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법농단 '수괴' 양승태, 반드시 구속 시켜야 한다

법원 이번에도 '적폐 감싸기' 나선다면 사법불신 돌이킬 수 없어질 것

편집부 | 입력 : 2019/01/14 [16:34]

사법농단 수괴 양승태가 14일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은 이후 두 번째다. 양승태는 첫 소환에서 오만하게도 전직 대통령인 이명박과 박근혜도 섰던 검찰 포토라인이 아닌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며 뿌리 깊은 권위의식을 뽐냈다. 그러더니 검찰 수사에서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고 한다. 더러운 범죄자의 뻔뻔한 작태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뒤로 하고 입장을 밝히는 양승태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이러한 방침은 지극히 올바르고, 상식적으로 당연한 결정이다. 양승태 시기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임종헌도 구속된 마당에 그 수괴인 양승태를 불구속 기소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양승태보다 '높은' 자리에 있었던 중범죄자 이명박과 박근혜도 구속 수사를 받았다. '도주 우려'가 거의 없는 유명인들이지만 구속 수사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의 염원인 '양승태 구속'이 법원의 방해로 무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은 것또한 사실이다. 임종헌은 구속되었지만, 양승태 시기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병대와 고영한에 대한 구속영장은 '충분히 이뤄진 증거수집' 등 황당한 이유로 기각되었기 때문이다.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 기각은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로 전국민적인 비판을 받은바 있다. 게다가 지난 4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찰'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정권 국정원장 남재준이 '보고는 받았지만 지시하지 않았다'는 논리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법원이 판결을 악용하여 조직적으로 '양승태 지키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남재준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장 성창호는 양승태의 수하로서 사법농단 연루 법관이다.

 

조중동 등 反개혁 성향의 '적폐 언론'들과 양승태를 지지하는 '토착 왜구'들은 지금의 구도를 법원과 검찰의 대결인양 몰아가고 있다. 문제는 양승태를 따르는 상당수 법관들의 생각도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양승태가 검찰이 아닌 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의 죄 없음을 강변하고 '편견', '선입관' 운운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도 법원에 보내는 메시지로 읽힌다. 법원과 검찰이 갈등해온 역사는 유구하고, 과하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 긴장 관계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것이 '범죄 조직원 보호'의 동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양승태에게서 '상식' 같은 것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 같다.

 

그런데 사법 개혁을 하겠다던 김명수 대법원장도 검찰 수사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수 보도에 따르면 많은 고위 법관들이 김 대법원장의 '강도 낮은' 개혁 조치에도 거세게 반발하는 기류가 매우 심하다고 한다. 이는 오랜 세월 체제와 권력에 순응해 살아남은 그들의 성향에 더해, 사법개혁에 대한 '적폐 언론'들의 허위 중상모략도 상당히 기여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이렇게 개혁을 피하며 내부 적폐를 감싸는 사법부의 권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한 70대 남성이 출근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화염병을 던지는 '테러'를 저지른 적이 있다. 범죄의 동기는 사법개혁이나 적폐청산과는 무관한 것이었으며, 사법부 규탄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애꿎은 김 대법원장에게 위해를 가한 짓은 백번이고 규탄해 마땅할 중범죄임에 틀림없다. 사법농단 수괴 양승태에게도 해서는 안 될 경거망동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양승태가 아닌 김 대법원장이 당한 사건임에도 온라인에는 이해한다는 식의 반응이 넘쳐났다. '석궁 판사' 사건 당시 가해자에 비난 일색이던 반응과 꽤나 달라졌다. 추락한 사법부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여론이다.

 

재판에 대한 정치적 시비도 날로 더해가고 심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양승태 등 독재정권 부역자들을 앞세워 가짜 간첩들을 만들어낸 '암흑기'를 극복한 뒤로, 그 권위를 되찾아가는 흐름에 있었다. 대형 노동분쟁처럼 사건 자체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경우, 유명 정치인에 관한 사건, '적폐 언론'들의 '좌파' 몰이 등 소수 사례를 제외하면 재판 자체가 정치적 논란에 휩쓸린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이 사법부 장악을 완성하고 박근혜 정권이 되자 이해할 수 없는 불공정한 판결들이 폭증했고, 여론의 관심을 받은 주요 재판은 거의 예외없이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사실 이 모든 것을 사법부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접근법은 내팽개치고, 분쟁만 생기면 다짜고짜 법원으로 가져가는 재벌 등 수구 기득권의 '사법 만능주의'는 사회 가치의 모든 판단을 사법부에 일임하는 '사법부 의존증'을 만들었다. 언론과 여론은 법관들을 '정치적 성향'으로 나누며 역대 청와대와 국회 또한 이를 인사 기준으로 삼았다. 이 모든 환경은 이명박근혜와의 공조로 법원을 장악한 양승태 패거리가 마음껏 날뛸 수 있게 한 토양이다.

 

그럼에도, 사법부에는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수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들은 사회가 요구한 최종 판단자를 자임했고 이를 실행한 당사자로서, 사회에 책임을 돌릴 자격이 없다. 더하여 앞으로도 많은 중요한 판단이 사법부에게 넘어갈 것이며, 사법부 구성원의 정치 성향 논란도 사라질 리 없어 보인다. 모든 문제 요소가 남아있는 가운데 사법부 판단이 권위를 회복하려면 도덕적 우위가 필요하며, 이는 공명정대함과 자신에 대한 엄격함에서 나온다. 국민이 당장 사법부에 원하고 있는 첫째는 사법농단 세력 단죄다. 사법부 권위 추락의 직접적 원인 제공자인 양승태와 그 일당의 철저한 청산에서, 국민들은 공명정대함과 자신에 대한 엄격함을 느낄 것이다.

 

사법부는 이미 수 차례 실패했다. 박병대와 고영한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하며 내세운 논리는, 양승태의 말에 담겼을 뜻과는 정반대 방향의 '편견'과 '선입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양승태에 대해서는 달라야 한다.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 '편견'과 '선입관' 없이 심사하라. 이번에도 다른 뜻을 담는다면, 국민은 앞으로의 모든 판결도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보게 되고, 그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나라를 집어삼킬 괴물이 될 것이다. 권력 집단이라고 그 속에서 무사할 것이라는 기대는 접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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