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팽개친' 야당, 자한당ㆍ바른미래.. 명분없는 국회 보이콧

예산도 법안도 줄줄이 '제동'..유치원3법·아동수당법 '안갯속'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1/19 [10:58]

자한당ㆍ바른미래 명분 없는 고집… 민의의 전당, 정쟁의 각축장으로 전락시켜

"예산심사 시한 임박,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책무를 어기는 것"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부터)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상설특별위원회 설치에 관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내년도 정부예산안 심사 파행의 책임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있다며 예산국회 정상화를 위한 두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11월 정기국회가 여야의 대립으로 멈춰설 위기에 처했다. 예산도, 법안도 줄줄이 제동에 걸렸다. 이미 각 상임위를 통과한 비쟁점 법안도 여야 대치상황에서 발목이 잡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본회의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줄줄이 파행되면서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민생법안 90여건을 처리할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가 두 당의 불참으로 무산됐고 민의의 전당은 본연의 임무를 내팽겨친채 정쟁의 각축장으로 전락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이 절충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으나 결렬됐다. 내년도 470조원 슈퍼예산안을 심사할 조정소위가 파행된데다, 자한당은 한 달째 인사청문특별위원 인선조차 거부하며 대법원 공백 사태를 방치했다.

 

민주당은 특히 예산안을 본격적으로 심사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예결소위)의 구성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두 야당이 고집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 소위가 구성되지 않아 염려가 많다"며 "야당은 빨리 협의에 임해서 예결소위를 구성하고 예산안 심사절차를 조속히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자한당이 정부·여당을 흠집 내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 공세를 당장 멈추라고 경고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지난 한 주간 박원순 서울시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상곤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관련해 쏟아낸 허위조작정보를 보면 과연 공당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며 "한국당은 책임지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인 자한당은 18일 국회 정상화의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며 조명래 환경부장관 임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도 받아들이라고 몰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에 국회 파행의 매듭을 풀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송희경 자한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상화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야당과 국민의 정당한 민의를 받들어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를 공전시키고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책임은 전적으로 청와대와 집권여당에 있다"며 "집권여당이 독선과 아집으로 말로만 협치를 외치는 것인지 저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자한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본회의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명분 없는 보이콧에 납득할 국민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부의 인사조치 등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본회의에 불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인사에 대한 불만이 국회가 일하지 않을 명분이 되는가"면서 "특히 한국당은 줄곧 20대 국회의 발목을 잡는 데 여념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 추천은 말만 무성하고 대법관 인사청문위원도 깜깜무소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어떻게든 비교섭단체를 배제하려 안간힘을 쓰고 사립유치원 개정안은 계속 지연시킨다"며 "한국당이 국회에서 하는 일이 없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 세비가 아깝다는 국민의 원성에 답할 낯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회가 할 일을 하지 않으면 한국당이 얻는 이익이 무엇인가"며 "단순하게 불로소득을 노리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러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한국당은 1년 반 후 국회에서 일하지 않을 자유를 만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예결소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명분 없는 고집을 꺾어야 한다"면서 "(두 야당의 주장대로) 300명 중 28명이나 되는 비교섭단체 의원을 무시한다면 소위를 꾸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예산심의와 민생경제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당리당략이 국민 삶보다 우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당초 지난 15일 90건의 비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자한당과 바른미래당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과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를 여당이 수용하지 않는다며 본회의에 불참해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이같은 여야 대립에 국정감사에서 핵심쟁점이었던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도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특히 자한당은 최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입장을 비호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른 시일 내에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한당은 12월초 내놓을 법안과 병합심사를 하자고 주장한다. 아동수당 확대 법안 역시 민주당은 우선 만 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10만원씩 지급하자는 반면 자한당은 만 12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10만원씩 지급하자고 주장하면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16일 당정협의회에서 연내 처리키로 한 법안들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당정은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신원 특정이 가능한 불법 촬영물 유통자는 벌금형 대신 징역형 처벌) △범죄수익 은닉 처벌법 개정안(불법 촬영물로 인한 수익 몰수)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사업자에게 음란물 삭제 의무 부여, 수사기관 요청 시 신속 삭제) 등을 연내 처리키로 했다.

 

예산안 처리도 안갯속이다. 예산안 법정처리시한인 12월 2일까지 2주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야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넘어온 예비심사안을 심사해야 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결소위)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7명, 자유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배분하자는 입장인 반면 자한당은 예결소위는 15명으로 꾸려왔다며 민주당 7명, 자한당 6명, 바른미래당 2명을 주장하고 있다.

 

비교섭단체 자리를 신설할 경우 여당과 성향이 가까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예결소위에 참여한다는 게 본질적 쟁점이다. 여당은 비교섭단체 몫을 늘릴 경우 자한당과 바른미래당이 예산심사에서 손을 잡더라도 '범여당' 대(對) '범야당'의 구도가 8대8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반면 자한당은 15명으로 꾸려왔던 관행을 근거로 범여당 대 범야당 구도를 7대8로 만들려는 전략이다. 예결소위 구성이 미뤄지면서 예산안이 법정처리 시한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확인해본 결과, 본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안타깝게도 전해왔다”며 “국민 보기에 부끄럽고 의장으로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어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책무를 어기는 것이고, 임무를 해태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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