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법부가 70돌에 던진 '반성의 메시지' 과연 지켜질까

사법부 70주년 하루 전에.. 전현직 차관급 법관 줄소환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9/13 [09:55]

 

문재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칠순’ 사법부 사법농단에 휘청…김명수의 발언 

 

13일은 우리나라 사법주권 회복 70주년을 맞는 날로 사상 초유의 대법원 수사 속 열리는 사법부 기념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반성의 메시지를 던졌고 과연 잘 이행될런지 지켜볼 일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의혹 사태' 속 사법부 70돌을 맞아 사법부 수장으로 반성과 사과를 표하며 검찰의 수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의심받고 있는 사법개혁 의지도 다시금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사법부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현안은 헌법이 사법부에 부여한 사명과 사법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했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쌓여온 폐단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 개혁을 이루는 것이 지금 제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거듭 밝혔다.

 

사법개혁 방안으로는 Δ법관 승진제도 폐지 Δ법원행정처 전면적·구조적 개혁 Δ사법접근성 확대 Δ판결문 공개 Δ공직 지명 절차 및 사법행정 분야에서 대법원장 권한 내려놓기 등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발족한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에서 내놓은 제안에 대해 "전폭적으로 수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위원회 제안은 Δ대법원-법원행정처 분리 Δ윤리감사관직 외부개방 Δ법관인사 이원화 Δ전관예우 해소방안 Δ상고심제도 개선 등으로, 방안 마련 과정에서 국회·행정부를 비롯한 외부 기관이나 단체가 참여할 방안도 마련하겠단 게 그의 설명이다

 

그동안 독립적이어야 할 사법부가 과거 정치권과 ‘재판거래’ 및 대법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며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무너져가고 있다.

 

특히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사이에, 유출한 문건을 파기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법원이 "갈 데 까지 갔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박병대 전 대법관등 수십 명의 전·현직 고위법관들이 줄줄이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전락한 처지다.

 

그러나 김명수 사법부는 이런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대부분 기각하며 검찰과 법원의 '영장 갈등'은 정점으로 치솟았다.

 

사법부 70주년 하루 전에.. 전현직 차관급 법관 줄소환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린 처지로 사법부 70주년을 하루 앞둔 12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고위 법관들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됐으며 앞서 ‘엄벌’을 예고한 검찰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전방위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2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김현석 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그리고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을 차례차례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유 전 연구관을 상대로 퇴임 시 재판 검토 보고서, 판결문 초고 등 대법원 기밀문건을 가지고 나온 경위와 함께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해당 문건을 몰래 파기한 경위 등을 고강도로 추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유 전 연구관이 통합진보당 소송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 현재 변호사로 근무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던 중 문건 유출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문건들을 보존하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이 유출 문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실패하자, 유 전 연구관은 다음날인 6일 문건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모두 파기했다.

 

여기에 ‘통진당 문건 전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현석 재판연구관은 물론 이민걸 전 기조실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개입하거나 법관들의 연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에 제약을 가한 장본인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법원 비자금 조성 과정에도 일부 관련된 것으로 보고있다.  

 

준엄한 법을 지켜야 할 법관이 할 행동인지 국민의 사법 신뢰가  땅바닥으로 추락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법개혁을 위한 제언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주로 사법농단 의혹 관련 문건 생산지로 지목되는 법원행정처를 겨냥한 개혁방안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최근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정책, 사법행정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체와 결정사항을 집행하는 기구를 별도로 둬야 하고, 이 기구엔 상근판사를 두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발전위원회는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회의' 신설 등을 골자로 한 행정처 개편안을 대법원장에게 권고한 바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대법원장에게만 집중된 사법행정권한을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로 분산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6월 15일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애초 약속과는 달리 이렇게 뿌리 까지 썩은 사법부의 행태에 최고 수장으로서 관망만 하고 그동안 소극적으로 회피하는 모습만 보였다. 이런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오늘은 그간의 침묵을 깨고 반성의 모드로 국민에게 제스쳐를 보내고 있지만 지켜볼 일이다.

 

1976년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서 유일하게 무죄판결을 선고한 고(故) 이영구 판사와 성희롱 문제의 법적·제도적 해결의 기틀을 마련한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다수의 시국사건 변호를 맡으며 국민 기본권 보장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는 것이다.

 

오늘 사법개혁 의지를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자리를 나란히 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번 기념식에서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 표명은 했지만 앞으로 두고 지켜볼 일이다. 

 

전임 법관들이 좋은 업적으로 서훈을 받는 자리에서 다시 한번 숙고하고 명심하여 난마 처럼 얽힌 이번 사법사태 해결에 앞장서서 척결하지 않는다면 사법 수장으로서 자리가 본인에게는 맞지 않는 버거운 자리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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