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해직 언론인들 “5·18은 전국적 항쟁... '언론학살'도 진상규명해야”

“1천 가까운 언론인 진실 밝히려다 해직, 언론인들 투쟁도 광주항쟁의 일부분”

편집부 | 입력 : 2019/02/16 [00:19]

5·18 광주항쟁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다 해직당한 언론인들이, 광주항쟁의 역사에 언론인들의 투쟁을 포함하여 당시 '언론학살'에 대한 진상규명과 보상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1980년 당시 해직 언론인들로 구성된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는 1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 '망언 3인방'에 대한 제명과 5·18 당시 해직 언론인을 관련자로 인정하는 법안 통과를 요구했다. 관련 법안은 민병두 의원 등 17인이 발의한 '5·18보상법 개정안'과 설훈 의원 등 20인이 발의한 '1980년 해직언론인 배상 특별법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언론인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민병두·박광온 의원이 함께했다.

 

▲ 5·18 해직 언론인들이 진상규명과 보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서울의소리


협의회 고승우 공동대표는 "1980년 언론인 해직사건은 전두환·노태우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우리 역사상 가장 참혹한 언론 학살 사건이었다"며, "1천여 명의 언론인들이 신군부의 검열을 거부하고 부당한 제작 요구에 맞서서 해고된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88년 청문회를 통해 언론인 해직이 내란사건의 일환이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1997년 내란죄 조사 과정에서 보도 검열이 내란행위 일환으로 저질러진 범죄임이 확인된바 있다"고도 했다. 또한 "2000년대초 진실화해위원회가 해직 언론인에 국가의 사과를 요청한바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후 국회에 2개의 법률안이 상정되었으나 자유한국당 반대로 심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광주 항쟁을 언론 투쟁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당시 광주가 피바다였을 때 전국 언론에서 100여 명이 취재 중이었다. 보도를 금지했기 때문에 전국 언론사에서 검열제작 거부로 맞섰는데 광주가 함락된 후 1천여 명이 불법 해직을 당했다. 불법 해직 중에는 국가 반역자 등의 '타이틀'을 달아 취업 제한도 했지만 굴하지 않고 「말」지에도 참여하는등 투쟁을 이어나갔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은 김준범·유숙열 공동대표가 낭독했다. 협의회는 자한당이 '망언 3인방' 중 이종명만 제명 결정하고 김진태와 김순례는 '징계 유예'하기로 한 것을 강력 비판하며 "이런 해괴망측한 조치는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머지않아 정당을 해체하라는 정도의 격렬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들은 자한당이 진상조사 특별법 제정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 조사 포함을 주장했던 사실에 비춰볼 때 "이번에 자행된 5·18공청회 망언소동은 결코 우발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당 체질 속에 내재해 있던 반역사적이고 반민주적인 DNA가 표출된 것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개혁과 역사바로잡기 등을 입법 차원에서 소홀히 함으로써 적폐 세력들에게 빌미를 주었다"며 "촛불시민에게 약속했던 개혁입법 추진에 적극적인 의욕이나 노혁을 하지 않으면서 지난 2년을 허송세월"했다고도 지적했다.


협의회는 "광주항쟁은 비단 광주만이 아닌 전국에서 일어난 의거"였다며 언론인들의 투쟁을 광주항쟁에서 제외시킨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자한당 추천 5·18 진상규명위원 중 2명의 임명을 거부한 데 대해 "매우 합당한 조치"라 평가하고, 위원회에서 언론학살의 진상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 5·18 당시 수많은 언론인들이 제작거부 투쟁을 하다 해직되었다.

 

5·18 당시 현지에서 직접 취재활동을 했던 윤재걸 씨는 "기자는 전 생애를 '팩트에 살고 팩트에 죽으며' 사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추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항쟁 10일간 전쟁터를 종군기자처럼 누비며 사건 발생 배경과 진행 과정 및 결말을 소상히 밝히기 위해 뛰어다녔다"고 밝혔다. 특히 지만원의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전두환과 미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일'이라며 "만약 북한군 개입이 있었다면 기자의 생명을 걸고 취재를 했을 것"이라 말했다.


마찬가지로 현장을 직접 취재한 김준범 공동대표는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로 일주일 이상 광주를 꼼꼼히 취재한 서청원이 아주 정확하게 썼다"고 했다. 또 "그 유명한 조갑제도 지만원의 얼토당토않은 북한군 개입설이 나오자 12가지 반박을 정리해 본인 사이트에 올렸다"며 읽어볼 것을 권했다. 그는 "그들이 그럼에도 억지를 쓰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만원 일당의 행위가 멀쩡한 독도를 자기 땅이라 하고, 수많은 조선인을 학살하고 남경에서 대학살을 저질렀지만 없었던 사실이라 우기는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과 같다며 "한국의 과거사 문제에 한하면 일본 극우와 똑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북한군 개입설을 펴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5·18 왜곡이 퍼지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국회도 "지금까지 뭘 했느냐"며 질타했다.

 

 

▲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김준범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5·18 전부터 합동통신 광주 취재기자로 현장에 있었다는 서재빈 씨는 "지만원의 망발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또 "그 현장에서 생활하면서 함께 곳곳을 누비고 했지만 은행 하나 털리지 않고 질서정연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간첩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개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몇천 명이 취업을 못하고 40년 인고의 세월을 견뎌왔고, 시민과 함께 언론도 투쟁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이야기했다.


고승우 공동대표는 마지막으로 "광주의 아픔은 언론의 아픔이다. 광주 항쟁은 언론 투쟁을 포함한 전국 투쟁이었다. 그것으로부터 역사가 바로잡혀야 하고, 그래야 이번과 같은 망언이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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