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예천군 의원들..막장 해외연수 ”나라 망신” 비난 이어져

"접대부 불러라" '국제 망신', "전원 의원직에서 물러나라" 정치권과 시민단체 일제히 비판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1/08 [08:12]

사고 당시 녹취록 나와 뻔한 거짓말 4일 기자회견 밝혀져 분노

 

예천군 의원들 '외유 추태' 파문.."국제 망신" 비난 이어져

                                                                                   jtbc캡쳐

'막장 해외 연수'로 물의를 빚은 경북 예천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 연수 명목으로 가서, 술에 취해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가자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연수 비용은 전액 국민 세금이며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7일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는 이날 ‘군의원 전원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내걸고 해외연수를 다녀온 자한당 소속 박종철 군의원 등 9명의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박 군의원 등은 지난달 20~29일 7박10일 일정으로 의회사무국 직원 5명과 함께 6188만원의 예산을 들여 미국 동부와 캐나다 등지를 다녀왔다. 이들은 현지 도착 다음날인 21일부터 가이드에게 ‘여자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 ‘보도를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보도가 뭐냐’는 가이드의 질문에 의원들은 오히려 ‘보도도 모르냐’며 면박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술집 접대부 요구는 23일 오후 가이드 폭행사건이 벌어지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가이드 측은 “여성 의원과 여성 수행원들이 함께 있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군의원들의 추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jtbc캡쳐

 

운행 중인 버스 안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는 것도 모자라 호텔 객실 문을 열어놓고 술을 마시며 고성방가도 서슴지 않았다. 술에 취한 일부 의원은 복도를 돌아다니며 소리를 질러 호텔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연수 중 자한당 소속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은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현지 여행 안내자의 얼굴을 피가 솟구칠 정도로 폭행했으며, 현지 안내자에게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으로 안내하라는 등 군 의원들의 온갖 추태가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건이 밝혀지면서 비난이 일자 박 부의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폭행 당시 술을 먹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다른 의원들도 여성 접대부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 녹취록이 나오는 등 증거가 되는 정황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들의 뻔한 거짓말에 대해 다시 한번 분노하게 했다.

 

911에 신고하자 "끊어봐라" 다급해진 예천군의회 관계자

 

연수기간 중 여행 안내자를 폭행한 사건 당시 911에 신고한 녹취록이 이번에 공개됐다. 녹취록엔 안내자가 자신의 얼굴에 피가 난다면서도 구급차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신고를 만류하는 예천군의회 관계자들의 다급한 목소리도 담겨 공분을 사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mbc캡쳐

 

MBC 뉴스데스크는 7일 폭행을 당한 안내자가 911에 신고했던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은 지난해 12월23일 오후 6시24분에 911에 신고된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한 적이 있냐”는 911 대원의 물음에 안내자가 “누군가 나를 위해 신고했다. 구급차는 필요 없다”고 답한다.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버스 기사가 “구급차가 왜 필요 없냐. 안 된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다”며 만류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그러나 안내자는 침착하게 “누군가 내 얼굴을 때렸다. 안경이 부러졌고 얼굴에 피가 난다”고 설명하면서 구급차를 요청하지 않는다. 이때 예천군의회 관계자로 추정되는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성은 “사과하러 왔다. 사과하러”라고 말했고 여성은 “끊어 봐라. 끊고 얘기를 좀 하고 통화해라”며 안내자를 만류한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MBC 뉴스데스크는 토론토 현지 경찰과 구급차가 달려와 안내자가 응급처치를 받은 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예천군 의회(7명 자유한국당, 2명 무소속)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수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6188만원으로 전액 예천군이 지원했다.

 

행선지는 미국 워싱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 하지만 공식 일정 3개를 제외하면 나이아가라 폭포 등 모두 관광이다. 현지 안내자는 "의원들이 수시로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에 가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물의를 빚은 의원 9명 중 7명이 소속된 자한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아

 

이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분노한 국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해외연수 폐지와 의원직 박탈을 요구하는 청원들을 줄줄이 올렸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나라 망신', '국제 망신', '전원 의원직에서 물러나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시민 단체도 예천군 의회에 몰려가 성토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박 의원의 여행 안내자 폭행과 군의회 연수 경비 내용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예천경찰서에 제출했다.

 

앞서 7일 오전 황재선 더불어민주당 영주·문경·예천지역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 군의원에 대한 경찰 고발과 의원직 제명을 촉구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예천군 의회 앞에서 "적폐 모두 깨끗이 씻어내라. 씻어내라. 예천군의회 왜 국민 분노하게 하느냐…"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예천경찰서는 조만간 박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주민소환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정의당은 연수 경비 전액 반납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은 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한 채 어제 자유한국당만 탈당했다. 물의를 빚은 의원 9명중(무소속2명) 자한당 소속이 7명이나 되는데도 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예천과 나라를 망신시킨 의원들이 무슨 자격이 있느냐, 알아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며 “군민의 혈세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으면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야지 고삐 풀린 망아지도 아니고, 참으로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2017년에는 도의원 외유 사건으로 이른바 '레밍 논란'이 일었다. 큰 물난리 속 외유 논란이 일자, 자한당 소속 김학철 전 충북도의원은 국민을 들쥐의 일종인 '레밍'에 빗대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새해 첫날에는 고양시의회 채우석 의원이 면허정지 수준으로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시행, 보름도 지나지 않아서다.

 

이런 가운데 광역·기초 의원이 필요하냐는 목소리는 다시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의 광역의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5743만 원이었고 기초의원은 3858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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