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잘 되려면...

민주정권에서 대통령 및 그 참모들의 강철같은 개혁의지가 중요하다.

허재원 | 입력 : 2019/01/20 [23:44]

문재인 정권은 기득권 세력 저항을 두려워하여 부동산과 교육 등 민생직결 분야 과감한 개혁으로 국가와 사회의 공적인 책임성을 강화하는 정책 시행을 주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실망감이 최근 지지율 하락 주 요인이다.

 

최저임금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충격완화 정책(보조금, 노동자 재교육 프로그램, 실업자 복지강화등) 을 먼저 실행후 나중에 시행되어야 했으나 순서가 거꾸로 되었다. 정권이 개혁을 주저하니 국민이 실망하여 국정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이다.

 

초조해진 정권은 재벌에 손을 내민다. 개혁을 추진하던 인사들은 짐 싸고 그 자리는 관료에게 다시 돌아간다. 결국 바뀐 것은 없고 종전 경제사회 패러다임(체제)이 유지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정치권력은 여러번 교체되었으나, 경제권력은 한번도 교체된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행로에 노무현 정부의 실패가 겹쳐 보인다.

규제혁신을 들고나와 금산분리 완화, 원격의료/의료민영화 허용, 대거 민자유치 인프라 건설 허용등 반대로 가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민심은 악화되었다.

 

과거 노무현 정권은 2003년 6월 '성장과 분배의 조화'라는 당초의 공약을 버리고 삼성재벌 2기의 경영이념인 '2만달러 달성'을 국정목표로 발표하며 기득권 세력과 화해했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맞는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통합적 노동정책,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의 진보적 정책을 포기하고 화물연대와 철도노조 파업을 무력진압하는등 보수화 하였다. 경제정책면에서는 부동산 개발정책으로 기득권세력과 타협하고, 선거공약이었던 분양원가 공개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정치제도 면에서는 지역주의 정치제제를 타파할 유일한 수단인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같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지역주의 타파를 '제도개혁'이 아니라 '정계개편(연정)을 통한 정치구도 흔들기'로 접근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문재인 정권도 기득권을 놓기가 아까운 듯 순수한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지 않고있다. 노무현 정권때 야당의 극심한 반발로 사립학교법 개정은 '도루묵'이 되었다.

 

대통령이 아무리 올바른 정책방향을 잡고 앞서가도 수구관료 집단이 뒤따라 가기는커녕 밑에서 흔들어버리는 게 현실인데, 조직화되고 시스템화된 지도력으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오직 대통령의 결단과 의지에만 의존하면 개혁은 실패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를 피하려면 개혁세력이 결집하고 정권은 개혁적인 야당과 연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보수언론과 야당의 집중공격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왜곡과 오해가 축적되고 대중적 피로감이 고조되어 정부여당에 우호적이었던 친여세력과 진보단체, 일반시민까지 비판대열에 합류하게 된것이다.  즉, 문재인 정부를 견인하던 중추 세력 일부가 등을 돌리자 국정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권은 반개혁세력에 대한 압박과 협상을 동시에 강력하게 구사해야한다. 노예해방 문제로 남부와 북부가 갈라지면서 시작된 남북전쟁과 그 와중에서도 강온파로 나뉘어 대립을 일삼는 정당, 그리고 흑인들을 위한 전쟁이라는 생각으로 반대하는 일부 병사들의 저항에 맞서 노예해방선언을 밀어붙임으로써 인류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링컨 대통령의 리더쉽을 배워야 한다.

 

링컨은 늘 대의를 앞세우며 얻어둔 공정하다는 평판, 정적마저도 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트유의 친화력, 정국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정치적 감각을 가지고 취침직후 남북전쟁 발발로 신임각료들과 미처 호흡을 맞춰볼 틈도없이 즉시 전시내각을 운영해야 했으나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상황과 유사했다)특유의 포용력과 친화력으로 정치적 개성이 강한 자들을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이며 비상한 국정난제를 풀어나갔다. 링컨은 지나치고 비굴하다 싶을 정도로 겸허하게 당내외 인사들과도 일대일 대화를 마다하지 않았으나 절대 양보할수 없는 명분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협박등 비신사적 행동까지 감행하여 반드시 완결시켰다

 

부동산 문제 해결 없이는 소득주도성장도, 혁신성장도, 공정경제도 불가능하다.

 

소수 재벌과 지주들이 가만히 앉아서 사회구성원들이 피땀흘려 만든 부를 합법적으로 약탈하는 마당에 혁신과 공정이 가능할리 없으며, 임금 보다 주거 비용이 훨씬 가파르게 오르니 소득주도성장도 공염불이다.

 

이재명 지사에 의하면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국토보유세 부과 기준의 절반 정도만 적용해도 한 해 15조~16조 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가능하여, 전체 국민5000만명에 토지 배당금을 기본소득으로 1인당 연간 30만원 지급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전 국민의 95%가량이 내는 국토보유세보다 국민들이 받는 배당금이 더 많아진다. 이러한 정책은 국토보유세를 지방세로 전환해 광역지자체에 권한을 위임하면 현행 법률에서도 충분히 시행가능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피할 수 없는 불평등과 양극화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기본소득제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부동산 자산 규모가 매우 크다. 2015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민간 토지 자산총액의 비율은 309%다. 이는 OECD 13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전체 평균인 179%를 훌쩍 넘는다. 인구밀도, 경제발전수준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의 토지자산 규모는 아주 큰 편이다.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로, 프랑스 0.57%, 일본 0.54%, 영국 0.78% 등의 국가와 비교하면 3~5배 낮다. OECD 13개국 평균도 0.33%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재명의 '국토보유세'는 간결하게 각자 보유한 토지의 가치만큼 세금을 내자는 것이다.

그러면 과세기준에 대해 복잡하고 쓸데없는 논란이 불필요 해진다. 물론 누진율에 대해서는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다. 기본소득을 나눠주면 특히 젊은이들이 당장의 호구지책으로 맘에도 없고 적성에도 안맞고 인권을 무시하는 직장을 강요당하지 않고, 자신이 잘할수 있는 일을 조금 더 준비할 여유를 가지게 된다. 단순히 젊은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는 차원 정도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어차피 일자리가 더 줄어들어 기계와 컴퓨터, 로봇이 할수 있는 일은 인간이 할수없게 된다. 따라서, 인간만이 할수 있는 창의성과 감성 활용 일자리만 남는다. 이러한 일을 맡아 경제적 가치를 실현해 내려면 청년들이 아무일이나 허겁지겁 생계를 위해 뛰어들게 되어서는 안되고, 여유를 가지고 즐기면서 준비할수 있는 여건이 주어져야 한다. 바로 그 여건을 주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결코 일하기 싫은 게으른 청년들에게 시혜로 주는 적선이 아니다. 그들이 더욱더 가치있고 사회전체의 행복에 기여할수 있는 일을 하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대북 정책의 성공으로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고 남한 재벌과 미국,유럽,일본의 자본이 투입되어 외형적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 해도 만일 지금의 남한과 똑같이 극도의 양극화와 노동소외 현상을 북한에서마저 반복한다면 문제가 될것이다. 만일 이재명의 국토보유세-기본소득이 남북한 모두에서 제대로 실현된다면 사회적 약자들 (미래의 잠재 강자들)도 희망을 가지고 한반도 전 민족의 잠재력이 극대화될수 있을것이다.

 

재벌 대기업 탈세, 불법상속, 불공정거래, 동네상권 지배를 막는 정책이 없다면 부의 불평등을 줄이기는 어렵다. 재벌 대기업이 최고 포식자로 군림한다면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자의 소득은 점점 쪼그라들고 말 것이다. 부의 집중과 심화는 결국 사회갈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중산층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장기적인 경제성장도 저해하게 된다.

 

덴마크의 사회적 대타협은 '유연안정성 (FlexiCurity)' 모델로 완성되었다.

사용자가 원하는 '자유로운 해고' 를 의미하는 유연성(Flexibility)와 노측이 원하는 '소득보장' (Security) 을 교환한 대타협이다. 노동자들은 해고시 4년간 실업급여 보장받고, 저소득 그룹은 해고전 급여의 90%를 보장받는다. 이 덕분에 해외로부터 많은 기업투자 유치 추가효과도 발생했다.

 

핀란드 정부는 노조가입을 독려한다.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큰 틀에서 노사갈등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의 틀이 커질수록, 즉 누락되는 노조가 적을수록 갈등 위험도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한국 2100만 근로자 중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가입자 겨우 200만명이다.

전체 근로자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  노조를 결성 여유도 없는 노동자들, 미취업자들에게 이들이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대기업 노조는 사회적 대타협에 적극 참여하고, 자녀 일자리승계등 과다특혜를 포기해야한다.

 

핀란드 정부는 1967년부터 노조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월급에서 노조비를 공제하면 세금감면 혜택을 주었다. 그 결과 노조가입률이 1960년대 30%대에서 1970년대초 80%로 증가하였다. 한국 정부가 노조가입을 독려한다는 것을 상상할수 있을까?

 

핀란드에서 사회적 대타협은 자유시장경제를 지키는 핵심장치다.

그것은 임금인상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하고 노사분규를 최소화 하여 경제적 이득을 확보하며 사회갈등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한다.  이에 따라 핀란드의 사회통합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한편, 현재 한국에서 대기업 수유주들의 불만중 하나는 기업 소유권을 자식들에게 승계시킬때 상속세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가업 승계는 전혀 나쁜게 아니다. 기업 하나가 그냥 세워지는 게 아니다. 자식한테 평생 가꿔온 결과물을 넘기고 싶은 본능을 사회가 부인하면 안 된다. 일본과 독일에서는 가업 승계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그래서 100~200년간 지속하는 기업이 많다.

 

독일은 강소기업 (히든챔피언)이 1만7000개나 된다 . 실질 상속세율은 5% 이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속세율이 50%고, 대주주 경영권 승계 할증시 65%까지 올라간다 .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6% 정도다.

 

상속 재산은 이미 다 세금을 낸 것이라 이중 과세로 볼수도 있다. 사업소득세, 배당소득세, 이자소득세 등 다 내고 은퇴해 자식한테 넘기려니까 또 세금을 내라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나. 그래서 상속세 없는 나라가 많다. 이제 한국에서도 상속세율을 OECD 평균인 26%로 낮추는게 바람직하다. 또한, 부동산 양도세도 낮춰야 불요 부동산 매각이 활성화 되어 땅값 인하에 도움이 될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우리 경제에서 제일 심각한 게 인구 문제다. 숫자가 줄면 일할 사람도 없어지지만 시장 규모도 줄어든다.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나라가 없어지는 셈이다. 흐름상 저출산 추세를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실적 대안으로 비효율적인 저출산 대책을 인구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적극적 이민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행히도 전 세계적으로는 인구가 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는 인구를 데려올 생각을 해야한다. 이미 우리가 다문화 사회가 된 지도 오래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지금처럼 폐쇄적으로 갈 게 아니라 인구와 이민 문제를 전담할 `인구청`을 만들어 북한과 외국의 인구를 유인하는 적극 대응해야 할것이다.

 

혹자는 외부인구가 유입되면 국내 일자리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외부인구의 유입으로 총 인구가 증가하면 산업활성화, 소비활성화라는 긍정효과가 부정효과보다 크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기업가 정신이 숨쉴 공간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유는 반기업 정서나 규제때문이 아니라 한번 사업을 시도했다가 잘못되면 재기할수 없는 나락에 빠지는 사회환경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안전한 부동산과 공무원으로만 몰리고 있지 않은가.

 

또한, 한번 사업을 시도했다 잘못되면 더 이상 재기할수 없는 나락에 빠지는 이유는 좋은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지고 시도해도 창업생태계 지원환경이 부족하고, 잘 될것으로 보이는 신기술은 대기업이 꼬시거나 협박하여 탈취해가기 때문이다.

 

보수파가 우려한다는 '반기업 정서' 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반감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대기업에 대한 반감이며, 그렇게 대기업에 반감이 축적된 이유는 불법-탈법-정경유착-기술탈취를 대기업들이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요즘은 수백조원을 유보하며 투자도 잘 안한다. 그러니 돈이 돌지 않는다. 대기업이 더 이상 불법-탈법-정경유착-기술탈취를 안하고 부동산 투기가 없어져야 신기술 벤처와 중소기업에 대해 투자가 몰리고 고용이 확대되며 경제가 활성화 된다.

 

신성장동력으로 중소벤처를 키워야 하는데, 문제는 중소벤처를 어떻게 키워 혁신성장 할것인가 하는것이다. 한국의 중소벤처 분야 인력의 잠재력은 크다. 그러나 중소벤처를 키우기는 커녕 억압하는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있고, 그 주 원인은 권력과 결탁한 재벌기업의 부도덕한 탐욕 때문이다. 재벌기업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반 시장경제적 행태를 예방하는 법적.제도적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경제인들이 소리를 듣고 지역경제 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지역투어에 나섰다 한다. 그는 “인프라,제조업 고도화,스마트화등은 적극 지원하고 규제는 과감히 철폐” 하라고 지시했다. 인프라를 더 만들고 공장스마트화하고 규제해제한다고 지역 업계가 잘될까?


지금 지역경제가 불황이고 어려운건 인프라나 스마트공장이 없어서가 아니고 규제때문도 아니다. 한마디로 돈이 돌지 않아서. 돈은 왜 안도나. 막대한 돈을 대기업들이 금고에 쌓아두고 투자도 안하고 중소기업들과 상생차원의 분배도 안하기 때문이다.

 

윤증현 전 기재부장관은 “실물경제도 무너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분배 위주 정책이 빚은 참사다” 고 비판했다. 그러나, 중화학공업 위주 실물경제가 무너지고 있는것은 MB때부터이며, 분배위주 정책은 문재인 정권에서 사실상 아직 시작도 못했다. 이 점을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다른 묘안을 찾아도 경제문제는 해결난망이다.

 

우리 사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기업 주도의 수출 중심 경제 정책만을 고수한 결과, 허약한 중소기업과 취약한 내수시장 등 부실한 경제 구조를 축적해 왔다. 경제성장이라면 진보나 보수 정권 할 것 없이 '기업 도시'나 '대기업 유치‘ 만 생각하는 빈약한 상상력도 한 몫 하였다.

 

권력이 바뀌어도 체감할 수 있는 삶의 변화나 지역경제의 변화는 없다. 보수정권뿐만 아니라 진보개혁정권 또한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을 생각은 하지않고 겨우 통증만을 완화시키고 연명시키는 임시방편 역할만 해왔다. 시장만능과 이익만능의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순환 경제,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문제는 중앙 정부가 재벌들에 독점되고 대기업들에게 과점된 황폐화된 경제 생태계를 혁신적으로 재구성할 생각을 하지 않거나, 생각했다 해도 약간의 시도만 하다 제풀에 지쳐 자신감을 잃고 중도 포기한다는 점이다. 민주정권에서 대통령 및 그 참모들의 강철같은 개혁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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