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인류공영 실현의 ‘최강 서포터’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방북의 ‘적기성사’를 간구하고, 온 겨레가 한마음으로 ‘성원’해야 한다

권혁시 칼럼 | 입력 : 2018/10/23 [22:50]

엊그제 21일 귀국하기까지 10월 13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순방 엿새째인 지난 18일, 로마 바티칸의 사도궁(교황집무처) 발코니에 내건 태극기가 더없이 빛나 보였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 경호대의 호위를 받으며 성베드로대성당 앞 광장을 건너 캄파네게이트로 들어섰다. 영접 나온 궁정장관, 의장단과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2층의 트로네토홀로 올라갔다. 그리고 교황서재에서 문 대통령은 처음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서로 환하게 웃으며 정중히 인사한 후, 50여 분의 역사적인 단독면담 시간을 가졌다.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서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또 새겼다”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과 위안부 할머니, 꽃동네 주민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신 데 대하여 감사드린다”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올림픽과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하여 주신데 대하여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 (문재인 대통령)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할 것이며, 나는 갈 수 있다(available).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멈추지 말고 두려워 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프란치스 코 교황) 교황은 또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를 높이 사고, 형제애를 바탕으로 ‘화해와 평화’의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나가도록 세계와 함께 기도하겠다며, 그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다짐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방문 결정, 곧 초청수락은 문 대통령의 유럽순방 외교 가운데 가장 큰 성과이고, 대단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을 필두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을 설득을 통해 해소함으로써 ‘대북제재 완화’를 공론화하는 동시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동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공고히 하고 이를 이행하는 데 박차를 가할,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세계 최강의) 강력한 ‘서포터’(supporter, 후원인)로서의 교황의 영향력과 역할이 크게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럴진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에 대한 보증수표나 다름없으며, 강력한 촉진제(accelerator)가 될 것이 틀림없다.


기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상 최초의 방북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으나, 무엇보다도 세계적 이슈인 북한의 인권 실태와 종교부재 상황 등은 무시할 수 없는 걸림돌이 분명하므로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교황의 북한방문의 뜻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밝혔듯이 투철한 신념과 확고한 의지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내 가슴과 머리에 언제나 한반도가 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북미관계 개선에 항상 주목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금년 2월 바티칸주재 한국대사 신임장 제정관련 발언)


“남북 대표단이 하나의 깃발 아래 함께 행진하고, 단일팀을 구성하여 경기에 참가하는데, 이것은 스포츠(정신)가 가르쳐주듯이 분쟁이 대화와 존중을 통해서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세계에 보여 준다”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2월 7일, 성베드로광장 강론) “남북한 지도자 간의 만남은 투명한 대화, 화해의 구체적인 여정과 형제애의 회복을 이끌어낼 상서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4·27남북정상회담 이틀 전 4월 25일 발언)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여정에 도달하고자 하는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약속에 기도로 동행할 것이다” (판문점정상회담 이틀 후 4월 29일, 삼종(정오)기도)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 한반도에 여전히 존재하는 갈등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계획을 발전시킴에 있어 공동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에도 강한 공감을 표명하였다” (10월 18일, 교황 단독면담 후 ‘로마교황청성명’) 이렇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줄곧 이어지는 언명에서 알 수 있거니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이를 넘어서는 그 실현의지는 오히려 우리나라 국민들의 염원보다 훨씬 더 열절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교황청은 회동 하루 전인 17일, 문 대통령이 참례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국무원장(총리격)의 집전으로 거행하였다.


여기서 문 대통령에게 연설 기회를 주는 한편, 미사와 연설을 바티칸방송국이 생중계하였다. 이렇게 특정 국가를 위한 특별미사와 정상연설은 대단히 특별하고 이례적인 일(unique and exceptional)이라고 교황청은 밝혔다. “일정을 협의하면서 우리 측이 먼저 미사를 드리고 싶다고 제안하자 교황청에서 무슨 주제로 할 것인지 물었고 (중략) 대통령께서는 무엇을 하셨으면 좋겠는지를 물어 연설을 하겠다고 한 우리 제안을 교황청이 수락하여 이례적인 대통령 연설이 이루어졌다” (권혁우 주교황청공사) 그러니 교황의 이 지극한 ‘한국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어찌 이루다 형언할 수 있겠는가.


“‘평화의 사도’로서 양 떼를 찾아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성베드로대성전에서 봉헌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는 한반도의 모든 국민과 세계인의 마음을 모으는 자리가 되었다” “이제 한반도는 갈등의 그림자를 걷어내며 평화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교황의 극진한 ‘한국사랑’ - 한겨레의 호응·성원, ‘방북성사 및 성과달성’
ㅡ 북한의 비핵화의지·정상국가·국제사회진입 각인, 냉전종식·세계평화의 상징

 

그러한 맥락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용단은,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하게 그리스도와 가톨릭(천주교)을 선교(전도)에 의하지 않고, 조선말기 남인의 저명한 유학자들(이벽, 이승훈, 권철신, 권일신 등)의 선도에 따라 자발적으로 받아들여 믿고 순교로써 지켜낸 한국(천주교회)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교황취임 후 첫번째 아시아 방문국가로 한국을 선정하였고, 금년 6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남북한의 개신교 지도자(대표)들과 조우하여 ‘화해행사’를 후원하는 등, 남북화해 활동에 친히 동참했을 정도다. 


나아가서 ‘정의·평화, 친교·사랑, 일치·포용’의 교의(敎義, Catholicism)에 의한 사명의식과 실천의지와, 이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로 향하는 세계사적 대장정(大長程)의 완결을 바라는 12억 가톨릭교계 전체의 일치된 기원과 축복의 상징성은 지대한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콘클라베에서 교황선출이 확정되자 옆에 있던 어느 추기경의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시오!”라는 조크에 불현듯 ‘평화의 기도’로 유명한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 이름을 교황명으로 정하고 그의 정신과 행적을 본받아 따르기로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다짐은 초지일관 변함이 없다. “사제가 ‘할 일’(사명)은 분리와 단절의 벽을 없애고 형제애의 다리를 놓아 주는 것이다” 이 선언과 같이‘평화의 사도’로 일컬어지고 ‘주(Lord, 하느님·그리스도)의 종들의 종’을 자처하는 가톨릭 교황의 북한방문은 북한의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전제한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 그에 따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연이은 한반도의 평화에 이어서 남북통일, 인류공영으로 나아가는 역사적 발전과 시대적 진보의 강력한 기폭제, 추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의 종교적 실상, 즉 사제와 신자가 존재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인권의 문제는 역설적으로 전 세계인의 주의를 환기시켜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인,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북한으로서는 ‘정상국가’로 세계적인 공인(共認)을 받는 효과가 큰 데 더하여, 예의 ‘대결·독자주의’ 노선에서 벗어나 ‘개혁·개방’을 통해 폐쇄적 고립국가의 이미지를 일신하고 국제사회 일원으로 당당하게 나서는 시그널이며 교두보, 견인차가 될 수 있다.


그런 반면에 교황이 ‘종교지도자’인 만큼 종교자유를 위시하여, 인권신장과 민주화 등 불가피한 난제들을 풀어야 하는 부담이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한 사실은 이 같은 변화의 충격(shock)을 감내하는 ‘발상의 대전환’으로써 오히려 적극적인 ‘변화의 관리’(change management)를 단행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읽혀진다. 그런 ‘신사고’에 의한 결기와 의지가 충만하다면 문제의 북한 겨레의 인권과, 제한적이지만 기본적인 민주화는 어렵지 않게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가 이를 뒷받침한다).


더욱이 공산주의사상의 핵심인 ‘유물사관’으로 인해 무엇보다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는 ‘종교(신앙)의 자유’도 유물론의 경도를 시정하여 지양, 탈피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것은 북한이 롤 모델삼고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북한과 가장 닮은 ‘공산(사회)주의국가’, 호치민의 정치노선의 핵심인 ‘개혁·개방’을 국정운영의 모토로 하는 베트남의 모범적 사례를 전범삼아야 할 줄 안다. 베트남은 과감한 국정개혁을 추진하면서 ‘종교자유’를 허용하였고, 2년 전에 이에 대한 입법화를 추진하여 올해 초에는 ‘법제화’(법률제정, 법적보장)를 완료하였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가톨릭 교황이 전 인류와 더불어 세계평화를 추동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발출(attractors)하는가. 이는 성(聖)요한 바오로 2세가 그러했듯이 12억 가톨릭교도의 수장으로서의 권능뿐 아니라, 영성적·도덕적 권위에 의한 ‘정신적(영적)리더십’이 바로 그것이다. 그에 더해 개혁실천과 적응주의의 예수회, 개방발전과 현실주의인 해방신학의 전통과 배경 속에서 사고하고 행동해 왔던 터라 생각이나 말뿐 아니라 반드시 실천하는, 그런 ‘정의·평화’ 지향의 종교적 신념과 의지가 증폭작용(시너지효과)을 해서이다. 실제로 국제정세 변동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요한 바오로 2세처럼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국제정치적 역량을 발휘하여 미국·쿠바의 국교정상화, 콜롬비아 평화협정(내전종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렇게 막후 중재를 몸소 실행하여 적대관계의 국가들에 대한 평화 촉진에 기여해온 것이다. 이는 평화의 사도로서 ‘예수처럼’ 지구촌 곳곳의 분단과 갈등, 고통의 현장을 찾아 나서기를 마다지 않는 광폭행보의 일환인 것이다(그런 까닭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산국가의 정치지도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인사로 여겨진다). 이러한 연유로 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상면하여 ‘비핵화’의 실천의지를 재확인, 천명하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의 신뢰가 제고되고, 이로써 한반도 평화, 북미관계 개선의 돌이킬 수 없는(불가역적인) 전환점을 향한 전진에 대한 국제적 공인을 받게 되어 그 의미가 자못 크다.


그러면 고군분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핵화에 의한 북미의 관계진작 실현의지 또한 강력한 힘을 받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이후의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대타협(big deal) 가능성이 한층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더욱이 가톨릭 교황이 지구상에서 마지막이며 유일한 냉전지대 북한을 찾아 그 ‘동토의 땅’에 ‘평화와 사랑’의 입맞춤(친구 親口)을 하고 정의와 평화를 기원하며 화해와 일치를 중재, 선도하는 장면은 극적이며 역사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근현대사의 부질없는 이데올로기의 대결 ㅡ 냉전시대의 마침표를 찍는 ‘냉전종식’의 일대 사건이 될 것이다.

 

끝으로 부언컨대, 우리가 특별히 유념하여 간과치 말아야 할 대목은, 모든 국제관계에서의 대외 협상력은 ‘국민적 합의’(consensus)로부터 나온다는 외교정책의 기본이다. 따라서 남한과 북한, 북한과 미국의 관계진작을 주도하여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온 국민, 한겨레가 한마음 한뜻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향한 장정에 적극 호응, 성원하여 ‘방북성사 및 성과달성’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또한 극진한 ‘한국사랑’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부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과 북한 정상과의 회동을 원활이 성사시켜 소기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종국적으로 ‘남북 평화통일·민족번영, 세계평화·인류공영’ 실현의 가교, 서포터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간구, 간청하는 바이다.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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