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일침 “삼성은 왜, 정유라에게 말이나 사주고 말똥 치워주는 기업으로 전락했나”

‘삼바’ 4조5천억 회계사기에도, 특혜 상장 논란에도 ‘상장폐지’ 안 됐다… 정경유착으로 ‘대마불사’ 몸집 키운 재벌들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2/12 [14:10]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주고받은 내부문서를 공개했다. 그는 이 내부문서를 통해 ‘분식회계’를 이미 삼성 측이 인지하고 있었음을 지적했다.     © 팩트TV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 측에서 서로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지난 11월 7일 국회에서 공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회계사기) 파문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주고받은 내부문서였다.

 

이들이 주고받은 내부문서를 보면, 회계법인이 자체평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평가액이 한없이 뻥튀기된 사실을 다 알고 있었다. (구)삼성물산과 (구)제일모직의 합병을 어떻게든 성사시키기 위해(실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조작된 자료임을 알면서도, 그 조작된 자료를 국민연금에 제출한 셈이다.

 

사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식거래 상장 전, 적자만 내던 기업이라 애초에 상장 자체도 불가능했던 기업이었다. 그 정도로 껍데기만 있는 부실한 기업이었다.

▲ 4조5천억원의 분식회계 사실이 확인된 삼성바이오로직스.     © JTBC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1월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조5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주식거래가 중단됐고,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10일 기업심사위원회 회의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한 결과 경영 투명성 면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지만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해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시가 총액 20조, 투자자 8만 명이 걸려 있는 회사라 상장폐지 시, 시장에 미칠 여파가 크기 때문이라는 게 거래소의 입장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거래는 지난 11일부터 재개됐다.     © YTN

다음날인 11일부터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그러자 역시 ‘삼성’이라서 봐줬느냐라는 목소리가 봇물 일 듯 일고 있다. 역시 ‘모피아’들이 금융권 곳곳에 널려 있구나라는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국정농단 정권을 몰아냈지만, 바뀐 건 ‘대통령’ 하나와 행정부일부 수장뿐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만큼 곳곳에 쌓여있는 적폐들을 척결하기엔 오랜 세월이 걸릴 수밖에 없단 얘기다.

 

이러한 분식회계(회계사기)는 시장질서를 흔드는 엄청난 경제범죄다.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인 미국에선 이런 경제범죄를 정말 엄하게 중형으로 단죄한다.

 

한국사회에서 이런 분식회계 관련 범죄들은 IMF 이전부터 꾸준히 있어오던 일이다. 대마불사를 외치며 마구잡이로 기업들을 인수합병, 몸집을 대책 없이 과하게 불리던 소위 재벌그룹들이 흔하게 저지르던 범죄다.

 

대부분 군사독재정권과의 끈끈한 정경유착을 통해 커온 재벌들은 기존핵심 사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넓혀갔는데, 이는 심각한 경영부실을 초래했다. 이같은 부실경영은 계열사들의 연이은 무더기 도산을 넘어, 그룹 붕괴로까지 이어졌다. 이것은 IMF가 터지는 중대 원인이었다.

 

이렇게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던 재벌그룹들은 경쟁적으로 분식회계 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해외로 사업을 넓히던 김우중의 대우그룹이 꾸민 분식회계 규모는 40조원을 훌쩍 넘었을 정도로 엽기적이었다.

▲ IMF 이전, 재벌그룹들은 ‘대마불사’를 외치며 경쟁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기존핵심 사업과는 전혀 관련없는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경영부실을 초래했다. 이런 과정에서 분식회계 범죄들이 크게 드러났고 IMF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특히 김우중의 대우그룹이 꾸민 분식회계 규모는 40조원을 훌쩍 넘었을 정도로 엽기적이었다.     © SBS

그런 재벌그룹들의 정경유착, 부도덕한 경영 등이 부른 IMF라는 사태, 그 고통은 고스란히 서민들에 전가됐다. IMF 이후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또 저임금으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면서 청년들은 너도나도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게 됐다. 그러니 N포세대, 헬조선이라는 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고통을 분담해야, 아니 책임져야할 재벌그룹들은 오히려 더 큰 부를 쓸어 담고 있는 중이다. 분식회계같은 엄청난 경제비리를 제대로 단죄한 사례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수천억대, 조 단위로 분식 회계한 사실이 드러나도 재벌총수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게 고작이다. 평생 구경도 하기 힘든 금액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 여전히 매우 관대한 것이 사실이다. 

 

재벌총수를 제대로 단죄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 때면, 언제나 등장하는 마법의 논리.

“재벌총수가 부재하면, 국가경제에 막대한 지장이 우려돼서..“

▲ 오래전부터 뉴스에서 자주 보던 게 재벌총수의 ‘휠체어’ 탄 모습이다. 오죽하면 외신에서 “한국 재벌총수는 곤란할 때마다 휠체어 탄다”고 비꼬았을까.     © KBS

그래서일까. 오래전부터 뉴스에서 자주 보던 게 재벌총수가 ‘휠체어’ 탄 모습이다. 오죽하면 외신에서 “한국 재벌총수는 곤란할 때마다 휠체어 탄다”고 비꼬았을까.

 

“삼성 봐주기, 우리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남을 것”

“분식회계로 상장, 부정입학 치른 수험생이랑 뭐가 다른가”

“삼성의 비리 지적,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닌 보호하는 것”

 

삼성의 내부문건을 공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CBS < 김현정의 뉴스쇼> 와의 인터뷰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거래가 재개된 것과 관련, 우리 경제에 결국 큰 부담으로 다가올 거라 예측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통해 상장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에, 이 전체과정에서 도대체 대한민국 정부가 뭘 했는지, 또 이를 감시하고 투명한 회계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 회계 법인들은 왜 분식 회계를 오히려 도와줬는지에 대한 심각성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마불사라면서 이미 상장됐고 이미 큰 회사, 시가 총액 8위의 회사를 어떻게 죽이냐? 이런 식으로만 접근하게 되면 대한민국 시장 경제와 자본 시장에 대한 해외 불신은 대단히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게 우리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주요 언론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 정지 소식과 관련해, 소액주주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식의 보도를 주로 했다.     © 채널A

박 의원은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규모가 커서, 소액주주가 많은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 때문에 상장폐지할 수 없었다’고 한 데 대해선 “참 곤란하고 이중적인 태도일 수밖에 없는 게, 우리 투자자들이 무슨 죄인가. 죄가 없다. 그냥 이 회사가 건실하다고 유가 증권 시장에 들어왔으니까 일정한 검문검색 다 하고 엑스레이도 통과했다고 하니까 그냥 그걸 믿고 샀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꾸짖었다.

 

그는 “다시 정리를 해보면 2015년 분식 회계가 없었다면.. .그 시점에 여러 소문들이 많았다. 회계사들과 얘기를 나눠도 ‘이상하다’고들 하더라. 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서 관계 당국이, 회계 법인들이 정확하게 이 문제를 짚었어야 했다. 분식회계를 했기 때문에 상장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내부 문서를 봐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게 될 거다. 그러면 상장도 안 된다. 그리고 투자된 금액들도 지금 환수될 거기 때문에 이거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빠진다.' 이런 내부 진단을 분명히 거쳤다”며 삼성 측에서 이미 거대한 분식회계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강조한 뒤, “마치 부정한 방법으로 대학 입학시험을 치른 수험생하고 똑같은 상황인 것”이라고 일침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절반 가까이를 (구)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었다. (구)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커지면, 이재용 부회장이 갖는 주식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거다.     © YTN

그는 또 ‘특혜 상장 논란’도 지적했다. 그는 “2016년 상장될 때도, (한국거래소가)이전에 있었던 유가 증권 시장의 상장 기준을 변경한다. 이전에는 영업 이익이 얼마나 났느냐 안 났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거였는데, 느닷없이 자본금의 총액 그다음에 시가 총액 이렇게 다른 기준이 제기가 돼서 유일하게 삼성바이오로직스만 그에 해당해서 유가 증권 시장에 상장이 됐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같은 삼성과 금융당국, 그리고 삼성의 뒤를 봐준 회계법인들을 규탄한 뒤 다음과 같이 일침했다. 그는 이 같은 삼성이 벌인 온갖 비리행위를 지적하는 것이 “삼성을 망하게 하자는 게 아니다. 그런 문제(온갖 비리로 인한 시장경제 혼란 등)로부터 기업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정유라에게 수십억대의 말을 사다 바치고 최순실에게 거액을 송금한 것(박근혜의 국정농단)도, 모두 ‘이재용의 편법적인 경영승계’(막대한 재산 불리기), 국민연금에 입힌 막대한 손실과 깊은 관련이 있으니.

▲ 삼성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이재용 경영승계다. 전혀 분야가 맞지 않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고, 그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뻥튀기’까지 등장하고, 또 국민연금을 동원하기 위해 박근혜-최순실 측에 뇌물을 제공한 것 등등, 모두 이재용 경영승계와 연결된다.     © 뉴스타파

“어느 공화국이 이 모양으로 나라를 운영합니까? 이거 봉건 왕조죠, 이런 식으로 하면. 진짜로 공화국이라고 한다면 제대로 된 견제와 비판이 있어야 되는 거고요. 그리고 저도 그렇고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재벌기업 경제 민주화를 얘기하는 분들이 기업 망하게 하자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삼성을 망하게 하자는 게 아니고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왜, 왜 정유라에게 말이나 사주고 말똥이나 치워주는 기업으로 전락했는지. 왜 뇌물 수수 이런 일에 다 엮이고 그 똑똑한 사람들과 물적, 인적 자원들을 다 동원해서 이렇게 주식 시장을 혼란하게 하고 또 시장 경제를 혼란하게 하는 일들에 연루가 되는지, 이런 문제를 우리가 생각을 해야 되고. 그런 문제로부터 기업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거 다 기업의 부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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