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패 당한 심재철, 한국당 부글부글!

헛발질 하다가 오히려 자기 얼굴을 차버린 '꼴'

유영안 | 입력 : 2018/10/04 [10:33]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란 말이 있다.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라는 말이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국회에서 한 대정부 질문이 딱 그 짝이다. 마치 대단한 것을 폭로라도 할 것 같던 심재철이 겨우 내놓은 것은 '사우나비, 피자비, 맥주값' 정도였다. 관심을 갖고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뭐야 이거...?" 하고 한숨을 쉬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심재철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점이다. 심재철은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 외 시간에 유흥주점에 가서 술을 마셨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심재철이 공개한 문건에 나오는 '유흥 주점'은 청와대가 전수 조사를 해보니 모두 일반식당이었다. 가격도 1인 당 몇 만원 하는 수준으로 인근 회사원들이 자주 다니는 식당이었다.

 

미인가 행정정보 유출 논란을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정보 열람 및 유출과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심재철은 그런 곳에 단 한 번이라도 가고 청와대 업무 추진비를 폭로했을까?  아닐 것이다. 그저 문건에 나오는 상호 코드만 보고 지레 짐작을 하고 폭로 먼저 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가해질 거라 착각한 것이다. 

 

업무 외 시간도 그렇다. 청와대는 24시간 일하는 곳으로 밤 늦게까지 일하다보 면 배도 고프고 술도 한 잔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대부분의 식당이나 술집은 문을 닫는다. 그래서 간 곳이 '투 잡'을 하는 식당이다. 즉 낮에는 음식을 팔고 밤에는 소주나 맥주를 파는 일반식당이다.   

 

물론 법에는 업무 외 시간에는 업무 추진비를 쓸 수 없는 게 일반적이지만, 사정상 필요할 때는 영수증을 첨부해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24시간 동안 국가 안위를 논하는 청와대는 불가피하게 업무 시간 외에도 일을 많이 한다. 밤 늦게 일하고 배가 고파 식사 하는 게 불법이란 말인가? 영수증까지 다 첨부했는데 말이다.

 

 

본질은 업무 추진비의 공익성 여부다. 무슨 일을 몇 시까지 하다가 배가 고파 밥을 먹고 술을 마셨는지 따져보고 비판해야 한다는 뜻이다. 심재철은 평창 올림픽 때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준 피자까지 문제삼았다. 겨우 몇 만원 가지고 말이다.  1인당 사우나비 5500원까지 걸고 넘어지자 국민들이 한숨을 쉰 것이다.

 

심재철이 골프장 사용 운운한 것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직원들이 골프를 친 게 아니라, 정부 산하 기관에 있는 골프장 내에 있는 가게에서 물건을 산 것이다. 과천에 가면 그런 곳이 많다. 김동연 부총리가 산 물건도 외국에서 온 귀빈에게 줄 선물용이었다. 그것도 7만원짜리!

 

이렇듯 심재철이 폭로한 내용을 청와대가 조목조목 반박하자 민심은 심재철에 대한 역풍으로 작용했다. 거기에다 심재철이 회의 두 번 하고 9000만원을 타 갔으며, 국회 부의장 시절 2년 동안 특활비를 6억이나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이 분노했다.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심재철이 다운로드 받은 문건도 48만 건이 아니라 100만 건이었다. 세상에, 어떤 국회의원이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며 정부 기밀 문건을 100만 건이나 다운로드 받겠는가? 심재철은 처음부터 작정하고 그 문건들을 다운로드 받은 것이 분명하다.

 

심재철은 이에 대해 "클릭하니까 다 들어갈 수 있었다"고 변명했지만, 그 문건들을 보려면 모두 6번의 과정을 거처야 하고, 메인 화면에 '감사관용'이란 말이 떠 있어 누구나 볼 수 없게 되어 있다.

 

설령 기재부의 관리가 허술해 그 문건들을 볼 수 있다고 해도, 순수한 목적이라면 기재부에 그 사실을 알리고 시정을 부탁했어야 진정성이 있다. 하지만 심재철은 옳거니, 하고 문건을 100만 건이나 다운로드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해킹이 있었는지, 기재부의 실수가 있었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고 노회찬 의원은 과거 '삼성 떡검사' 명단을 온라인에 공개했다가 유죄를 받아 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공익성이 있었는데도 유죄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심재철의 폭로는 공익성마저 희박하다. 그저 폭로를 위한 폭로에 그친 것이다. 세상에 어떤 국민이 밤늦게 일하고 주변 식당에서 몇 만원짜리 밥 먹고 맥주 한 잔 한 것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 김동연 부총리가 역공했듯이 심재철 측도 주말에 업무 추진비를 다수 썼다.     

 

가장 웃겼던 장면은 심재철이 신문을 들고 "그럼 언론이 허위 보도를 했다는 겁니까?"하고 김동연 부총리를 다그친 부분이었다. 그러자 김동연 부총리가 "그 신문 보도 심재철 의원이 공개한 문건 가지고 쓴 것 아닙니까?"하고 역공했다. 그러자 심재철은 반박도 못하고 목소리만 키웠다. 대정부 질문의 백미 중 백미였다.

 

결론하면, 이번 심재철의 폭로는 '헛발질'로 규정할 수 있다. 헛발질 하다가 오히려 자기 얼굴을 차버린 꼴이다. 시민단체가 심재철의 업무추진비와 국회 특활비를 공개하라고 역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재철은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인지는 삼척동자도 잠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내로남불' 바로 그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심재철의 국회 대정부 질문이 별 호응을 못 얻자 최근에 교육 부총리로 임명된 유은혜 장관에게 복수하려는지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갓 장관이 된 사람에게 무슨 현안을 질문할 수 있을까? 수능 절대 평가, 특수고 폐지, 고교 무상 교육, 전교조, 고교 학점제 등등 현안이 많지만, 어느것 하나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들이다. 한국에서 교육 및 입시 정책은 국민 수만큼 많다는 우스운 말도 있다. 

 

자유한국당이 심재철의 폭로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한 것은 추석민심이 기대와 달리 경제나 일자리로 흐르지 않고 남북평화로 흐르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지율이 다시 오르자 시기, 질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기간 중 한국당의 지지율은 더 내려 갔다.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이 김병준을 영입해 비대위를 출범시켰으나 그동안 한 게 아무것도 없자 자칭 '애국보수'라는 전원책을 내세워 인적쇄신을 한다고 하지만,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친박, 비박 간에 계파 싸움만 더 노골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구태여 말하자면 전원책 자체가 극우 중 극우인데, 무슨 개혁을 하겠는가? 곧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나올 것이다.  차기 총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출처 : coma의 정치 문학 블로그

필자 :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닉 coma(본명 유영안)는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신춘문예에 시, 소설,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소설집으로 <산속 길은 누가 만들었을까>, <청산도 가는 길>등이 있다. 그동안 한국해양문학상, 여수해양문학상, 웅진문학대상, 정읍문학대상, 경북일보문학대전상, 통일동화상, 인권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아고라와 문팬에 정치 관련 글을 3800편을 써 누적 조회수 3200만 건을 돌파했다. 현재 대전 거주 중이며 소설 집필과 대입학원 강의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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