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총력 기울여 신음하는 자영업자 살리기 '올인'

소상공인연합회 등도 참석… 최승재 회장 "희망 가질만한 정책으로 평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2/20 [15:30]

자영업자 밀집한 구도심 상권 30곳 키워, 자영업자 살린다

'자영업자도 정책대상' 인식..구조조정 아닌 동반성장

자영업 대책 당정에서 발언하는 홍종학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영업 성장ㆍ혁신 종합대책 당ㆍ정ㆍ업계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mtkht@yna.co.kr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영업 성장ㆍ혁신 종합대책 당ㆍ정ㆍ업계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 협의를 열고 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대한미용사회업계 등 소상공인·자영업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오늘 발표한 '자영업 성장과 혁신 종합대책'은 취업자의 20%를 웃도는 자영업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종합 처방으로 볼 수 있다.

 

당정은 2022년까지 자영업자가 밀집한 구도심 상권 30곳을 개발해 자영업자를 살리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온누리상품권 등 지역화폐 18조원을 발행하고,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보유한 부실채권도 정리하기로 했다. 또 PC방과 노래방의 폐업신고 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의 업종별 규제 완화책도 내놨다.

 

자영업의 창업, 폐업, 재기에 이르기까지 정부 부처들이 전방위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자영업자의 연체 채무를 탕감해주는 방안, 18조원 규모의 지역 화폐를 발행하는 안, 17조원 규모의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는 안 등을 통해 자금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보강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에 따르면, 당정은 구도심 상권을 거점으로 자영업자를 키우기로 했다. 쇼핑, 커뮤니티, 청년창업, 지역문화·예술 사업이 이 곳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복합청년몰, 특성화시장, 시설현대화 등의 기존 전통시장 지원사업도 이곳에서 우선 진행된다. 전통시장의 주차장 보급율도 작년 기준 72%에서 2022년 100%로 늘린다.

 

정부는 지역자치단체와 손잡고 올해 대구 칠성시장 주변 상권, 강진 중앙로 상점가 등 3곳에 각각 5년간 8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내년 13곳, 2022년까지 30곳을 키운다.

 

내년 500개의 혁신형 소상공인 제품의 판로를 지원한다. 소상공인이 파는 제품을 옥션이나 쿠팡 등의 온라인 쇼핑몰, TV홈쇼핑에서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영홈쇼핑에도 ‘소상공인 특화 방송코너’를 신설한다.

 

조합원 20명 이상의 협동조합을 올해 30개에서 2022년까지 150개로 키운다. 이 협동조합이 공동 브랜드와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조합당 10억원을 빌려준다.

당정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전용 상품권 발행을 대폭 확대한다. 지역(고향)사랑상품권 발행을 올해 3700억원에서 내년 2조원으로 늘리고, 온누리상품권도 2022년까지 10조 규모로 발행한다.

 

신용 7등급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용평가없이 사업상만을 평가해 융자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100억원의 전용자금을 신설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의 퇴로를 지원한다. 지역 신용보증기금이 보유한 부실채권 8800억원을 조기에 정리해주기로 했다. 또 개인의 연체상황을 고려한 채무조정제도도 도입한다. 소상공인지원센터에 폐업지원 전담창구를 신설한다.

 

기존에 나왔다가 다시 테이블에 올린 대책이 일부 있어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번 대책은 전반적으로 정부가 자영업 살리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팔을 걷어붙였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국내 자영업자는 10월 기준 567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0.9%를 차지한다.

유럽연합 15.5%, 일본 10.4%, 미국 6.3%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더 문제는 자영업자가 도소매업(20.7%), 숙박·음식업(11.2%), 개인 서비스업(7.4%), 제조업(7.3%) 등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업종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이에 자영업자의 이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경영난 등으로 부채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자영업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2만원으로 상용근로자 가구(608만원)의 81% 수준으로 116만원 적다. 이들 가구 부채는 평균 1억87만원으로 꾸준히 늘어 상용근로자(8천62만원)보다 2천25만원 많다.

 

카드수수료와 임차료 등 비용 증가와 경영난으로 대출 잔액이 2014년 372조원에서 올해 6월 기준 591조원으로 불어났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작년 14.4%, 올해 2분기 15.6%로 높아졌으며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2014년 3억원에서 6월 말 3억5천만원으로 늘어났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앞으로 금융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영업 성장ㆍ혁신 종합대책 당ㆍ정ㆍ업계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이번 자영업 지원책은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 동반성장과 패자부활의 길을 터주면서 연착륙하는데 무게가 실렸다. 가장 큰 특징은 정부가 자영업자를 '자가 고용 노동자'로, 독립적인 정책 대상으로 보기로 한 점이다. 내년에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자영업 전문 부설 연구소를 신설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상가임대차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환산보증금 폐지나 철거·재건축 시 우선 입주요구권과 퇴거보상 인정 추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5년) 등 골목상권 보호와 상생 협력 방안도 추진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두 배인 4조원으로 확대해주기로 했다.

자영업자 지속성장을 위해 보증과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등으로 2022년까지 17조원의 저리자금도 공급한다.

 

지역 신보 보증 규모도 매년 1조5천억원 내외로 늘리고 신·기보의 자영업자 보증 6천억원과 저신용자 전용정책자금도 10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특히 9천억원에 육박하는 자영업자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자영업자 개인별 맞춤형 채무조정제도를 도입한다.

대출 연체 중인 자영업자의 채무를 2022년엔 40% 이상 감면해주기로 했다.

 

변제능력을 잃은 차주가 성실 상환하면 잔여채무를 모두 탕감해주고 채무 연체가 우려되는 자영업자까지도 '상시 채무조정제도'를 통해 채무를 조정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영업자 안전망과 복지도 확충한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1인 자영업자에 대한 4대 보험 지원 타당성을 검토하고 노란우산공제 가입자를 2022년까지 18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역사랑상품권을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라며 "중앙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어 상당 수준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취업성공패키지나 창업 전 교육지원 강화 등 상당한 실효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창업을 하고서 더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전직이 가능하도록 직업전환교육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영업 성장ㆍ혁신 종합대책 당ㆍ정ㆍ업계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상공인·자영업자 '고무적' 반응

 

이번 대책은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만큼 자영업자들에게는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자영업자 의견을 듣고 혁신성장의 대책을 마련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며 "그만큼 소상공인을 경제 주체로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또 "오늘 정책이 한 번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방향성이 맞는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소상공인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방향성은 상당히 동의하는 부분이 있고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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