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1차 유무죄 가릴 재판부 누가 됐나... 재판 청탁 박근혜는?

전·현직 법관 정치권 인사..재판 청탁·거래 처벌 수위는? 박근혜·김기춘·윤병세·김앤장 처벌 대상

정현숙 | 입력 : 2019/02/12 [10:14]
양승태 기소…47개 범죄사실·10가지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 인정 여부가 최대 쟁점
 

재판 넘겨진 사법농단..재판 청탁·거래 처벌 수위는?

 

'피고인' 양승태, 24년 후배가 심리..중앙지법 형사35부 배당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8개월 만에 사법농단의 몸통으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재판에 넘겨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차 유무죄를 가릴 재판부가 12일 오후 결정됐다.

 

사법부 수장으로는 역사상 처음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는 만큼 누가 그의 심판자가 될지 그동안 초미의 관심사였다. 통상 형사 사건은 전산 시스템에 따라 무작위로 배당한다. 그러나 양승태 사건의 특성과 재판부 제척 사유 등을 고려하면 곧바로 무작위 배당을 하기 어려웠다.

 

법원은 각 재판장과 양승태의 연고 관계, 현재 맡은 업무량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한 뒤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 배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법원 안팎에서는 양승태의 기소 등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11월 형사합의부 3곳을 신설한 만큼 이들 가운데 '당첨자'가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였고 결국 오늘 24기수 아래 후배 판사에게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2일 내부 논의를 거쳐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을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선정하고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형사35부는 양승태의 기소 등을 염두에 두고 법원이 지난해 11월 신설한 3곳 중 한 곳이다. 법원측에 따르면 배당은 형사합의부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연고 관계,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한 뒤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 배당으로 이뤄졌다.

 

배제 대상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있거나 양승태 대법원시절 법원행정처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재판장의 부서로 알려졌다. 

 

사건을 심리할 박남천(52·연수원 26기) 부장판사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1993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광주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내리 재판업무만 맡았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에 발령돼 민사 단독 재판부를 맡다가 형사합의부가 신설되면서 자리를 옮겼다.

 

양승태의 범죄 사실은 무려 마흔일곱 개(47)에 달하고 10가지 혐의가 있다. 굵직한 혐의점들을 한번 살펴보자. 먼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처럼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가장 크다.

 

그리고 법관들을 사찰하고 판사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 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비자금 3억 5천만 원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관들의 진술도 확보를 했다. 많은 판사들이 양승태가 지시한 내용에 대해 서로 답을 주고 받은 이메일도 물증으로 제시했다.

 

검찰은 이번에 박병대 전 대법관과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서도 각각 33개와 18개의 혐의를 들어 기소를 했으며 이제 검찰이 기소를 한 만큼 공은 법원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단죄하는 사안이라 김명수 대법원의 고민이 클수 밖에 없다. 1심을 담당할 재판장들 상당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관계가 얽혀 있기때문에 어느 재판부에 맡겨야할지가 난감하다.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는 재판부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가 기소된 서울중앙지법에 형사 합의부는 모두 16곳인데 이 가운데 7곳은 이달 말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장이 교체되어 배당에서 제외되면 9곳이 남는다.

 

이 가운데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판사들, 또 블랙리스트 피해를 받은 판사, 그리고 업무량이 과도한 재판부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사건을 배당할수 있는 곳은 5곳 뿐이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검찰 조사를 받은 판사 100여 명 중 상당수가 추가로 재판에 넘겨진다는 거다. 이 재판도 배당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이번 사법 농단 사건은 판사들만 처벌해서 끝날 게 아니다.

 

검찰, 양승태 기소 후 법관 10여명·국회의원과 박근혜, 김앤장 등 수사 타겟 

 

사법농단 사건의 정점인 양승태를 구속기소한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그리고 정치권 인사에 대한 사법처리를 결정하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선 ‘양승태 사법부’ 시절 직간접적으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여한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이달 중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현재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100여명의 법관들 가운데 이번 사건에 핵심적으로 가담한 10여 명 안팎의 법관을 우선 기소 대상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입건된 차한성 전 대법관과 유해용 전 고법부장이 우선 기소 대상으로 꼽힌다. 여기에 중앙선관위원장 재직 당시 통합진보당 재산 국고귀속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인복 전 대법관, 강제징용 재판 재상고심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김용덕·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한 기소 가능성이 높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원 내 인사들의 기소 여부를 마무리한 후 ‘재판 청탁’ 의혹을 받는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결정한다. 
재판 청탁을 한 국회의원들도 있고 판결에 깊숙히 개입한 김앤장 법률 사무소가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전현직 국회의원은 6명이 있다. 불법 정치자금 재판을 받으면서 '방어 방법과 예상 형량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자한당 홍일표 의원과 지인 아들이 성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벌금형으로 해달라고 청탁한 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이 있다.

 

재판 청탁의 종착지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인데 임종헌과 함께 직권남용죄의 공모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일제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처벌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일본 전범 기업을 대리하면서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김앤장 법률 사무소는 기소할 법리가 마땅치 않아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검찰은 오늘로 사법 농단 수사를 일단락할 전망이다. 검찰은 그러나 양승태에 대한 추가 기소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기소는 12일 구속기간 만기에 따른 것이고, 이날 기소되지 않은 혐의에 관해 추후 검토를 거쳐 추가로 재판에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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