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3법 반대한 이장우, '위험 외주화 방지법'도 ”나라 망해 안돼”

"사업주를 범법자로 양산할 우려” 한국경영자총협회등 자한당과 재계의 거센 반발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2/22 [10:12]

'김용균법' 정부안 멈춰 세운 자한당 이장우 "이러다 나라 망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소위원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태안화력발전 김용균씨 사망으로 인한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낸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부 개정안 심사가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본격화 했다. 

 

그러나 “과잉 입법, 엉터리 법안”(이장우 자한당 의원), “사업주를 범법자로 양산할 우려”(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자한당과 재계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지난 11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진 뒤 국회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정부가 28년 만에 낸 전부 개정안 통과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날 본격 심사가 시작되자 자한당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장우 자한당 의원은 환노위 소위 회의에서 “정부의 전부 개정안을 많이 검토했는데 굉장한 과잉 입법이고 개념이 아주 모호하다”며 “국가경쟁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52시간제 강행 등으로 고용 시장이 완전히 엉망이고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이렇게 하다가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며 “정부가 낸 산안법 (전부) 개정안을 도저히 심의할 수 없다”고 했다. 비공개회의에선 여야 이견으로 고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위 회의실. 굳게 닫혀 있던 문이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의 공개 의사진행발언 요청으로 열렸다. 바깥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이 우르르 몰렸다. 

 

이장우 국회의원  
카메라가 준비되기 전, 이장우 자한당 의원은 대뜸 "법안을 엉터리로 만들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으려 한다"라며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에게 포문을 열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사고를 당한 비정규직 청년 고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 2년여간 묵혀왔던 산업안전보건법 '지각 심사'를 진행한 날이었다. 

 

이장우 의원은 지난 11월 정부가 그동안 제출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종합한 '전부 개정안'을 "너무 엉터리"라고 깎아 내렸다. "미리 이야기하는데 이 법률안으로는 논의가 불가능하다"라는 엄포도 놨다. 유치원3법도 앞장서 막더니 독단적 자신감이 대단하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이미 여야 3당 간사간 합의로 상정된 법안을 논의하지 말자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각 조항·조문에 반대하거나 이견을 말하면 되지, 그냥 안된다고 하면 어떡하냐, 상정 되기 전에 말했어야지"라고 꼬집었다. 
  
이 법안은 산재사고로 사망한 피해자 가족들이 사업주의 처벌 강화 부분 등에 보완을 요구할 정도로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입법 장치로 여겨져 왔다. ▲ 노동자 범위 확대 ▲ 유해·위험 작업 도급 금지 ▲ 산재 사망 책임자 처벌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장우 의원은 첫 머리부터 제동을 걸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의 범주가 '일하는 사람'으로 규정돼 있어 '너무 광범위하다'는 주장이었다. "굉장한 과잉 입법"이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한정애 의원이 '일하는 사람'은 '노무를 제공하는 자'를 뜻한다고 방어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하청업체 비정규직 김 모(당시 19살)군의 사망 사고 뒤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심사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1일 원청의 안전 보건 조처 책임을 늘리고,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며, 유해·위험 작업에 대한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산안법 전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다시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는 이장우 의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며 다시 산회됐다. 그 과정에서 이장우 의원은 신창현 민주당 의원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여야의 임시국회 내 처리 합의 소식을 전했던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회의장을 나서면서 "야당이 법률의 중요도를 인식해준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은데 그게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회의는 이날 오후 6시께 종료됐다. 배달업 종사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 예방 조치가 거의 유일한 합의 사항이었다. 태안화력발전소 사고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 도급, 즉 외주화 문제는 "현행법이 과하다"는 주장과 "정부개정안이 오히려 후퇴했다"라는 주장이 맞붙어 합의 도출하지 못했다.

 

앞서 오전에 열린 공청회에선 재계가 산안법 정부안에 반발했다. 재계 대표로 나온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은 유해·위험 작업의 도급 금지에 대해 “기업은 해당 기업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게 원칙인데 (도급이 금지되면) 헌법을 위배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급 금지 대상 하청근로자의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주는 현행 법률을 다 준수하기 어려운데 원청 사업주 책임을 확대하면 범법자 양산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는 안전관련법안은 최저임금과 같이 볼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최저임금은 국가경쟁력 관점에서 균형 있게 검토할 사안이지만 안전관련법은 국가경쟁력보다 우선하는 인본적 가치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거다.

 

국가경쟁력에 손해를 보더라도 안전법안은 이대로 통과 되어야 하며 설사 과잉입법일지라도 충격요법을 준다는 의미로 먼저 시행하고. 나머지 영향은 추후 보고되는 걸 지켜보며 수정 여부 고려해야 한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험한 일은 쥐꼬리 월급으로 외주 하청을 주고 상대적으로 험한 일을 기피하는 원청업체는 성과급 돈 잔치나 벌이는 작태로 언제까지 힘없는 젊은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해야 할 것인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종안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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