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김사복은 빨갱이" 주장한 지만원 검찰 송치

"지만원의 빨갱이 간첩 소리 참을 수 없다" '택시운전사' 김사복씨 아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2/12 [10:25]

지만원, 5·18 민주화운동 폭동이라 주장...'명예훼손' 관련 소송 패소 여러번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앞줄 왼쪽 두번째)와 지용씨(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올해 6월4일 오전 광주지검에 지만원씨를 사자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앞줄 왼쪽 두번째)와 지용씨(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올해 6월4일 오전 광주지검에 지만원씨를 사자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극우인사 지만원(76) 씨가 또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송치됐다. 그런데 이번엔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고(故)김사복 씨를 '빨갱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사자명예훼손·명예훼손 혐의로 지씨를 조사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얘기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고영주 변호사, 그리고 신연희 전 강남 구청장. 이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무죄였다. 다만 두 사람이 허위사실을 주장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고 위자료를 물어주라는 판결이 났다.

 

지 씨는 1980년 5·18 참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힌츠페터의 광주행을 도운 택시기사 김사복 씨를 폄훼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스토리는 '택시운전사'(주연 송강호)로 영화화돼 큰 인기를 얻었다.

 

지 씨는 글에서 "힌츠페터가 5·18 음모에 가담한 간첩', 김사복은 빨갱이로 알려졌고 더러는 그를 간첩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지금은 고인이 된 김사복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지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광수(북한 특수군인)들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폭동을 일으킨 대가로 북한에서 요직을 차지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올해 6월 4일 김사복 씨의 아들 김승필(59)씨는 지 씨를 광주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지 씨의 소재지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된 후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수사해왔다.

 

김승필 씨가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5·18 북한군 개입설은 국방부가 2013년 5월 30일 허위사실임을 확인했다"며 "비밀 해제된 미국 국무부 문서에도 5·18 배후에는 공산주의자가 없고 북한군 투입 사실이 없다고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만원의 글과 사진이 일베저장소 등 극우 매체를 통해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다"면서 "검찰은 이런 불법행위를 방치하지 말고 엄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기소됐지만,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그리고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의 경우와 무엇이 다른지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두 사람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말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발언에 대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보고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고영주 전 이사장과 신연희 전 구청장에 대한 무죄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월 4일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배후에 북한군이 있다고 주장해 온 지만원 씨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4일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배후에 북한군이 있다고 주장해 온 지만원 씨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명예훼손은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성립

 

법에서 명예훼손은 사실(事實)의 적시가 있어야 성립한다. 적시한 사실이 진실에 부합하던 아니던 상관없이 사실을 통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면 명예훼손 책임이 성립한다. 반면 주관적인 생각이 포함된 의견일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 개인의 표현의 자유로 보는 것이다.

 

법원이 '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에 대해 손해배상은 묻고 형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이 발언이 사실 적시가 아닌 의견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고 변호사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는 '공산주의자' 용어가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주관적 평가 영역에 속하는 이상 명예훼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사복 케이스는?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지칭한 발언이 무죄라면,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김사복 씨를 '빨갱이'라고 지칭한 발언도 무죄일까. '빨갱이'이란 용어가 '공산주의자'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는 점을 감안할 때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위의 두 경우는 다르게 볼 여지가 많다. 지만원 씨가 김사복 씨에 대해 올린 글은 두 개다. 이 중 10월 13일에 올린 '힌츠페터와 김사복의 정체'라는 글을 보자.

 

글에는 "육영수 당시 대통령 영부인의 살해범 문세광을 태워다준 고급 세단이 김사복씨 소유 차이고, 그를 태운 운전기사가 김사복의 고용인이라고 주장한다. 또 광주 민주화 항쟁 현장으로 갈때 김사복의 택시에서 내린 힌츠페터는 접선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던 북한특수요원들의 차를 타고 샛길를 통해 광주로 들어갔다."는 지 씨의 추측성 주장이 가득하다.

 

그러면서 지 씨는 간첩 힌츠페터와 반국가 반체제 인물들과 공동해온 그를 놓고 간첩이라 의심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아닐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런 식으로 지만원 씨는 2개의 글에서 김사복씨에 대한 간첩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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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지 씨가 기소될 경우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을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데, 고영주 변호사와 신연희 전 구청장의 경우 처럼 법원이 단순히 평가의 영역으로 볼지는 의문이다. 한 변호사는 "문 대통령의 경우 공인이라는 부분이 많이 감안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는 공인으로 보기도 어려운 만큼 이런 점이 판결시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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