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나경원의 마이웨이... 美에 초치는 발언으로 따로 놀아

이해찬 "냉전 종식"에 맞서 나경원 "종전선언 섣부르면 안 돼"..북미회담 앞두고 훼방꾼 노릇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2/13 [10:22]

여야 지도부 오찬 불참..美 비건 만나 "속도조절 필요·종전선언 신중해야" 따로 놀아

 

미국을 방문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앞줄오른쪽 네번째)과 여야 5당 지도부가 11일(현지시간) 위싱턴 미 국무부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앞줄부터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 문 의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연합뉴스

미국을 방문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앞줄오른쪽 네번째)과 여야 5당 지도부가 11일(현지시간) 위싱턴 미 국무부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방미단으로 미국을 찾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공식 일정 외 개별 일정으로 미국 내에서 주로 보수 인사들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포함된 방미단은 10~17일까지 5박 8일 일정으로 워싱턴 D.C,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을 방문한다.

 

나 원내대표는 방미단의 공식 일정과 함께 자한당이 따로 꾸린 방미단과 독자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한당 방미단은 나 원내대표와 이주영 국회부의장, 원유철 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인 강석호 의원, 외통위 간사인 김재경 의원, 국방위원회 간사인 백승주 의원, 강효상 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통상 의원 외교 대표단의 해외 출장 시 여야는 주요 현안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아 한목소리를 내곤 했지만, 이번 방미에서는 유독 자한당의 ‘마이웨이’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국회 대표단의 주요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그들만의 일정’을 만들거나, 미국 각계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국내 보수진영의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

 

이해찬 "냉전 종식"에 맞서 나경원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척해 유독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만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달 말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시각차를 의도적으로 여실히 드러내면서 원내대표인 나경원 의원의 행보가 빠르게 돌아간다.

 

12일(현지 시각) 문희상 국회의장과 함께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여야 지도부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실시했다. 코리아 코커스는 한인 동포 밀집 지역구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의원 모임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6·25 전쟁을 치렀던 북한과 미국이 지난번에 정상회담을 했고 이번에 또 하는데 두 나라는 수교하지도 않았으면서 정상회담을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상회담이 아주 잘 되기를 기대하고 (미국에) 왔다"면서 "정상회담이 잘돼 동북아 냉전체제를 종식시키는 좋은 역사적인 큰 업적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한국 국회에서 대규모 대표단으로 미국에 온 것은 사실 미국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목표로 왔다"며 "저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반도 정책을 지지하기에 민주당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주면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한반도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분단의 고통, 평화에 대한 갈망을 중심으로 봐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저는 아무래도 보수주의자지만 미북정상회담에 있어서는 미국 민주당과 뜻이 같은 것 같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 평화 달성이 어려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큰 그림에 대해 저희도 굉장히 궁금하다"며 "이번 미북정상회담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만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화를 통한 해결,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비핵화, 한미일 3각 공조를 통한 비핵화는 적극 찬성하지만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군사훈련 감축, 비핵화 전 제재 완화는 반대한다"며 "정치적 선언이 될 것인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고 했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대승적으로 한목소리를 내어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마이웨이 독자 발언을 하면서, 국내에서 정부 정책 무조건 발목 잡던 버릇 못 버리고 앞으로 다가올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협에 대한 훼방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비건 만나 "남북관계, 미북관계, 미북협상 등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국회 방미단보다 늦게 출국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방문 일정에는 불참하고 11일 오전 월레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와의 조찬 간담회로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이 일정에는 자한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자한당 의원들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종전선언 등으로 이어질 때 핵 도미노 등의 우려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완전한 비핵화와 비무장 지대에서 실질적 변화가 없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전에 불과하다"며 "만약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본의 핵무장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나경원 원내대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종전선언 등을 논의하는 분위기에 (한국) 국민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 연합뉴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과 진행한 별도의 간담회에서도 나 원내대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종전선언 등을 논의하는 분위기에 (한국) 국민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르익어가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의 미래보다는 정작 당의 이해관계만 생각한 발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파월 전 장관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은 국제연합(UN)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면서 "북한은 정권이 위험에 빠질 수 있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나 원내대표는 파월 전 장관과의 간담회 일정을 위해 문 의장이 주재한 여야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당초 여야 지도부 방미 일정에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왔지만 자한당의 불참으로 협상이 불발됐다.

 

한 참석자는 "나 원내대표가 오찬 간담회에 오지 않아서 국회 정상화 이야기는 한 마디도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회 방미단 공식 일정에서도 자한당은 최근 급속도로 진전된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만 급급했다.

 

오전에 있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면담에서 나 원내대표는 "남북관계, 미북관계, 미북협상 등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는 주한미군철수, 유엔사 해체 등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한미동맹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아틀란틱 카운슬'이 주최한 '한반도 전문가 초청 간담회' 일정에서도 자한당 의원들은 '북한의 제한적인 핵 폐기 약속만 받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등 대가를 많이 주면 바람직하지 않다' '종전선언을 너무 섣불리 진행하면 주한미군 철수나 안보 공백에 우려가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주로 전했다.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 자리에서도 다른 여야 대표들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주로 드러낸 것과 달리 나 원내대표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을 우려하면서 "종전선언이 섣불리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한당 방미단은 12일 예정된 낸시 펠로시(민주당) 미 하원의장, 엘리엇 엥겔(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 등 미 의회 지도자들과의 면담까지만 국회 방미단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이후 13, 14일에는 자한당 자체 일정만 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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