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구속되던 순간, 촛불은 '만세' 태극기모독단은 '절규'

[생생현장] 양승태 구속 심사하던 날, 서울구치소 앞 6시간 취재기

편집부 | 입력 : 2019/01/24 [15:42]

지난 23일 오전 10시 30분, 사상 최악의 사법농단 '수괴' 양승태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시작되었다. 양승태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쳤다. 지난 11일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오만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양승태 구속을 요구하는 10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7시, 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양승태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지난해 7월부터 양승태 구속을 촉구하며 농성과 매주 집회를 개최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많이 참가했다.

 

집회에 참가한 '적폐청산 의열행동본부', '사법농단 양승태 구속 시민 의용단', '21세기 조선의열단' 등 촛불시민단체들은 오후 8시 집회가 끝나고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양승태는 박근혜, 이명박과 달리 서울구치소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합산 징역 32년의 중범죄자 박근혜가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서울구치소 앞에서는 박근혜를 추종하는 '태극기 모독단'이 박근혜를 석방하라며 연일 집회를 벌이고 있다. 촛불시민들이 서울구치소 앞에 도착하니 태극기와 성조기(미국 국기)를 같이 든 10여 명의 박근혜 광신도들이 '양승태 석방'을 외치고 있었다. 대한애국당 피켓을 들고 '애국문화협회'라 쓰인 현수막을 앞세운 그들은 촛불시민들이 도착하자마자 "빨갱이" 등 모욕적인 말로 도발을 시작했다.

 

▲ 23일 밤, '21세기 조선의열단'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구치소 앞에서 민중당과 함께 '양승태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이어 민중당이 도착하여 현수막을 펼치고 오후 9시쯤 정당연설회를 시작했다. 촛불시민들도 민중당 정당연설회 현장에 합세하여 양승태 구속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하였다.

 

양측은 불과 5~10m의 완충지대를 사이에 두고 '구호 전투'를 벌였다. "양승태를 구속하라", "구속영장 발부하라"를 외치는 촛불시민과 민중당원들의 외침에, '태극기 모독단'은 "양승태를 석방하라", "구속영장 기각하라"로 응수했다.

 

촛불시민과 민중당원을 합하여 30여 명이 외치는 목소리에 10여 명에 불과한 '태극기 모독단'의 목소리는 묻히기 일쑤였다. 이에 '태극기 모독단'은 도발의 수위를 더욱 높이기 시작했다. 민중당을 겨냥하여 "이석기를 사형하라", "민중당을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촛불시민들을 도발하기 위해 '문재인 탄핵'까지 언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온갖 욕설과 비속어를 쏟아내기 시작하며, 서울구치소 앞은 박근혜 광신도들의 태극기 모독 집회 현장과 같은 난동판으로 변해갔다.

 

밤이 깊어가며 '태극기 모독단'이 외부 지원을 요청했는지, 인원이 계속 늘어났다. 그 '지원 병력'은 차량에 달린 고출력 스피커도 같이 가져와 군가를 크게 틀며 촛불시민들의 목소리를 덮어버리기도 했다. 촛불시민들은 온갖 욕설을 퍼붓는 '태극기 모독단'을 향해 '토착왜구'라고 비웃으며 대응하고 그들이 트는 군가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했지만, 긴 시간 구호를 외치며 지친 촛불시민들이 '인력 충원'을 하는 '태극기 모독단'에 밀리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었다.

 

자정이 지나 날짜는 24일이 되고, 현장에서 대기하는 방송 기자들이 근무 교대를 하는 가운데 서울구치소 앞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에서 피곤함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구호를 외치던 촛불시민 상당수도 몸을 녹이러 들어가 10여 명이 남았고, 촛불시민들을 꾸준히 도발하던 '태극기 모독단'에서도 일부 참가자만이 마이크를 들고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이명박 구속 영장은 자정쯤에 발부되었고 박근혜 구속 영장은 새벽 3시쯤에 발부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자정을 넘겨도 소식이 없자 '이제 3시나 되어야 심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렇게 시간은 초조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 24일 새벽, 양승태 구속 소식에 민중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피켓을 흔들고 있다.     ©서울의소리

 

모두가 추운 몸을 녹이러 차 안에서 쉬던 새벽 2시,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지려 할 무렵 스마트폰 알림이 울렸다. 법원이 양승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는 뉴스 속보였다. 현장으로 달려가는 사이, '태극기 모독단'과 대치하던 촛불시민들에게도 그 소식이 전해졌고, 시민들은 "이겼다!"고 환호하며 만세를 부르기 시작했다.

 

잠시 어리둥절하던 '태극기 모독단'은 상황을 파악하고 절망하기 시작했다. 추운 날씨에 5시간 가량 한 자리를 지키며 지칠 대로 지친 촛불시민과 달리 인력과 장비를 보충하며 분위기를 압도하던 '태극기 모독단'의 기세가 한 번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처음에 "나라가 미쳤다"며 분노를 쏟아내더니, "우리는 이길 것"이라는 '정신승리'를 하기에 이르렀다.

 

조금 전까지 마이크를 잡고 기세등등하게 촛불시민에게 욕설을 퍼붓던 한 '토착왜구'는 당황한 모습으로 촛불시민들을 향해 연신 "빨갱이들"이라고 소리칠 뿐이었다. 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2016년 12월 9일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을 결정한 2017년 3월 10일 이후로는 처음 보는 '통쾌한' 모습이었다.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가운데 촛불시민들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촛불시민들은 축하의 의미로 준비한 케이크를 가져와 들고 양승태 구속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양승태 구속 투쟁 승리를 자축하며 춤을 추며 기뻐했다.

 

그러는 사이 '태극기 모독단'은 두세 명의 개인방송 진행자와 대여섯 명의 참가자를 빼고 모두 자리를 떠났다. 남은 자들은 구속이 기각된 박병대를 기다리며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쓰레기 언론"이라며 괜한 화풀이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광신도들을 겨냥한 '가짜 뉴스'만 믿으며 현실을 외면한 자들의 '최후'를 보는 듯했다.

 

이날 촛불시민들은 "2018년 7월 양승태 집 앞 농성을 시작한 이후 7개월만에 승리했다"며, "우리는 양승태 구속을 예상하고 케이크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촛불시민들은 진실로 기쁨에 찬 표정으로 '승리'를 축하했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양승태 구속을 염원하고 기대해 왔던 국민들도 이날만은 기쁘게 활짝 웃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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