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에 '팩트 폭격' 날린 새내기 변호사들.. 친일 변호 김앤장과 비교돼

'일제 강제징용 배상' 대법원판결 끌어낸 임재성·김세은 변호사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2/05 [11:40]

강제징용 변호인단 "24일까지 기다린 후 자산압류 절차 개시"

김앤장... 사법 농단 연루, 기업·권력자 비호 “법조계의 삼성”

 

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측 변호인인 임재성(가운데) 변호사 등이 4일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마루노우치(丸ノ內)의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측 변호인인 임재성(가운데) 변호사와 김세은 변호사가 4일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마루노우치(丸ノ內)의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검찰이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에 압수수색을 위해 들이닥쳤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강제징용 재판 관여 의혹 때문. 검찰은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인 곽병훈 변호사 등이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았고, 이 과정에 일본기업 측 법률 대리를 담당했던 김앤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직접 소통한 의혹도 확인 중이다. 

그동안 김앤장은 철저히 박근혜 체제 수호에 복무해 온 대표 로펌이다. 김앤장은 부패한 행정·사법 관료들을 퇴직 후 채용해 로비와 재판에 써먹으면서, 기업 부패, 노동 탄압, 친제국주의 행보 등을 철저하게 옹호·변호해 왔다. 요즘 잘 나간다는 친기업 대형 로펌들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법조계의 삼성”이라는 별칭이 말해 주는 바다.

 

김앤장은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철주금의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2016년 5월 기준, 대법원에 계류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소송의 일본 기업들 변호는 모두 김앤장이 맡고 있다.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짜내는 데 한몫하는 것이다.

 

이런 돈만을 좇는 김앤장의 파렴치한 행각과 달리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위해서 밤낮으로 뛰는 젊은 변호사들이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지난달 29일에 났다.

 

한 달 전 대법원의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이어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대리해 두 번째 승소를 끌어낸 중소로펌 해마루 소속인 임재성(38·변호사시험 4회), 김세은(32·변호사시험 3회) 변호사가 바로 그들이다.

 

임재성ㆍ김세은 변호사는 4일 도쿄(東京)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신일철주금 측에 면담을 요청하면서 24일 오후 5시까지 (합의 이행) 협의에 응할 것을 기다린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응하지 않으면 자산압류 절차를 개시할 것을 시사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마냥 기쁘다고만 할 수 없는 결론이었어요. 미쓰비시 사건의 경우 18년 6개월 만에 판결이 선고됐는데 그 사이 당사자였던 할아버지들이 다 돌아가셨어요. 대법관의 입을 통해 나오는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단 10초도 안 되는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나는데 그 짧은 순간을 18년 넘게 기다렸다는 게 슬프기도 하고 기쁘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김 변호사)

 

"저희가 변호사가 되기 훨씬 더 이전에 제기된 소송들인데요. 선배 변호사들이 해오던 사건에 막내인 저희가 마지막 대법원 선고 시기에 참여해 함께 있었을 뿐입니다."(임 변호사)

 

김 변호사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피해가 사법적인 절차를 통해 확인됐다"며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일본 기업은 이분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점이 명확하게 확정됐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지연된 정의"라고 평가하면서 "안타까운 건 이 문제에서 한국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대부분이 돌아가신 뒤에야 법원의 판단이 이뤄져 일본 기업과 정부에 책임을 묻는 상황에서 우리 공동체의 책임이 결코 간과될 수 없다고 봅니다." (임 변호사)

 

두 사람은 10월 30일 대법원의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지난달 12일 도쿄 신일철주금 본사를 찾았다.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방문이었지만 문전박대를 당해야 했다.

 

"힘없고 뺏긴 사람들이 먼저 '얘기 하자'고 호소하고 결국 그 큰 문 앞에서 막혀서 돌아오는 것을 이젠 좀 그만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전혀 바뀐 것이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임 변호사)

 

문전박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이 신일철주금의 본사를 방문한 날, 일본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이른 아침부터 신일철주금 본사 앞에서 신일철주금의 배상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시민에게 나눠주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힘을 보탰다.

 

김 변호사는 "매주 그렇게 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받아들여 지지 않는 목소리' '만나주지 않는 방문'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도쿄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한 두 사람

지난달 12일 도쿄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한 두 사람. 연합뉴스

 

두 사람은 강제징용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 판결에 일본 정부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역사적 '팩트'에 반박할 수 없도록 관련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이 아니라 조선 반도 출신의 노동자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역사 왜곡이죠. 조약(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한 해석은 개별 국가마다 다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법률 해석과 다르게 역사적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국가가 지켜야 할 진실입니다. 진실을 왜곡하는 건 반박해야죠. 그러려면 구체적이고 충분한 근거가 바로바로 제시될 수 있을 만큼 쌓여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많은 자료가 있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임 변호사)

 

두 사람은 최근 신일철주금 소송의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94) 할아버지를 만나고 왔다. "할아버지는 (소송을) 어서 빨리 해결해 달라고 하셨어요. '고기도 좀 사 먹고 손자들에게 돈도 좀 주고 싶다'고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그 돈 받아서 뭐하겠습니까. 피해배상금을 어떻게 받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임 변호사)

 

임 변호사는 압류 자산과 관련해 “신일철주금이 포스코와 합작해 설립한 PNR이란 회사의 주식을 234만여 주 갖고 있으며 이는 11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신일철주금이 갖고 있는 한국 내 지적재산권 3,000여건 등도 압류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했다. 아울러 신일철주금과 관련한 180여명 피해자에 대한 추가 소송도 제기할 계획을 밝히며 신일철주금의 성의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김앤장 본사가 위치한 서울 내자동 세양빌딩 1층 간판 앞을 방문객이 지나고 있다. â“’ 뉴스뱅크이미지김앤장 본사가 위치한 서울 내자동 세양빌딩 1층 간판 앞을 방문객이 지나고 있다. ⓒ 뉴스뱅크이미지

 

이런 젊은 변호사들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위해 분발하고 있는 거와는 반대로 김앤장은 삼성전자 이재용의 고용 승계를 위한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방어하기에도 나섰다. 김앤장의 잔인한 면모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김앤장은 살균제를 만든 옥시를 변호하면서 증거를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옥시는 김앤장의 조언을 받아 ‘피해자들의 폐 손상은 황사꽃가루·담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앤장은 선량한 시민들을 무참히 짓밟은 악마 같은 변호 기업이다.”

 

김앤장 대표 변호사 이재후는 이명박 후원회장 출신으로 청계재단 이사이기도 하다. 

업계 1위 김앤장의 지난해 매출이 1조 원을 훌쩍 넘긴 것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비롯해 노동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피와 눈물로 이런 막대한 부를 만들어 온 것이다. 시민사회 등을 중심으로 한국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재판 상대방인  일본 전범 기업을 대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중소 로펌인 해마루의 젊은 변호사들이 노회한 김앤장을 상대로 승리했다. 그리고 해마루가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근로정신대 사건과 다른 강제동원 사건 재판에서도 김앤장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기업을 대리하며 지금도 법적 공방 중이다. 급기야 사법 농단에 직접 연루된 정황까지 나와 김앤장이 친일기업, “법조계의 삼성”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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