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홍남기·'실세' 김수현의 역할분담으로 소득주도성장 탄력 기대

문재인 대통령 홍남기 김수현 선택해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지키겠다는 뜻이 담긴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1/10 [16:11]

김수현 포용국가 큰 그림 관리 속 홍남기 혁신성장 등 구현

홍남기, 재계 등 일선과 소통 늘리며 '시장 속으로' 행보도

 

홍남기, 김수현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왼쪽)과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연합뉴스DB]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왼쪽)과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하고,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김수현 사회수석을 함께 임명했다. 청와대는 두 사람의 호흡을 부각하고 홍 후보자가 경제사령탑이란 점을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정부 2기 경제정책 라인업으로 발표되면서 두 사람의 역할 분담과 협력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전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불협화음이 이번 교체 인사의 도화선이었다는 평가가 있어서다. 나아가 당장의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비전을 추구하려면 정교한 협업이 절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9일 교체 인선 발표에서 속칭 김&장 시절 자주 사용한 '경제라인 투톱'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대신 경제부총리가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원톱'이라고 했다. "홍 후보자가 야전사령탑으로서 경제를 총괄하고 김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라는 설명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청와대는 인사 배경을 설명하며 홍 후보자가 경제사령탑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윤 수석은 “홍 후보자는 혁신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통해 경제 전반의 속도감과 활력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사령탑을 맡을 최고의 책임자”라고 말했다.

 

김 수석에 대해서는 “현 정부 국정과제 설계자로서 경제·사회·복지 여러 방면에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비전을 수립하고 큰 그림을 그려갈 적임자”라고 역할을 구분지었다.

 

문 대통령이 경제 분야는 홍 후보자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면서, 김수현 사회수석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한 대목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지키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실장은 보수야당 인사들로부터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원조'로 평가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종합부동산세 정책을 설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부동산과 탈원전 등의 굵직한 정책 입안에도 참여했다.

 

청와대는 이번 후임 인선 배경으로 여러 차례 합심, 호흡을 강조했다. 윤 수석은 브리핑에서 포용국가 추진, 실행력과 함께 “원팀, 정책조율 능력이 이번 인사의 4가지 키워드”라며 “두 분(홍 후보자와 김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3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회수석과 국무조정실장으로 정무적 판단과 정책 조율을 성공적으로 해온 만큼 ‘일을 만들고 되게 하는 원팀(one team)’으로서 호흡을 맞춰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동연 부총리나 장 전 실장은 경제에 대한 소신과 주장이 뚜렷해 자주 부딪혔지만, 홍 후보자나 김 실장은 원만한 스타일이라 불협화음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일자리 지표 악화와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처럼 흐름이 좋지 않은 형국에서 실물경제 정책전문가인 홍 후보자가 혁신성장과 관련해 더 많은 책무를 가지게 될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홍 후보자에게 기대되는 또 다른 역할이 있다면 정부의 경제정책이 '반기업적'이라는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홍 후보자도 전날 인사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포함해 대기업, 중소기업과 매주 또는 격주로 점심을 하는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며 "그분들이 제기하는 의견을 검토해서 하나하나 해결하겠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방침과 공정경제 등 정부의 경제 구조개혁 기조가 기업 활동을 위축한다는 지적이 나오므로 '야전사령관'으로서 일선에서 그런 심리를 완화하는 것은 혁신성장이 속도를 내는 데 필수적인 작업이다.

 

홍 후보자는 특히 "혁신성장의 속도가 다소 더디다면, 그 속도를 확 올리는 데 역점을 두겠다"라거나 "혁신성장이 성과를 내도록 속도를 바짝 내겠다"라는 언급으로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별칭으로 사용한 '왕실장' 김수현의 포용국가 큰 그림과 '경제사령탑' 홍남기의 경제정책 총괄 중 시장이 어느 쪽에 더 주목하며 무게를 둘 것인지는 미지수다. 시장의 실패와 복지보다는 시장의 권능과 성장을 압도적으로 중시하는 세력은 김수현 실장의 등장을 거북하게 여기며 이미 집중 견제에 들어갔다.

 

정치권 관계자는 “함께 호흡을 맞출 김 실장의 약점이 거시경제 경험 부족으로 꼽히는 것을 생각하면 홍 후보자가 혁신성장 쪽에서는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다”며 “홍 후보자가 '원톱' 경제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한다면 혁신성장의 속도를 내는 일도 손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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