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체적 난국’ ‘통합’ 말하기 전에 대국민 사과부터...”

박근혜 국정농단 책임자이자 공범, 은신하기 위해 정치권 입문?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입력 : 2019/01/21 [23:19]

황교안은 ‘황교안’을 반성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 4년 내내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주장한 뒤 “자유한국당과 함께 문재인 정부 경제 실정과 민생 파탄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통합’과 ‘화합’이라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지난 2016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하는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헌법과 법률에 대한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다.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건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이다.” 황교안은 법무부장관으로서, 또는 행정부 2인자인 국무총리로서 박근혜의 헌법 위배행위에 대해 공적으로 단 한 번도 비판적인 말을 한 적이 없다. 게다가 그가 파면당한 뒤 나라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던 시기에도 국민들을 향해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책과 방안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황교안이 지난해 말부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과 부정적 여론이 엇비슷해지자 새해 들어 한국당 입당 의사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촛불혁명에 힘입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1년 반이 지나도록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새해 초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국무총리 이낙연(13.9%)에 이어 2위(13.5%)를 기록하자 ‘옳다, 나도 대통령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부터 공격하고 나선 것이라고 풀이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황교안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을 받자 “그 질문에는 고맙게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통합이다. 한 마음 한 뜻으로 통합해서 할 일을 감당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마치 ‘먼 산 바라기’를 하는듯한 태도였다. 그러자 여당도 야당도 그에게 격렬한 비판을 퍼부었다.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위기로 몰아넣었던 당사자 입에서 나올 말인가?”(더불어민주당).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는 그저 ‘친박 아이돌’로 만족해야 할 것.”(바른미래당) “쉰 재생에너지로 자유한국당을 살리겠다는 생각은 지나친 자신감”(정의당) “희극적 좀비정치의 비극적 서막.”(민주평화당)

 

황교안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비판은 박찬운(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 15일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다음과 같이 썼다. “그 사람은 정치를 할 사람이 아닌데. 평생 운 좋게 꽃길을 걸어온 사람이 정치 정글로 들어가? 진짜 대통령 야심이 있는 거 아니냐? 그 사람은 국정농단의 책임자요, 공범인데, 아무리 봐도 그건 무리인데. (···) 정치권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상의 은신처다. 보수의 아이콘이 되어 정치권력의 한 축을 형성할 수 있다면 망외의 강력한 보호막이다. 그것이 언젠가 닥칠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자신을 구할 최상의 카드다.”

 

‘적반하장’ ‘후안무치’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황교안을 보면서, 일찍이 1960년대에 김수영이 쓴 시 ‘절망’이 떠올랐다.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 (···) 졸렬과 수치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황교안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

 

황교안이 자유한국당에 들어가는 것은 그의 자유이다. 그러나 그가 그 당에서 지도적 위치에 올라 궁극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려는 꿈까지 꾸고 있다면,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부역’한 사실에 대해 주권자들을 향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것은 정치인으로서뿐 아니라 한 기독교 종파의 전도사로서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ㆍ동아투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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