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끝판왕’ 양승태 구속 = 사법적폐청산 도화선“

광화문서 집회열고 특별재판부 설치, 적폐판사 탄핵, 피해자 원상회복 등 촉구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09/30 [14:41]
▲ 29일 오후 보신각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2차 범국민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양승태와 박병대의 가면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     © 고승은 기자

 

적폐의 끝판왕 격으로 불리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 지난 겨울 엽기적인 국정농단을 일으킨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감옥에 가두는 시민혁명이 일어났지만, 그 국정농단 정권과 온갖 거래를 일삼았던 양승태 대법원은 아직 처벌받지 않았다.

 

사법거래 파문이 수면 위로 올라온 지 수개월이 흘렀고, 최근 수년 간 이해할 수 없는 판결들이 쏟아졌던 이유도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강제징용, 위안부, 긴급조치 등 과거사 문제들부터 쌍용차, KTX, 콜트콜텍 해고 등 노동 문제들,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등 교육 문제까지.

 

그러나 아직도 양승태를 비롯한 관련자들은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고 있다. 양승태는 자취도 어디론가 감춘 모양이다. < 서울의 소리 > 가 현상금까지 걸며 ‘응징수배’를 진행했지만, 두 달째 어떠한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검찰이 아무리 사법농단 관련 수사를 해서 구속영장,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도 같은 식구인 법원이 기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장이 90%나 기각되고 있으니, 아직 양승태를 비롯한 사법농단 관련자들은 아직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고 있다.

 

사법적폐를 척결하는 것은 왜 그리도 시급하고 중요한 일일까.

사회 각 분야에 쌓일 대로 쌓인 적폐들을 청산하는 데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 29일 오후 보신각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2차 범국민대회에서 한 시민이 양승태 구속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 고승은 기자

 

재벌적폐, 교육적폐, 언론적폐, 노동적폐, 행정적폐, 문화적폐.. 등등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쌓인 적폐들. 이런 적폐들을 척결하는 데 있어 첫 단추를 꿰는 일은 사법부의 적폐를 청산하는 일이다. 사법적폐 척결이 우선되지 않고선 적폐청산에 절대로 힘이 실리지 않는다.

 

아무리 검찰이 비리 혐의를 포착해 기소해도, 법원이 무죄 판결이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도둑이야!” 라고 백날 외쳐도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법농단 파장이 알려지면서, 시민들도 사법적폐를 적극 척결해야 한다고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법농단으로 기소될 전현직 법관들을 재판하는 데 있어, 독립된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는 데에 시민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지난 24일 KBS가 < 한국리서치 >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5%가 특별재판부 설치에 동의했다. 시민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동의했다는 셈이다. 故 노회찬 의원의 대표적 어록인 “법은 만 명한테만 평등하다”는 말이 사법부의 땅에 떨어진 신뢰를 아주 오래전부터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사법농단 영장 90% 기각.. “주권자가 나서야”

 

29일 토요일 저녁, 보신각과 광화문 인근에선 <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 가 주최한 2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 29일 오후 보신각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2차 범국민대회에서 한 시민이 양승태 구속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 고승은 기자

 

이날 오후 5시, 여러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양승태 구속” “사법적폐 청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보신각에서 출발, 약 한 시간에 걸쳐 광화문 세종로공원까지 행진했다. 세종로 공원에는 사회적으로 많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농성장을 꾸리고 있기도 하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지금 적폐판사들 드러내지 않으면 국민을 위한 사법부 만들기 어렵다. 판사들이 끼고 앉아 90% 이상 (사법농단 관련) 영장을 기각하고 있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나서서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해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법관은 파면이 안 되게 돼있으니 국회에서 적폐판사를 탄핵해야 하는데, 제적 과반수면 가능하다”며 법관 탄핵 방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동적폐, 분단적폐, 재벌적폐, 정치적폐, 교육적폐 등 사회 각 분야에 쌓여 있는 적폐들을 언급하며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국민적 투쟁이 각종 적폐청산을 위한 도화선이 되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 29일 오후 세종로 공원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진행된 2차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고승은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장과 국회, 행정부를 향해 다음과 같이 촉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우선 김 대법원장에겐 “왜 대법원장 된 것인가”라고 물은 뒤 “이 좋은 기회에 사법부를 혁신하고 사법농단 척결의 주역이 돼야 하는데, 좌고우면하면서 사법적폐 은폐하려 한다면 물러나야 하지 않나”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또 국회를 향해선 “엉뚱한 싸움하지 말고 특별법 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고, 행정부를 향해선 “대법원의 사법농단 피해자들을 어루만지고, 피해를 보상할 응급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었던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각종 사법농단 사례들을 언급한 뒤 “양승태를 정점으로 한 법원조직 전체가 조직적으로 범죄를 향한 것”이라며 “사법부 전체를 확 들어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기획재정부가 사법부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면, (부정한 판결 내리는)판사들에게 ‘이슬 먹고 살아라, 땅 파먹고 살아라’ 그렇게 1년 보내게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외치며, 사법적폐 청산에 적극 협조할 것을 행정부에 주문하기도 했다.

 

“법대로 해” 자신감은 어디서?

 

▲ 29일 오후 보신각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2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고승은 기자

 

세종호텔 노조위원장인 박춘자 씨는 발언을 통해, 주명건 세종호텔 회장의 만행을 강하게 규탄하기도 했다. 주 회장이 민주노조 파괴, 부당해고, 임금 삭감 등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노사간) 교섭을 5년 만에 했을 때, 사측은 ‘법대로 해’라고 했다. 그렇게 당당하게 얘기한 뒷배경에는 사법부가 있었다. 주명건 회장의 사돈이 양승태 대법관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임종헌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종헌은 양승태, 박병대와 더불어 사법농단 파문의 핵심으로도 불린다. 지난 7월 MBC < PD수첩 >이 사법농단 관련 인터뷰를 요청하자 놀라운 속도로 도망가며 취재진과 추격전을 벌이던 그 사람이다.

 

황선금 원풍모방동지회 회장은 지난 7~80년대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에서 민주노조 운동을 하다 모진 탄압을 받은 일들을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황 회장은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으로 헌신했음에도 해고당한 것도 모자라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각종 감시를 당했던 고통스러운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먼 훗날 과거사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해 부당해고이자 인권침해였음을 인정받으려는 소송을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1, 2심에선 모두 승소했으나, 양승태 치하 대법원에서 패소했음을 밝혔다.

 

그는 이 재판도 ‘사법거래’의 결과물이었음을 거론하며 “적폐법관 탄핵, 대법원 전원합의체 원천 무효, 과거사 재판 원상회복되도록 재심 촉구하겠다”고 결의를 전했다.

 

한편, 주최 측은 앞으로 3주 뒤인 10월 20일, 3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양승태 관련기사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