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활로는 어디에?

허재원 | 입력 : 2019/02/20 [14:48]

대한민국, 경제 참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경제가 힘들지 않은적이 있을까. 특히 통계적으로 특정 시기에 특정 지역에서 부유한 경우에도 서민들 상당수는 늘 힘들었던게 역사적 진실이다. 

그러므로 부각될수 밖에 없는게 상대적 경제약자를 위한 복지정책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복지에 대한 시각을 먼저 짚어본다. 2008년 아프리카의 나미비아 한 마을에서 주민 900여명 전체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실험이 전개되었다. 그런데 이중 소수였던 백인 부유층은 이 실험에 반대했다. 반대의 명분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유없이 (사실 이유는 있지만) 돈을 주면 나태해져 일을 안하고 술과 마약에 돈을 탕진할거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험결과, 주민들은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되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창업열풍이 불어온것이다. 아이들은 학교로 복기했고 청년들은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2년후, 주민소득은 118불에서 152불로 30% 증가했다 (주어진 기본소득액보다 더 큰 증가). 복지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그런데, 신자유주의 이후 양극화 문제에 못지 않게 커다란 현안으로 다가오는 문제가 있다. 바로 인류의 고령화 추세다. 한국에서도 급속한 고령화로 노동인구의 감소, 소비감소의 문제, 의료비 지출급증 문제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럼, 다른 나라의 경우 어떻게 대응하고 결과는 어떠할까. 

먼저, '초고령사회'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중 하나인 일본의 사례를 본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경제가 어려워지자 타개책으로 정부가 1조엔을 투입하여 곳곳에 고속도로와 댐, 지방공항등 인프라를 건설했다. 이로인해 30%이상의 높은 투자효과를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투자할때만 잠시 경기가 부양되는듯 했지만 곧이어 가라앉았고 실망한 사람들은 일할 의욕을 잃었다. 또한 소득이 무족해 청년들은 소비를 기피했으며 이에 내수시장은 더욱 타격을 받았다.

또다른 초고령사회인 이태리. 청년실업률 40%로 청년의 70%가 무직이거나 비정규직이어서 '캥거루족' 이라 불린다.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고 경제적 지원을 받는 상태다. 이에 매년 4만명이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 심각한 고령화로 연금지출액이 GDP의 15%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청년층이 빈곤해지고 세수도 감소하니 노령연금도 축소 (월 200만원에서 100만원 수준으로)할수 밖에 없게 되었다. 

반면, 초고령사회를 모범적으로 헤쳐나가고 있는 독일사례는 다르다. 
독일은 2008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는데, 국가가 청년들을 방치하지 않았다. 일찌감치 1970년대부터 청년들에 투자하여 대학까지 학비무상, 대학생 주거비와 생활비 지원은 물론 졸업후 취업에 실패하면 처음부터 실업수당을 지급했다. 독일 국민차 기업 폭스바겐은 2000년대초 자동차산업의 위기에 부닥쳤을때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고 노사간 대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판매부진임에도 오히려 청년 5천명을 신규채용하고 월 최소 300만원의 임금을 보장했다. 입사하는 신입사원에게 최소 3개월의 직업훈련을 무료제공했다. 이에 기업경쟁력이 상승했고 자동차 내수시장을 유지할수 있었다. 

청년과 노인간 공존하면서 서로 도움될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집이 없는 학생이 노인의 주택에 입주하여 집안일을 도와주도록 했다. 집안일을 돕는 종류와 시간에 따라 월세를 차감토록 한것이다. (이를 '세대공존 하우스' 라 부른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서로 이득일뿐 아니라 세대간 대화의 통로기능도 한다. 세대간의 갈등보다는 접촉의 긍정효과에 집중하여 모든 세대가 경제적으로 서로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민국에서도 청년 복지가 시급하다. 복지 이야기 나오면 반대론자들은 으례 '예산이 부족하다' 고 말한다. 핑계다. 돈은 대한민국에 충분히 많다. 예산배정 우선순위의 문제일 뿐인것이다. 독일은 전술한 청년에 대한 충분한 복지를 1970년대 1인당 소득이 3천달러에 불과할때 이미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1인당 소득은 3만불이다. 물가를 감안해도 당시 독일보다 훨씬 큰 소득수준이다. 대학등록금은 비싸고 주거비나 생활비 지원은 없다. 또한 졸업후 취업한다음 실직해야 실업수당을 지급하는데, 애초에 취직 자체가 어렵다. 생계에 급급하다 보니 생산성을 높여 소득을 높일 기회마저 없다. 이러한 상황은 청년뿐 아니라 기성세대의 노후까지 위협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청년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여건이 어렵다고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 자체를 안하니 성공할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단 한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경제활력도 떨어질수 밖에 없다. 모험과 도전을 회피하는 '안전위주'의 사회가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참고로, 핀란드에는 '실패의 날'(Day for Failure)이라는게 있다. '모든 성공 뒤에는 수많은 실패의 경험이 있다' 는 모토 아래 실패경험을 공유하고 타인의 실패를 축하해 주는것이다. 도전정신이 왕성한 핀란드는 현재 세계에서 창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다. 실패를 안한다는 것은 모험을 안한다는 것이고 기업가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낮은 실업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두개의 대기업 덕분이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활발하게 기업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정부는 중소기업을 다방면으로 적극지원하고 있으며 직업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기능공을 양성하고 있다. 중소기업 직원들이 한국과 다른 점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수십년씩 근무한다는 것이다. (한국 중기 근무기간 평균은 3년 정도에 불과). 대기업과 협력하는 중소기업은 동등한 파트너쉽으로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 급여수준도 대기업의 약 80~90%에 달한다 (한국은 약 절반 수준). 이러니 독일은 공생의 가치로 진정한 경제대국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것이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더 이상 없다. 저성장시대를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성장에서 성숙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1등만 밀어주기'에서 '상생'으로 바꿔야 한다. 밖으로 나가려는 '원심력'에서 안으로 모이는 '구심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저성장시대에 맞는 사회적 해법은 공공성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가 모두를 대변해야 한다. 비례대표제다. 


기본소득과 청년 및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이외에 궁극적인 거시적 해법은 바로 남북간 경제교류다. 남북한 경제통합시 2050년에 이르면 통합한국의 GDP는 일본,독일,프랑스,영국을 앞지른다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급속한 통합을 시도하면 통일비용이 과다해져 실속이 없다. 중국과 홍콩의 통합처럼 점진적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한 경제격차를 우선 줄여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기업이 북한으로 진출해 시장개척과 함께 북한 주민의 소득도 높여주는 윈윈게임을 해야한다.

 
북한의 천연자원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건설하며 각종 사업을 벌여 남북한 지식과 정보, 복지격차를 줄여야 한다. 

남북경제교류를 통해 남한의 인구급감 문제도 완화할수 있고 자원부족 문제, 중소기업 침체문제도 상당부분 해결가능하다. 당장 개성공단의 재개와 유사한 남북합작 공단이 북한 곳곳에 생긴다면 외국투자도 유입되고 한반도 전역은 활기를 띄게될것이다. 더불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지역 관광도 활성화한다면 산업공단의 가동 이전에 조기에 북한 주민들에게 다소간의 소득증가도 안겨줄수 있다. 


남북경제교류야 말로 반백년 이상 끊겨져 헤어져 살아온 민족의 상처를 낫게 함은 물론 해외동포를 포함한 한민족 전체에 활로를 뚫어주어 웅비하게 하는 대운의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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