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김병준도 나가라?..'도로 새누리당' 친박당 기로에

김병준 리더십 '생채기'.. 점입가경 자한당 세력 다툼 조짐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1/14 [13:40]

쇄신 대상 될 자한당 친박 당권 주자들 "김병준 사퇴하고 조기 전대해야"

홍문종 태극기 모독 세력을 '우익의 근간', 윤상현 '대한민국 애국세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조직강화특위 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 [뉴스1]

 

두명의 잘못된 대통령을 배출해 감옥에 보낸 당이 밥그릇 싸움으로 인적쇄신은 물 건너 가고 사공 많은 배가 이제는 산으로 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당명만 바꾸면서 결국은 도로아미타불 박근혜 친박 대구경북당의 오명을 쓰려고 한다.

 

자한당의 쇄신을 말하며 조직강화특별위원직에 올랐다가 문자로 전격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내부로부터 견디기 힘든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당의 쇄신을 해야 할 조강특위가 당 내부의 청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김병준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 변호사는 자한당을 가리켜 ‘정파는 없고 계파만 있는 조직’이라 말하고 “정파간 갈등은 당내 정책을 만들 수 있지만 계파만으로 이루어진 지금의 한국당 내 조직은 사조직과 다르지 않다”며 “지금 바꾸지 않으면, 인사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원책 변호사를 내보냈지만 자한당 분위기는 계속 혼란스럽다. 이른바 '친박계' 의원들이 "태극기 세력은 중요한 분들이어서 이들과 합쳐야 한다"며 부패해 탄핵된 대통령을 보좌한 반성은 커녕 오히려 감싸고 도는 시대착오적 주장을 계속 하고 있다.

 
친박계 중진의원인 사학비리 홍문종 의원은 연이틀 태극기 세력을 '우익의 근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분들을 포함하지 않는 우익 대통합이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자한당이 이들을 끌어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한술 더떠 '애국세력'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12일 보수 토론회를 열고 "대한민국 애국세력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반문연대로 같이 나아가야한다"고 말했다.

 

내년 초 열리는 전당대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친박계가 태극기 세력을 끌어안고, 세를 불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한당 관계자는 "최근 당원 가입자가 엄청나게 늘었다"며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그중 다수가 태극기 세력"이라고 밝혔다.

 

인적쇄신을 내건 자한당 현 지도부와 김병준 위원장은 태극기 세력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원책 기용의 잘못된 선택으로 당의 혼란을 가중시켜 김무성의원 등 일부 비박계와 친박계로 부터 외면 당하고 있어 사면초가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분들을 한 그릇에 담기가 굉장히 힘이 든다. 한 그릇에 담으면 그 그릇이 다시 깨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비대위의 혼란을 틈타 태극기 세력을 껴안자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전 자한당 친박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참석자들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당을 혁신하라고 데려왔더니 전원책 변호사 사태 등으로 오히려 당 위상을 실추시켰다는 주장이다. 

 

정우택 의원은 "김병준 위원장이 책임을 져야죠. 한마디로 정치적 실책을 한거 아닙니까. (비대위가) 이제 동력을 잃은 것 아닌가…"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올해 말이나 늦어도 1월까지는 앞당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 달까지 진행될 인적쇄신을 사실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다. 자신들이 쇄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반격에 나선 것이기도 하다.

 

김진태 의원은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당을 수습하는 길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반성을 해도 우리가 하고, 개혁을 해도 우리가 할 겁니다." 이에 대해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늘 하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해진 일정대로 당 쇄신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노무현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위원장이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하는 게 잘못됐다. 또 전원책 해촉 소동을 통해 한국당 위상을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우파 대통합을 위한 1차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김문수 전 지사, 김진태 의원, 심재철 의원, 조경태 의원, 유기준 의원. [연합뉴스]

 

요즈음 자한당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국회에서 국민께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찍은 단체 사진이 새삼 생각난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거창하게 배경으로 걸었다. 그러나 지금 얼마나 됐다고 태극기 세력을 끌어 안자며 반성하는 모습은 물건너 가고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

 

당시 관련 기사들의 댓글이나 SNS 게시물 중에는 “무릎 꿇는 이유를 제대로 알고나 있나?” “급해지니 무릎 잘 꿇네” “한없이 가벼운 무릎” 같은 냉소적 반응이 절대다수였다. 플래카드의 문구가 사진 합성을 통해 다른 문장으로 패러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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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13 지방선거로 참패한 자한당이 반성한다며 무릎 꿇은 장면에 대해 세간에 떠돌던 패더디

 

세상이 박정한 건 아니다. 자한당 의원들이 무릎을 너무 가볍게 꿇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온다. 무릎 꿇는 것은 통렬한 반성이나 비통한 패배의 표현이다. 자주 연출하면 비극성을 상실하고 코미디로 전락한다.

 

사람들은, 자한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리한 정국이 닥칠 때마다 광화문, 국회 등지에 모여 무릎 꿇고, 울고, 엎드려 절하고 심지어 함거에 들어가 처량하게 앉아 있던 모습을 너무나 생생히 기억한다. 아무튼 사람이 함부로 무릎 꿇으면 안 된다.

 

자한당 홍준표 전 대표는 사퇴하는 순간까지도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막말을 하겠다”라며, 9가지 유형의 당내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한 게 가장 후회된다고 밝혔다.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도 얼굴·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 생명 연명하는 사람’ 등이다.  당연히 시민들은 설마 막말 홍준표 본인이 먼저 그 명단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모르고 있지는 않겠지라는 반응이었다.

 

진정한 보수를 기치로 내세운 자한당의 쇄신 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건 부인하기 어렵다. 자한당이 환골탈태하려면 뼈저린 반성과 중진의 희생,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 청산과 쇄신, 보수세력을 아우르는 통 큰 통합의 수순을 밟아야 하지만 어느 하나도 해내지 못하고 걸음이 꼬여 버렸다.

 

민심과 반대되는 정책 행보도 문제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방안을 담은 ‘유치원 3법’에 대해 유유부단 고의 지연을 취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러면서도 소속 정치인의 불법 및 도덕성 의혹엔 대단히 관용적이다. 뼈저린 반성과 쇄신 없이 자한당 재건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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