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범 양승태가 스스로 내놓은 USB 어떤 '꼼수' 일까?

'재판거래 적폐판사' 양승태가 직접 넘긴 USB 검찰은 '스모킹건' 기대말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0/02 [09:10]

 

사법농단범 양승태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검찰이 자택 서재에서 문서파일 등이 저장된 이동식 저장장치인 USB를 압수,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사법농단범이 사실상 자발적으로 검찰에 낸 USB가 이번 수사의 결정적 증거 자료가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법농단범 두목 양승태가 현직 시절 사용하던 USB 메모리를 자발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과 의도에 법조계가 의심의 눈초리를 쏟아내고 있다. 양승태 측이 '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 무게가 실린다. 

 

양승태가 스스로 USB의 행방을 고지하고 거리낌없이 증거물을 넘겨줬다는 점에서 모종의 작전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고, 심지어 압수수색 전 이미 영장 내용을 파악하고 치밀하게 대비했다는 설까지 나온다.

 

 

보도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성남시 시흥동 동산마을 양승태 집에서 USB 2개를 확보했다. 양과 그의 변호인은 압수수색 당시 “양승태가 퇴직하면서 갖고 나온 USB를 서재에 보관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검찰은 이들의 동의를 얻어 USB를 넘겨받았다. USB에는 양승태가 재직 중 다룬 자료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승태의 개인 차량과 고영한 전 대법관의 서울 종로구 자택, 퇴임한 박병대ㆍ차한성 전 대법관이 각각 현재 근무 중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사무실과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대법관급 이상 고위직 법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법원이 번번히 기각하면서 대법관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압수수색은 실시되지 못했다.

 

검찰 압수수색 중 "서재에 USB" 진술.. 사법농단 혐의 입증은 두고 봐야

 

검찰 안팎에선 사실상 임의 제출된 USB가 재판거래 등 양승태 혐의를 밝힐 주요 증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양승태가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검찰이 파악할 수 없었던 USB 존재를 드러내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져가도록 한 것은 사실상 혐의 입증과는 무관한 ‘빈 깡통’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자세를 검찰은 물론 대외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의혹과 무관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양승태는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한 적이 없고, 재판을 흥정거리로 삼아 거래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법농단 의혹과 무관한 내용만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법농단 의혹의 실체가 계속 드러나면서 거세지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검찰 수사에 협조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설령 수사에 협조한다는 '순수한 의도'에서 넘겨준 것이라고 해도 양승태가 퇴임한지 벌써 1년이 넘었고 '사법농단' 수사가 시작된 것도 6개월여가 지난 만큼 '쓸만한 증거'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직 변호사들은 양승태 측이 증거의 소재를 먼저 밝히고 제손으로 넘겼다는 점에서 ‘유리한 증거’들만 잔뜩 들어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 측이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하는 것보다, 검찰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가 증거능력 인정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감안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위 검사출신의 현직 변호사는 “검사에게는 객관의무가 있어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면서 “이 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작전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양승태가 '최고의 법률전문가'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양승태의 증거자료 계산된 전략이라기보다 뜻밖의 검찰 압수수색에 따른 돌발적인 행동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USB 내용이 폭발성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USB 내용물을 들여다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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