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하고 돈 바꿔쳐먹은 조선일보”, 라디오 시사프로 진행자 트집잡아

조선일보 기자들, 로비스트 박수환과 결탁해 기사거래까지 한 정황이 뉴스타파에 의해 드러나

서울의 소리 | 입력 : 2019/02/12 [15:36]

▲ 2014년 9월 박수환 전 뉴스컴 대표와 강경희 조선비즈 디지털편집국장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 사진=뉴스타파

2014년 9월 박수환 전 뉴스컴 대표와 강경희 조선비즈 디지털편집국장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 사진=뉴스타파


최근 조선일보 기자들이 로비스트 박수환과 결탁해 기사거래까지 한 정황이 뉴스타파에 의해 드러났다. 조선의 부패가 곪다 못해 터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자기반성은 커녕 라디오 시사프로를 문제 삼고 진보 인사들에 등급을 매기고 트집을 잡고 있다.

 

로비스트에게 금품을 받고 청탁성 기사 작성하고 대기업으로부터 미국 왕복 항공권 수수·기사 거래 정황도 드러났다. 홍보대행사를 하는 로비스트 박수환은 '언론과 기업' 사이에서 3각 거래를 중개하며 이득을 챙겼다.

 

그는 언론사 사주·대표와도 문자를 주고받았으며 기업 청탁이 '독자 의견'으로 둔갑하고 기자 칼럼에 끼워 넣기도 했다. 또한 불리한 기사는 빼주기·미루기 등으로 분탕질을 했다. 

 

뉴스타파가 지난 1월 29일 보도에서 지목한 인사는 송의달 조선일보 편집국 선임기자, 강경희 조선비즈 디지털편집국장, 박은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 사회부장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송 기자가 박 전 대표를 통해 자신의 자녀를 대기업 인턴에 취업시킨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타파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대가로 거액을 챙긴 혐의로 현재 실형을 사는 박수환 전 뉴스컴 대표의 문자를 대량 입수해 보도하고 있다.

 

그런 조선일보가 가소로운 훈수를 두고 있다. 

 

[지상파 라디오들 文정부에 주파수]라는 11일인 어제 조선일보 제목이다. 12일인 오늘은 [박주민 8회, 이정미 6회, 우상호 4회… 여권 인사들이 장악한 ‘라디오 마이크]라는 제목을 달고 1면에 실었다. 

 

조선일보는 11일 발표 된 서울대언론정보연구소 보고서를 인용, 정부·여당에 대한 우호와 비판 정도를 수치로 등급을 나눠 적나라하게 매겼다. 

 

-2(분명하게 우호적), -1(대체로 우호적), 0(중립), 1(대체로 비판적), 2(분명하게 비판적) 5단계로 나눠 편향성 지수를 매긴 이번 연구에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편향성 지수가 -1.4로 정부에 가장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1일자 조선일보 보도〉

11일자 조선일보 보도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발표한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프로그램 평가 연구’ 보고서 결과를 인용하며 라디오의 경우 “모든 프로그램의 숙의성이 낮아 정부 비판적 논조를 가지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려주는 정론적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의적 해석을 내렸다.

 

문제는 이번 보고서의 책임연구원을 맡은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위치’를 언급할 수밖에 없다. 윤 교수는 학계에서 새누리당 성향의 교수로 분류된 바 있고 박근혜정부 때 여당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을 맡았다.

 

윤석민 교수는 이날 조선일보에 “지상파 시사 프로의 공정성이 정치 권력 향배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였고, 박근혜 정부 때 눌려 있던 친 민주당 성향이 문 정부에서 의미심장하게 드러나는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그의 이력을 봐서라도 윤 교수 본인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오히려 자신의 편향성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 

 

조선은 “라디오 시사프로는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친(親)민주당 성향을 보였고, 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부 옹호’ 혹은 ‘정부 대변’ 역할을 해온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변했다.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충실한 나팔수 노릇했던 조선의 정치적 편향성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해당 보고서는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공공연히 밝혀온 김제동·김어준·주진우·김용민이 대거 TV 및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진출하며 이번 정부에서도 방송의 공정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라디오 시사프로는 대체로 모든 시기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으며, 현 정부 들어 권력 옹호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고 결론 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는 ‘자유한국당(새누리당) 비판=민주당 지지’라는 이분법을 전제로 우파 성향의 친박근혜 윤석민 교수가 조사한 측면을 배제하면 안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편향성 지수가 –1.4로 현 정부에 가장 우호적이었고, 지금은 폐지된 SBS ‘김용민의 정치쇼’가 –0.57로 두 번째로 우호적이었다.

 

역시 지금은 폐지된 tbs교통방송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 KBS ‘최강시사’가 각각 –0.22로 나타났으며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는 –0.13로,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0.08로 정부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10월24일 SBS ‘김용민의 정치쇼’에선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고가시계 논란 보도를 청탁했던 뉴스를 언급하며 “우리가 세금내서 만든 국정원이 당신들 장난치는 장난감으로 보였나? 용서할 수 없다”는 진행자 김용민씨의 멘트가 나갔다.

 

그런데 보고서는 이 대목을 진행자의 편향성 사례로 들었다. 명백히 드러난 국정원의 불법을 비판한 뒤 곧바로 국정원을 옹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발언을 정부편향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경우 2018년 4월9일 친박 집회의 극우성향을 언급하며 김어준씨가 “이 집회는 이상하게 남의 나라 성조기를 든다. 일본과 위안부를 문제 삼지도 않는다. 보호무역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다른 나라 극우랑은 조금 다르다”고 말했는데 역시 보고서에선 정부여당 우호적 멘트로 분류됐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는 2017년 8월2일 문재인정부의 고소득자 증세안 세법개정에 대해 “결국엔 부자들 눈치 보는 거죠?”라고 지적했는데 이 대목은 야권에 우호적 멘트로 분류됐다. 

 

그러나 해당 발언들을 일률적으로 여권 또는 야권 유리로 보기는 어렵다. 여야 모두를 비판하는 멘트일수도 있고, 여야의 유·불리를 떠나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밝힌 발언도 존재할 수 있어서다.  

 

또한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 비판성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보고서 주장대로 프로그램이 편향 됐을 수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잘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조사기간 동안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권과 동일시점에서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비판 일색인 해당 보고서에는 단 한 가지 유의미한 대목도 있다. 보고서는 “박근혜 정부 시기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 때 여야 갈등이 있는 아이템을 포함한 논쟁 사안을 유의미하게 많이 다루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KBS ‘최강시사’, SBS ‘김용민의 정치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논쟁적 아이템을 월등히 많이 다뤘다. 논쟁적 이슈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언론자유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12일인 오늘 1면에서 “본지가 지난 1월 한 달간 4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출연진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4회 고정 출연하면서 CBS ‘김현정의 뉴스쇼’ 2회, MBC ‘심인보의 시선집중’ 1회,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1회 등 한 달간 총 8회 출연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건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는 박주민 의원만 고정 출연하는 게 아니고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박 의원과 ‘함께’ ‘최고의 정치’라는 코너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정치권 이슈를 여야 의원의 ‘다른 시각’을 통해 풀어낸다는 취지의 코너다. 조선일보는 마치 KBS가 민주당 박주민 의원‘만’ 고정 출연시키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김용민 "〈조선일보〉, 니네 기사하고 돈 바꿔쳐먹은 것부터 반성해!"

 

문재인 정부 들어 지상파 라디오 시사프로가 정부를 일방적으로 옹호해왔다는 조선일보의 일방적 비판에 대해, 방송인 김용민 씨는 11일 “뭘 어떻게 옹호했다는 '건지'가 전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또 낚였다. 거론된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며 “맥락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가운데 한 부분만 절취해 단정하거나, 제 멋대로 해석해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했다고 매도하는 식”이라고 들이댔다.

특히 “제가 직접 집필하는 오프닝 멘트에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비판(1.28)-문재인 대통령 수소에너지 정책 비판(1.17)-문 대통령 예비타당성 면제 비판(1.10) 등은 ‘항문’으로 들었던 모양”이라며 “비판할만 하니 비판한 것이었다”라고 언급, 일방적 옹호만은 아니었음을 밝혔다.

이어 “’좃선’처럼 자기 논조에 반하는 이의 주장과 반론을 완전히 누락하는 게 정상이냐”고 따진 뒤, “니네 기사하고 돈 바꿔쳐먹은 것부터 반성하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박수환 뉴스컴 대표를 통해 기사를 팔아먹는 등 거래사실이 확인된 '조선일보' 강경희-송의달-박은주 기자(왼쪽부터)〉 ('뉴스타파' 캡처)

〈박수환 뉴스컴 대표를 통해 기사를 팔아먹는 등 거래사실이 확인된 '조선일보' 강경희-송의달-박은주 기자(왼쪽부터)〉 ('뉴스타파' 캡처)

 

최근 홍보대행사인 박수환 뉴스컴 대표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뒤늦게 밝혀진 조선일보 기자들의 숱한 기사 거래의혹을 꼬집으면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냐’는 식으로 일갈한 것으로 보인다.


탐사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박 대표의 휴대폰에 저장된 문자파일 총 2만9534건을 입수, 조선일보 송의달 편집국 선임기자-강경희 조선비즈 디지털편집국장-박은주 디지털편집국 사회부장 등의 기사거래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2014년 9월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었던 강 기자는 박 대표에게서 에르메스 스카프를 전달받았다. 또 2014년 2월 미국 연수를 앞두고 있던 시기에, 당시 박 문화부장은 박 대표를 만나 전별금 명목의 금품을 받았으며, 송 선임기자는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으로부터 최소 수백만 원 이상의 미국 왕복 항공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로비스트 박수환과 조선일보 간부급 기자들의 금품수수 기사거래

 

‘장충기 문자’보다 부끄럽다. 그만큼 심각하다. 적나라하다. 장충기는 삼성그룹을 총괄하는 핵심인사였지만 박수환은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던 일개 로비스트였다. 최근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된 박수환의 휴대폰 문자파일 속에는 삼성 앞에서 비굴하고 초라했던 언론인들이 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자녀취업·명품·의약품까지 건네받으며 기사거래는 기본에, 로비스트 한 마디에 기사삭제까지 이뤄지고 있었다. 뉴스타파의 ‘박수환 문자’ 보도로 조선일보 기자들과 기업체간 기사거래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언론시민단체가 조선일보에 “언론을 참칭하지 말고 폐간하라”고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8일 논평을 내고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수많은 언론의 사주와 언론인들이 박 대표를 통해 부적절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기업들과 유착해 기사를 거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며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언론사가 바로 조선일보”라고 꼬집었다.

뉴스타파 홍여진 기자는 이날 tbs TV <이슈파이터>에 출연해 ‘박수환 문자’ 등장인물 179명 35개 언론사 가운데 조선일보 기자는 35명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중 기사거래 입증 가능한 8인에 대해 보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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