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철학이다”

민생안정의 기본인 ‘주거·교육·의료’의 완전한 ‘공개념제도’ 적용,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대폭 경감한다

권혁시 칼럼 | 입력 : 2018/09/13 [00:36]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지난 6·13지방선거 직후 79퍼센트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퍼센트대로 크게 하락하였다. 어느 여론조사 업체는 이를 분석하기를 “최저임금,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논란, 부동산시장 불안정 등이 심화되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한국갤럽). 하지만 보다 더 명확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저성장, 불균형’ 경제구조가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고용불안, 소득감소·격차가 심화된 데다가 최근에 다시 불거진 주택(아파트)시세 급등이 불붙는 데 기름 붓는 증폭현상을 촉발하여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중심으로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정책목표로 삼아 (정권초기인 만큼) 이를 의욕적으로 추진했을 터인데도 기대효과의 시현은커녕 오히려 대다수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원인이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정책은 철학이다”, 그 기본명제를 똑바로 인식하지 못하였거니와, 그렇게 국정철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것이다. 그로 인하여 개혁정부의 기초인 ‘치열성·엄정성’을 바탕으로 적확한 ‘정의’(定義, define)를 통해 ‘적확성·일관성’ 있는 과업목표(task goal)의 확립과, 이를 달성하는 데 집중, 전력을 다하는 투철한 공적 사명의식과 책임감, 그리고 불굴의 실천의지가 필수불가결한데도 그렇지 못해서이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밖에 없는 까닭은 예컨대, 부동산 대책을 운위하는 정부(장관), 여당(대표), 청와대(정책실장)의 제각기 다른 발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의 최저임금, 고용창출을 위시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관련 불협화음 등, 그야말로 사공이 여럿인 나룻배와 전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장하성 정책실장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비판여론과 우려가 예사롭지 않다. 최저임금인상에 관한 유체이탈 화법, 서민의 좌절감을 증폭, 분노를 유발시킨 강남 주택·주거 발언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도 부동산정책 입안의 당사자인 청와대 정책수석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묵묵부답이어서 국민의 의구심과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이렇게 안타가운 상황을 당하여, (전문가는 아니지만) “진리는 지극히 간단하다”, 그런 상식으로써 깊이 생각하고 아는 만큼 ‘국가경제·민생안정’에 관해서 수차례 거론한 바 있거니와, 국정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민생 3요소 ㅡ ‘주거·교육·의료’ ㅡ 그 가운데 근자에 다시금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주택(부동산)’ 문제의 핵심을 간단하게나마 재론하는 바이다.


누가 뭐래도 국민주거, 주택의 정책철학은 ‘공개념제도’이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부 수구 언론과 전문가들, 그리고 혹자는 정부정책의 과도한 ‘이상주의’(idealism)를 문제 삼지만, 이상은 궁극적으로 실현해야 할 국가의 비전(vision)이므로 그 같은 반론은 잘못된 주장이다. 이상이 없는 발전, 진보는 있을 수 없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극한의 위기상황에 처해서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주택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공기와 같은데, 주택난으로 인하여 대다수 국민이 질식할 지경이 아닌가.

 

국민공동주택, 완전 ‘공개념제도’ 적용, 누진중과세 및 법제화
공동주택규모(평형)제한, 1가구1주택, 분양가상한제; 원가조사·공개 실시

 

 

현재의 고착된 사회일반의 상황인식, 편견으로는 극약처방일 수도 있으나, (토지를 비롯한) 국민주택의 공개념제도를 ‘정책철학’으로 삼고 그 중요성을 명확하게 인식하여 철두철미하게 실행해야만 한다. 그러면 분명코 서민 주거안정의 관건인 적정가의 주택공급(분양 및 임대) 확대가 실현될 것이다. 이를 기필코 달성하고자 하면, 말 그대로 ‘공동(共同)주택’이므로 아파트의 규모를 32평 이하로 제한하고, 1가구 1주택을 정책적으로 강화하여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이 같은 의미맥락에서 적폐청산으로 ‘정의사회·복지경제’를 실현해야할 시민정부,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사명완수를 위해서는, 과거의 정부들이 상도의를 해칠 정도인데도, 막대한 폭리를 방조했던 (교육·의료를 포함한) 주택사업에 대하여 공개념을 철저히 적용함으로써 (경제적 충격을 고려하여) 부분적, 점진적으로 법적 ‘비영리’ 사업으로 전환(‘법제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주택의 철저한 원가(생산비) 조사, 공개에 의한 ‘분양가 상한제’를 조속히 전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지인인 어느 건축사업가는) 아무리 주택원가가 커도 평당 350~500만 원 이하라고 확언했는바 1992년 3월, 제 14대 대선당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반값아파트 공급’ 공약이 결코 허언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그 이후의 과도한 인상폭과 인프레를 감안하면 현재의 3분의 1 수준이 신규 분양주택(아파트)의 적정가임은 두 말할 나위 없으므로 반드시 적용시켜야 마땅하다.


아울러 주택시세의 차익에 대하여 ‘8·2부동산대책’에서 부분적으로 적용한 누진중과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최대한, 지속적으로 엄격하게 실행하여 폭리를 탐하는 독점적(다주택 보유) 투기행위와, 그 세력을 발본색원해야만 한다. 이에 더하여 인구구조 변화에 부응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주택정책으로 전환하여 정확한 수요파악에 의한 ‘공급중심’ 주택정책, ‘재정정책’에 의한 청년주택 공급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의 모든 상거래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을 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주택 역시 ‘경제재’로써 가격의 안정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단순한 ‘수요공급의 법칙’(law of demand and supply)을 따르기 때문이며, 이를 직시하여 준행치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측면에서 관건은 ‘주택공급 확대’일진대, 현재(2017년 기준) 무주택 세대가 40퍼센트를 넘는 심각한 주택난이야말로 정책이슈가 아닐 수 없다(이에 대하여 혹자는 독일의 자가 보유율 42%를 빗대지만, 독일은 장기임대주택 거주가 일반화하여 확실한 ‘주거안정’을 이룸으로써 국민의 주택 소유욕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게다가 주민등록상의 세대수와 비교하면 500만 채, 인구조사(census)에 의한 미래예측 가구수는 300만 채 이상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구조’(composition of population) 변화에서 기인하며 미혼, 독신(비혼·이혼), 고령화, 자녀세대 분가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1인 가구가 27퍼센트를 초과함으로써 오랫동안 전통을 이어온 4인 가구 19퍼센트보다 훨씬 더 많아진 것이다. 


따라서 거듭 제언컨대, 1인 가구의 수요폭증, 공급정체 현상에 적극 대응한 주택정책의 전환을 통하여 공급이 충분하고도 유효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방책을 강구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하면 단기처방인 대출금감액, 금리인상 등 주택자금 규제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책은 불합리하고 효과도 미진하다. 미시적·거시적인 경기변동으로 지속성이 떨어지고, 서민들에게는 주택자금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확한 수요파악을 통한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 실행해야할 것이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한 공동주택 공급(임대·분양) 확대, 
‘LH공사’의 고유역할·기능 회복·강화, 지역균형발전에 의한 ‘가격균등화’

 

끝으로 재삼 주장하는 바는, 공개념에 의한 ‘국민주택’ 정책을 기반으로 ‘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공적기능을 회복, 강화하는 것도 서민주거 안정에 더없이 유효한 방책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초창기의 대한주택공사(토지공사와 합병 전)는 1970, 80년대에 일반 건설회사(사기업)의 55~60퍼센트 수준인 실비에 가까운 저가로 소형아파트와 임대주택 등,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에 주력하여 주거와 주택시세를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공공기관’으로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본연의 임무를 완전히 방기한지 오래이다. 


현재, LH공사의 아파트 분양가는 사기업과 거의 차이가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 전체의 임대주택 비율이 6퍼센트에 미달하여 OECD 평균 12~16퍼센트의 최고치에 비해 30퍼센트 수준이고, 게다가 근래에는 택지비용을 조성원가에서 감정가로 변경했듯이 저소득 서민들의 주택 구입비부담은 안중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당국은 그렇게 변질된 LH공사의 고유기능과 역할을 회복시킴으로써 서민주택 공급확대 및 분양가인하, 정상화 실현을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결론삼아 부연컨대, (특히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일부지역에서) 아파트시세가 급등을 계속하여 민생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대다수 서민과 청년세대를 좌절시키며 국가·사회적으로 핫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주택문제의 근본원인은 첫째, 철학부재의 정부정책으로 인해 ‘공개념제도’가 무시됐을 뿐더러 규제·공급에 치중하여 ‘수요공급의 법칙’의 정상작동을 저해한 것이다. 둘째, 이윤추구에 혈안이 되어 상도의를 짓밟고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어겨 터무니없이 폭리를 일삼는 주택업체(자)들의 고액의 분양가이며 셋째, 다수 국민들이 국민 삶의 기본으로써 ‘공공재’인 공동주택을 투기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므로 현세에 있어 국민 ‘복지경제’(welfare economy)의 핵심이 ‘주거·교육·의료’(민생 3요소)임을  확실히 인식하고 ‘정책위주 정치, 책임완수 행정’에 진력하여 서민주택, 주거안정과 관련한 모든 폐단을 바로잡고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방책뿐 아니라, 주택바우처 개선 확대를 비롯한 서민에게 유리한 주택공급제도를 마련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이루어 주택시세의 지역 간 격차를 완화시켜야 한다. 더하여 유럽과 아시아의 가장 모범적이고 대표적 국가인 독일과 싱가포르를 롤 모델삼아 주택정책을 벤치마킹하는 등, 다각도의 방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할 줄 안다.


특히, 특히, ‘종부세강화’를 흐지부지하여 시세앙등을 유발시켰듯이 만인주지의 명정하고 확실한 ‘국가정책’을 똑바로 실행치 못하는 단적인 이유는 아집과 사리사욕에 집착하므로 해서 ‘정직’(正直), 곧 바르고 올곧지 못하여 위정자·공직자의 실천덕목인 ‘학행(學行)일치·언행(言行)일치’가 말뿐인 때문이다. 그래서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다. Honesty is the best policy.” ㅡ 그 정책에 관한 ‘철학적 지혜’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바이다. 하여, ‘정책은 철학이다“ ㅡ 이 중요하기 이를 데 없는 기본명제를 명철히 인식하여 철저하게 준행, 실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책은 조직의 이상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목표와 계획 및 사업이기 때문에 정책은 추상성과 구체성을 동시에 나타낸다. 철학은 기본원리를 제시하는 추상성을 보이지만 추상성이 구체성으로 더욱 확고해지는 것을 전제한다면 철학 속에 정책이 있고 정책 그 자체는 철학의 표상이라고 하겠다” (김형렬, ‘정책은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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