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천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또 30만 셔틀노동자들을 위해”

[인터뷰] 박사훈 전국셔틀버스 노조위원장이 설명한 ‘친환경 전기차 통학’ ‘통학안전캠페인’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2/03 [15:40]

 

앞으로의 미래 세대를 이끌어갈 소중한 우리 아이들, 그 아이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좀 더 행복한 세상에서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것. 그리고 마음껏 꿈꿀 수 있게 해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주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있는 아이들부터 제대로 지켜야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 형국도 조금이나마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미성년인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에 다니는 소중한 미래세대는 현재 국내에 1천만 가량 된다. 그 중 최소 절반 이상은 학교, 학원 등을 다니면서 통학버스를 이용할 것이다.

▲ 전국셔틀버스노조가 홍제천에서 개최한 캠페인 모습, 학생들이 전기 통학차량에서 하차하고 있다.     ©전국셔틀버스노조

오늘도 출근하려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할 때쯤이면, 노란색 통학버스가 아파트 입구에 정차해 어린이집에 갈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젊은 어머니들은 어린 아이들을 버스에 태우기 위해 참 분주하다. 매일같이 일상적으로 보는 모습이다.

 

문득 고등학교를 다닐 때 기억도 스쳐 지나간다. 노란 통학버스들이 이른 아침 등굣길, 늦은 밤 하굣길마다 곳곳에 서 있던 기억이랄까. 나야 걸어서 통학했지만 차로 수십 분 걸리는 거리에서 새벽 일찍 일어나 등교하는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퇴근하면서 학원이 있는 거리를 지나다보면, 역시 노란색 셔틀버스에서 학생들이 내리고 타는 것을 흔하게 보곤 했다. 그 때마다 들던 생각. 저 버스 운행하시는 분들 정말 피곤하시겠구나.

 

그러다보니, 그런 노란색 셔틀버스를 운행하시는 분들의 노동환경 이것이 궁금해지곤 했다. 분명 좋은 여건에서 일하시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또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던 이들이 모여서 본격적으로 목소릴 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가 조직돼, 국회 앞에서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은 2015년 4월 27일이었다. 

▲ 박사훈 전국셔틀버스 노조위원장은 아직 한국에서 통학운행과 관련된 정책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지적하며, 셔틀버스 노동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지     ©전국셔틀버스노조

박사훈 전국셔틀버스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8일 < 저널인미디어 > 스튜디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연대를 조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15년 3월 13일 국토교통부에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이 있었는데, 당시 셔틀버스노동자들이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내용들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박근혜 정권의 국토부가 내놓은 개정안은 '해당 시설 장과 공동소유 제도화, 어린이보호차량 안전장비 설치 의무화, 차령단축, 초·중·고 통학차량 단속' 등을 골자로 했다.

 

당시 박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어린이보호차량 안전장비를 설치하는 데 70~130만원 가량이 드는데 이걸 셔틀버스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킨 것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공동소유 제도화’를 하면 상대적으로 을에 위치에 놓인 셔틀노동자들에게 등록비용조차 전가될 거라는 점이다.

 

또 ‘차령단축(차량 사용연한 단축)에 대해서도 “셔틀버스 정비 불량으로 사고 난 적 있는가. 운행거리와 시간이 사업용의 1/3정도며, 매일 정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고, ’통학차량 단속 강화 및 과태료 부과‘ 등에 대해서도 “통학차량 운행은 수십 년 전부터 행해져 직업군으로 관행화 되어있다. 노선버스와 학교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만으로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 전국셔틀버스노조가 차령제한에 대한 합리적 대책 마련, 통학 전용차량 등록제 실시, 통학버스 전기차 전환 등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     ©전국셔틀버스노조
▲ 2016년 12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간담회를 한 전국셔틀버스노조.     ©전국셔틀버스노조

박 위원장은 당시 이같이 어려운 현실을 지적한 것과 관련,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하며 기자회견을 연 배경을 밝혔다.

 

“그것(국토교통부 개정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엔 몇 백만의 아이들을 통학시키는 셔틀버스가 당장 중단되는 엄청난 운송대란이 우려되고, 그러한 정책이 법까지 개정돼서 시행된다고 하면 전국 30만에 이르는 셔틀노동자들이 사실상 그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는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2015년 4월 27일 국회 앞에서, 그동안 수십여 년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셔틀 노동자들이 이젠 우리 목소릴 내겠다고 노동자 선언을 한 겁니다”

 

그는 아직 한국에서 통학운행과 관련된 정책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지적하며, 셔틀버스 노동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실상 통학버스 하시는 분들의 한 달 수입이 100여만원 남짓인 대단히 열악한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일자리를 하나 구하려고 하면 한 달 수입의 절반 정도를 소개비로 중간착취를 당하는 구조적 모순이 대단히 있습니다”

 

셔틀연대는 2016년 12월 29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한다. 당시 서울시에게 여러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당시 박 시장도 연대의 제안을 어느 정도 수용해 ▲ TF팀 구성해 통학버스 지원센터 등 논의 ▲ 콜센터 설치, 공용차고지 주차문제 ▲ TF팀 2개월 동안 집중 논의 후 보고서 공동 발표 등을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당시 간담회에 대해 “(셔틀버스 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서울시에, 박원순 시장에 통학버스지원센터를 설치해서 일자리를 무상으로 노동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 안전수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며 “그 자리에서 (박 시장이) 흔쾌히 수락하겠다는 답변을 해주셨다. 아마도 내년 1월이나 2월 중에 개소돼 운영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정부 측과의 토론회에서 ‘통학버스 공영제’를 적극 제안한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통학버스 관련한 정책 하나 제대로 없는 현실에서 사실상 첫 포문을 연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수송 문제만큼 이 사회에서 중요한 공공영역이 있겠는가. 그 공공영역의 공공재인 통학버스를 각 교육 지원청이 소유토록 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그 간담회를 접한 한 전기차 생산 업체가 ‘통학버스‘ 기증을 제안했음을 알렸다.

▲ 파워프라자에서 기증한 전기 통학차량의 모습.     ©전국셔틀버스노조

“토론회가 진행됐을 때, 소식을 어떻게 들으셨는지 파워프라자 김성호 대표님과 임원 몇 분이 참석하셨어요. 당시 셔틀연대는 아이들의 쾌적한 통학환경을 위해 전기차 제작을 정부가 나서서 하라고 요구했었는데, 그 요구를 김 대표님이 들으셨던 거에요. 김 대표님은 국내에선 어느 업체도 아이들을 위한 전기차 제작이나 생산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상황을 대단히 안타까워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우리가 (기존 차량을)전기차로 개조하는 업체’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우리 기술로 국내에서 나오는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해 그걸 기증해볼 터이니, 얼마나 필요한 지 알려주시면 어떠신가라고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너무 고맙게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기증받은 전기차엔 ‘매연’이 전혀 없음을 알리면서, 타본 학생들의 반응도 “너무 좋아하더라”고 기쁘게 말했다.

▲ 전국셔틀버스노조가 홍제천에서 개최한 캠페인 모습, 기존 자동차들이 일으키는 배출가스의 유해성을 지적하고 있다.     ©전국셔틀버스노조

그는 또 지난해부터 통학안전캠페인을 시행하고 있음도 밝혔다. 그는 그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린이 보호차량은 노란 도색과 경광등같은 안전장치가 앞뒤로 달려있어서, 누가 보더라도 통학차량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뒤따르는 차량들이)아이들이 타고 내릴 때 안 간다고 크락션을 누르고 그래요. 사실 아이들 안전을 위해 동참한다는 차원에서도 그런 행동은 하지 말아주셔야 하는데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런 건지, 그런 부분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소중한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선 시민 여러분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는 캠페인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반응에 대해선 “너무들 좋아하신다. 어떤 학부모님은 ‘나도 운전하는 사람이지만, 특별히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내 아이를 통학버스에 태우면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도 하셨다”고 밝혔다.

▲ 전국셔틀버스노조가 홍제천에서 개최한 캠페인 모습, 기존 자동차들이 일으키는 배출가스의 유해성을 지적하고 있다.     ©전국셔틀버스노조

 

▲ 전국셔틀버스노조가 홍제천에서 개최한 캠페인 모습. 학생들이 주도해서 진행한 스티커 붙이기 캠페인을 벌였다.     ©전국셔틀버스노조

또 캠페인 활동들에 대해, 셔틀버스 노동자들이 느끼고 있는 보람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전국 30만 셔틀노동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안 간다’며 크락션을 누르고 화내는 것을 보면서 자부심을 잃어가고 있었어요. 그러나 이 캠페인을 통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도 또 다른 시민들에게도 시민의식을 고취시켜주고, 동시에 ‘우리가 하는 일이 이렇게 공공을 위해 중요한 일이구나’라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고 할까요?”

 

그는 셔틀버스연대가 가장 추구하는 목표를 이렇게 힘주어 강조했다.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하나는 진짜 소중한 천만 미래세대의 학습권 보장, 기본 이동권을 보장하는 그 안전 수송을 위한 것을 담보하는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고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이고, 또 하나는 30만, 가족까지 포함하면 100만 이상의 셔틀노동자 가족의 생존권이 안전하게 보장될 수 있는 제도가 구축되는 것입니다”

▲ 전국셔틀버스노조가 홍제천에서 개최한 캠페인 모습. 많은 학생들도 캠페인에 적극 참가했다.     ©전국셔틀버스노조

한편, 오는 5일(수요일) 오후 1시 30분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통학버스 유상운송 관련 정책토론회’가 철도공사(코레일) 대전충남본부회의실(대전 동구 정동 위치)에서 열릴 예정이다.

 

셔틀연대 측은 이날 토론회에서 미래세대 통학안전을 위한 합리적 정책수립 및 시행을 정부 측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차령제한에 대한 합리적 대책 마련, 통학 전용차량 등록제 실시, 통학버스 전기차 전환 등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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