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징용소송 파기’를 위해 뜯어고친 양승태 소송규칙

내부에서도 위법 직시했지만 양승태 대법이 2015년 개정 강행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0/10 [08:41]

징용소송 판결 뒤집기 위해 다른 사안은 들러리일 뿐

 

지난 8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열린 ‘양승태 대법 재판거래 규탄 및 일제 강제동원 피해 소송 전원합의체 심리재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법을 다루는 최고 국가 기관인 대법원이 소송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징용배상 판결에 대해 판결을 뒤집는 불리한 내용을 담아 대법원 재판에 의견서까지 내면서 규칙을 뜯어고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청와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결과를 뒤집으려고 민사소송규칙까지 바꾼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실제로 양승태 재임 중 바뀐 규칙이 활용된 경우는 강제징용 소송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2015년 1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참여하는 대법관회의를 거쳐 민사소송규칙을 뜯어고쳤다. 개정 규칙에는 “국가기관과 지자체는 공익 관련 사항에 관해 대법원에 재판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대법원은 의견서를 제출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법원 재판에 한정해 소송 당사자도 아닌 국가기관의 일방적 의견서를 받아보겠다는 취지다. 상위법인 민사소송법에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 법원 내부에서도 위법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대법원은 ‘상고심 충실화’를 이유로 개정을 강행했다.

 

하지만 9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5년 1월 규칙 개정 이후 대법원의 요구로 국가기관이 의견서를 제출한 사건은 3건에 그쳤다. 이 가운데 2건은 징용 피해자 9명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2016년 11월)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제출된 외교부 의견서다.

 

이 의견서에는 “법리적으로 한국이 이기기 어려운 사안” 등 부정적 내용이 담겼다. 나머지 1건은 지하철 7호선 공사대금 소송으로, 조달청과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초 의견서를 냈다. 위법성 논란까지 감수해가며 규칙을 뜯어고쳤지만, 양 대법원장 재임 때 활용된 사례는 징용소송밖에 없었던 것이다.

 

‘상고심 충실화’는 대외적 명분이었고, 실제로는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뒤집기 위한 ‘원포인트 꼼수’였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재판부 요구 없이 국가기관 등이 자체적으로 의견서를 낸 경우도 3년9개월간 3건(2015년 4월 대검, 2015년 5월 서울시 교육감, 2016년 1월 인사혁신처)에 그쳤다.

 

 

 

실제 법원행정처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뒤집으려는 지속적 시도를 해왔다. 규칙 개정 전엔 “외교부 입장을 ‘서면’으로 재판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신설하기 위해 노력”했고, 개정 이후에는 “신일철주금 사건에서 외교부 입장을 반영할 방법을 마련했다”는 문건을 작성했다.

 

행정처는 외교부 의견서에 담긴 ‘새로운 쟁점’을 빌미 삼아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배상판결을 파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6년 “배상판결이 확정되면 나라 망신”이라며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을 종용했고,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이 외교부 의견서를 ‘사전 감수’해준 정황도 드러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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