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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김현종 인터뷰 “내가 가장 보람 느끼는 것은..”

“盧대통령, 애국적 분노 가졌던 분” “한미FTA, 우리 민족이 겪어야할 통과의례”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8/10/16 [16:46]

화제의 김현종 인터뷰 “내가 가장 보람 느끼는 것은..”

“盧대통령, 애국적 분노 가졌던 분” “한미FTA, 우리 민족이 겪어야할 통과의례”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0/16 [16:46]

 

▲ ‘한미FTA 체결’ ‘한미FTA 재협상’ 등을 주도했던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16일 인터뷰가 화제를 몰고 있다.     © 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인터뷰가 16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전 교통방송 < 김어준의 뉴스공장> 에 출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는 등, 자신의 생각들을 털어놨다.

 

김 본부장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과 문재인 정부 시절 모두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엔 조지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한미 FTA 체결을 주도한 바 있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미FTA 개정 협상을 주도했다.

 

한미 FTA 체결 당사자인 김 본부장은, 진보진영으로부터 오랜 기간 동안 ‘매국노’ ‘검은머리 외국인’ 등으로 강한 비판을 받는 등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총선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공천 신청을 한 적이 있는데, 2016총선넷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낙선 대상’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

 

‘검은 머리 외국인’ 비판에 항변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FTA 추진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지층의 반발이 많았던 한미 FTA 추진 결정이 옳았나’라는 질문에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우리 민족이 겪어야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구한말 시기를 다룬 책을 읽어보거나 ‘미스터 션샤인’을 보면 답답하지 않나. 역사에 대한 안목과 통찰력을 가지고 시대의 변화에 맞춰야 하는데 이때는 흐름이 다자보다는 양자적인 FTA를 할 시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이 뚝심을 가지고 지지자들이 이탈할 수 있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했고 이해찬 대표(당시 총리)도 당시 똑같은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진보진영으로부터 매국노,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비판을 듣고도 항변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그 당시엔 협상에 집중하느라 잘 듣지 못했다”며 “협상이 끝나고 나서 기사를 보니, 조금 억울한 면이 있어서 < 김현종, 한미 FTA를 말하다 > 는 제목의 책을 (2010년)출간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책이 안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보니 당시 FTA 괴담이 많았다. 감기약 한 봉지 10만원, 맹장수술 900만원, 수돗물 가격 올라 빗물 받아쓰는 괴담 등이 있었다”라며 당시 괴담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비판한 여론에 대해선 “나라가 잘 되기 위한 비판이었으니, 나와 의견이 다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말해줄 것인데, 그 당시엔 결과가 없었기에 홍보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盧 대통령 좋아하게 된 이유는?

 

김 본부장은 참여정부에 합류하게 됐던 일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시절 때, 스위스에서 귀국해서 WTO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때 통상에 대해 브리핑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을 뵈니까 스타일이 멋있고 참 마음에 들더라. 매우 좋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이) 몇 분 동안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니 ‘애국적인 분노’를 가지고 있었다. 매우 직관적으로 본능적이고, 역사에 대한 안목 통찰력이 있어서 판단도 정확한 거 같았다”며 “노 대통령과 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통상교섭본부장을 맡게 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통상분야를 보니, 평시에서 전시상황으로 변하고 자유무역이 관리무역으로 가고 있다는 걸 캐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참여정부 때 한미FTA를 협상했고 성사시켰기에 국익에 합치하지 않으면, 성격상 김현종은 손해를 본다면 깰수도 있는 사람이란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김현종의 ‘협상의 법칙’

 

김 본부장은 자신이 협상에 임할 때 2가지 원칙을 지킨다며 “첫째론 노 대통령이 지시하신대로 ‘장사치 논리로 임하고 불리하면 깬다’이고, 둘째는 신채호 선생이 언급했듯 ‘협상가들이 세계를 상대해서 결과를 잘 내야지만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고 한 것”이라며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측에서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을 협상 카드로 들고 나올 가능성에 대해 예견했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 김현종 본부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자신이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에 참여하게 된 이유, 한미FTA 추진 이유와 ‘검은머리 외국인’ 비판에 항변하지 못했던 이유 등을 설명했다.     © 교통방송

그는 “미국 대선 전에 미국 가서 몇 개월간 트럼프와 힐러리 캠프를 연구했다. 당시 백인 중산층 몰락을 보면서 백인들의 절실함과 좌절감을 느꼈다. 일자리가 없어짐으로서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쓸 거라 예상했다. 경제가 나빠질 때는 ‘자동화 시스템’ 때문에 없어지는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FTA 때문에 일자리 없어진다고 생각해 폐기를 들고 나올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처럼 똑같이 ‘통상교섭본부장’ 자리를 맡은 데 대해선 “직위야 어떻게 됐든, 내가 들어가서 장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되겠다 싶어 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제일 보람 느낄 수 있는 분야를 찾는다”

 

김 본부장의 이력은 참 화려하고 다양하다.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유엔 대사, WTO(세계무역기구) 고문변호사-상소기구 위원, 삼성전자 사장 등등.

 

그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전자 해외법무 사장을 지냈다. 김어준 총수가 ‘갑자기 사표를 제출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총수도 포스코(당시 포항제철) 입사하고 나서 1년 안에 퇴사하지 않았나. 저도 유사한 이유로 퇴사했다. 공동체는 비젼과 전술 전략 단위에서 움직이는데 나와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8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선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사람은 제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 찾는다. 나는 직장을 7~8번 옮겼는데, 어떤 사람은 돈이나 신앙이 목표지만 나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게 공직에서 국익, 국격, 국력을 증대할 수 있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사정권 시절 땀흘려 고생했던 파독 광부-간호사, 베트남 파병 장병들, 민주화 운동가들, 여공들을 언급하며 “이분들처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서 문재인 캠프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새누리, 한나라) 측 러브콜을 받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대해선 “제안은 왔었지만, 장수가 주군을 한 분 모시지, 두 분 모시는 게 아니라 안 갔다”며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억수로 좋아했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한 시간이 30분 넘게 흘렀지만, 아직 물어보지 못한 것이 많은 듯 김어준 총수는 김 본부장을 조만간 한 번 더 불러서 인터뷰할 것임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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