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5·18 유공자?...태극기 모독단의 집요한 광주항쟁 흠집내기

5·18 유공자 명단.. 5·18기념문화센터 옆 추모 승화 공간에 4296명 유공자 명단 모두 새겨져 있다

정현숙 | 입력 : 2019/02/20 [13:50]

태극기 모독단의 명단 요구..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목적

 

[팩트체크] 대통령도 5·18 유공자?..'유공자 문재인 씨' 통화해보니

JTBC

 

만천하에 공개된 유공자 명단... 대통령도 5·18 유공자라는 가짜뉴스 확산

 

5·18 망언은 뒷전이고 집요하게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태극기 모독부대 세력과 맞물려 최근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5·18 유공자일 수 있다는 헛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광주시 5·18 기념공원 내 지하 추모승화공간 5·18 관련자 명패에서 '문재인'이라는 이름이 확인되면서다.

 

과연 대통령까지 걸고넘어진 소문의 진실은 무엇일까. 유공자 '문재인'이 문 대통령인가 아닌가. 지난 16일 광주에서 ‘자유한국당 5·18 왜곡’을 규탄하는 범시민궐기대회가 16일 열렸다. 이에 태극기 모독단이 같은 날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조서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외쳤다. ‘가짜 유공자를 밝혀 광주시민 명예회복하자’, ‘5·18 유공자 공적조서 투명하게 공개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명단공개를 촉구했다.

 

망언 규탄 물타기로 태극기 모독부대가 집요한 명단공개로 나서는 데 대해 지난 18일 5·18 구속부상자혁신위원회는 5·18 유공자 명단은 이미 만천하에 공개돼있다며 자유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국회의원의 '망언'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혁신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 5·18기념문화센터 옆 5·18 현황 조각 및 추모 승화 공간에 4296명 유공자 명단이 모두 새겨져있다”고 밝히며 “이 사실조차 모르는 자유한국당 3인은 자신들의 무지를 반성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혁신위는 “유언비어를 날조하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을 하면서, 국가의 위상을 흔들고,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있다”고 말하며 “이들의 망언에 대해 5·18 구속부상자혁신위원회 주도로 단호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그동안 자한당의 하는 짓으로 봐서 뻔히 알면서도 정쟁의 도구로 삼아 끊임없이 5·18 민주화운동을 흠집을 내고 황당한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면서 수구냉전의 확산으로 한반도 평화에 어깃장을 놓는 것이다. 그래야 안보팔이 정당 자한당의 존립 이유가 되는 것이다.

 

광주 5·18기념공원 내 지하 추모승화공간에 설치된 어머니 조각상 뒤쪽 벽면엔 5·18 관련자 4296명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붙여져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광주 5·18기념공원 내 지하 추모승화공간에 설치된 어머니 조각상 뒤쪽 벽면엔 5·18 관련자 4296명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붙여져 있다. 시사저널

 

1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에서 5·18 망언이 나온 뒤 유튜브 가짜뉴스가 8배 늘었다. JTBC 팩트체크팀이 망언 전 10일과 이후 10일을 조사한 결과, 각각 9건과 73건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 조회수도 360만 건이 넘었다.  41배 급증했다.

 

이 기간 언론사의 팩트체크는 15건. 양으로만 보면, 가짜가 진짜를 압도했다. 김진태라는 정치인이 불 붙인 망언 정국, 그 피해는 숫자로 증명됐다. 최근 5·18 가짜뉴스는 기존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특정 정치인까지 등장시켜서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억지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5·18 기념공원의 한쪽 벽면에는 '문재인'이라는 대통령과 동일한 이름 하나가 새겨져 있다. 합성이나 조작이 아닌 실제로 저런 이름이 새겨져 있다. 최근 극우 유튜브에서는 이 사진을 내세우면서 의혹을 증폭시켜 아예 대통령이 유공자라고 단정 지었다.

 

하지만 저 명단 속의 문재인 이름은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JTBC가 5개 단체와 8명의 취재원을 거쳐서 수소문해 당사자와 연락이 닿아 확인했더니 광주광역시 서구에 사는 1939년생인 80대의 문재인 할아버지였다.

 

문 할아버지는 실제 5·18 유공자다. "발포 소리가 나길래 광주 경찰서 있는 골목으로 피했지. 거기까지 (계엄군)따라와서 총을 쏴 버렸어. 지혈한다고 오른쪽 다리, 허벅다리 거기를 되게 조여 매 가지고…거기서 하루 저녁 잤지. 불도 못 켜고. 북한군이 어딜 내려와. 화가 나서 못 견디겠어."라고 언성을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5·17 계엄령 위반 혐의를 받아서 구속된 일이 있다. 하지만 보상 심사를 신청하거나 유공자 등록 신청을 한 일은 없다.이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5·18 유공자 등록을 신청한 적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문재인'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광주 5·18기념공원 내 추모공간 벽면의 명단 일부 ⓒ시사저널 정성환

'문재인'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광주 5·18기념공원 내 추모공간 벽면의 명단 일부

 

그리고 문 대통령 외에도 또 다른 정치인들도 5·18 유공자다라는 가짜뉴스들이 많이 퍼졌다. 주로 민주당 인사들에 집중되어 있다.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도 유공자라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본인이 스스로 페이스북에 '아니다'라고 반박의 글을 올렸다.

 

이해찬 대표의 경우 실제 유공자는 맞다. 하지만 당시에 광주에 없었는데 어떻게 유공자가 될 수 있느냐, 가짜라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5·18 관련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어도 인정이 된다. 가짜뉴스들에는 이런 맥락이 다 빠져서 확산이 되고 있다.

 

추모공간에 적힌 피해자들의 명단은 국가보훈처가 관리하는 5·18 유공자 명단과 대부분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보훈처는 확인된 5·18 피해보상자들이 유공자 지정 신청을 하면 별도의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광주시의 보상금 지급 심사 결과를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태 자한당 의원 등이 요구한 5·18 유공자 명단이 사실상 공개된 셈이다. 

 

김진태·조원진, 자유연대등 극우파의 요구..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목적

 

이렇게 공개된 5·18 유공자 명단을 가지고서도 극우세력의 5·18민주화운동 폄훼와 왜곡, 정치적 악용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대한애국당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의원이 지난 11일 광주시에 공문을 보내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조 의원은 5·18유공자 현황, 5·18유공자 중 역대 국회의원 현황 및 사유, 5·18유공자 등록 후 취소 현황 및 사유, 유공자 지역별 등록 현황, 보상 심사위원회 현황 및 회의록, 보상비 지급 현황 등을 요구했다.

 

또 5·18유공자별 피해 정도, 피해 당사자와 유족, 유공자 선정 연도까지 구체적인 개인 정보를 요구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12월 대한애국당 최고위원회에서 "국가보훈처가 5·18민주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법이 통과돼 매년 5·18민주유공자의 현황과 그들에 대한 지원 현황 공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단체가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회원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변재훈 기자

 

5·18 망언 공청회를 개최했던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해 10월 5·18유공자 현황과 보상금 지급액수, 지급현황 등을 광주시에 요구했다. 두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는 극우세력들이 가짜 5·18유공자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극기 모독부대인 자유연대 회원 200여 명도 지난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집회를 갖고 가짜 유공자 의혹을 제기하며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특히 유공자 명단 공개가 위법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5·18민주화운동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시는 이들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해당 사항 없다'고 답신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5·18유공자 신상정보는 광주시 관리 대상이 아니고 국가보훈처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보상자와 유공자 숫자를 비교하고 어떤 사람이 유공자인지 확인하는 것도 위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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