처가 2014년 9월 작성한 '2015년 대법원 예산정부안 보고(대외비)'라는 제목의 문건을 확보했다.

해당 문건에는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로 배당된 3억 5천만 원에 대해 "각급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 형식으로 배정해 실제로는 법원장 사법행정활동 경비로 집행할 수 있도록 계획"이라고 적혀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 "현금성 경비 부족"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이런 문건의 결재란에 대법원장은 포함되지 않지만, 검찰은 이 문건의 경우 보고라인에 대법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양승태가 보고를 받았다면, 대법원장의 승인 하에 이루어진 법원의 '조직적 범죄'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대법원은 공보관실 운영비를 사용하기 위해 허위 증빙자료까지 작성했고, 공보관실은 소액으로 현금을 인출해 다시 행정처로 보냈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2015년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전라남도 여수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법원장들에게 적게는 1100만 원부터 많게는 2400만 원까지 직접 전달했다.

 

KBS가 당시 돈을 받았던 법원장들에게 직접 입장을 들어봤더니 이들은 '비자금인 줄 몰랐다', '관행으로 알았다'고 입을 모아 변명하고 나섰다.

 

A 전 법원장 "법원장회의 때 매년 저흰 주는 걸로 알고 있었죠. (매년 이렇게 나오는 구나라고 알고 계셨다는?) 네. 법원장들 법원 전체 활동비로..."라며 수 천만원을 현금으로 받으면서 관행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B 전 법원장은 "좀 의아했거든요. 그래서 공보업무 비용으로 쓰는 건데 법원장한테 주는 거다라는 취지로 그렇게 들었던 걸로..."의아했다고 하면서도 별 다른 의심없이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D 전 법원장은 "(받긴 받으신 게 맞는 거죠?) 받았는지도 생각이 안 나는데. 저는 생각이 안 나는 걸로 그냥 정리해 주세요."라는 아예 돈 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법원장도 있었다. 

 

대법원 예산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법원 예산담당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적 없다"라며 "예산 편성 취지와 전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원은 검찰이 박 전 처장과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을 대상으로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자료가 남아 있을 개연성이 희박하다"며 모두 기각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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