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5.18망언 3인방’ 징계 어물쩍 넘어가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

자한당 황교안의 첫 시험대..'윤리위원장 사퇴'로 5.18 망언 징계 유야무야 되면 안돼

정현숙 | 입력 : 2019/03/05 [13:12]

"유야무야 망언 3인방 징계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

 

 

김순례 제명 질문에 '침묵'.. 시험대 오른 황교안, 여전히 애매모호

 

‘5·18 민주화운동 왜곡·망언’ 파문을 일으킨 의원들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자체 징계가 기약 없이 늦어질 전망이다. 김영종 자한당 윤리위원장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황교안이 윤리위원장 재선임 등 후속 절차에 소극적이어서 지도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사의를 표한 김영종 위원장은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임명됐다. 김영종 위원장은 2003년 평검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련한 '검사와의 대화'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를 놓고 당 안팎의 관심이 몰리자 부담을 느껴 사의를 표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당 지도부가 윤리위를 새로 꾸린다 해도 김순례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상황에서 징계 확정까지는 첩첩산중이라는 관측도 있다.

 

황교안 대표가 4일인 어제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폄훼한 김순례 의원의 당 차원 징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문에 “윤리위원회에서 절차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윤리위원회가 재반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당 대표로서 본인의 의견은 전혀 없이 피해 나갔다.

 

 

국회에서 5·18 공청회를 주도해 사달을 낸 김진태 의원은 물론 최고위원으로 감투까지 쓰게 된 김순례 의원은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5·18 유공자를 ‘괴물’, ’세금을 축내는 집단’이라고 폄훼하면서 최대의 물의를 빚었다. 김 의원을 징계하려고 해도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는 선거 기간 동안 징계를 할 수 없다는 당규 때문에 징계안을 유보했다.

 

“5·18 망언에 대한 의원들의 징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종명 의원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가) 제명처분을 내렸다. 이번 윤리위원회에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가” 등 4번이나 같은 질문을 집요하게 던졌다.

 

황 대표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옆에서 다른 개입을 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제나 그러하듯 뭉뚱거리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에 “이런 질문을 드린 것은 전임 대표였던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5·18 망언에 대해서 잘못된 것이라고 입장 표명을 했기 때문에 여쭤본 것”이라고 진행자가 재차 묻자 그는 “김병준 위원장은… 뭐 지금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말씀드린다”고 역시 즉답을 피했다.

 

당 대표 토론회에서 돈 한 푼 받은 거 없다며 박근혜 탄핵을 동의 못 한다는 발언을 했던 황 대표는 같은 날 오후 SBS 8시 뉴스에 출연해서는 탄핵 질문이 나오자 "그때 발언 내용이 탄핵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대해서 제가 존중한다고 말씀드렸다"며 "기본적으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은 존중한다. 나머지 작은 문제들을 얘기한 것"이라며 자신의 말을 돌리면서 또 한 번 번복했다.

 

황 대표는 태블릿 PC 등 증거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발언에 대해 묻자 "기본적으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은 존중한다."는 애매한 답변만 반복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발언으로 자한당이 너무 극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한국당의 방향은 헌법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시장경제라는 그 가치에는 좌도 우도 없다고 생각한다. 가치에 충실한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극히 통상적인 답을 되풀이했다.

 

자한당의 우경화 우려는 전당대회 당시의 발언뿐 아니라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도 원인이 됐다. 황 대표는 5·18 망언을 한 의원들의 징계 여부에 관해서는 "지금 저희 당의 윤리위원회에서 절차가 진행 중이다"라며 평소 태도대로 당 대표로서 주장 없이 즉답을 피했다.

 

MBC

 

자한당은 5일인 오늘 황교안 체제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연다. 이번 의총은 새 지도부와 의원들 간 상견례 및 국회 현안 논의를 위해 소집됐다. 하지만 5·18 망언으로 당 윤리위에서 제명 결정을 받은 이종명 의원에 대한 제명 동의 표결 안건은 의총에 올리지도 않았다.

 

이종명 의원은 윤리위 결정이 있던 날부터 10일 안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아 곧바로 의원총회 표결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의총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을 얻으면 징계안이 통과된다. 이럴 경우 이 의원은 무소속 신분이 된다.

 

자한당은 이 의원과 함께 윤리위에 회부됐던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 수위가 정해지면 같이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으로 수순을 밟지 않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에 추가 징계안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며 “마냥 늦출 것은 아니고, 윤리위의 추가 징계를 살피면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이적한 조경태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에게 윤리위원장 재선임을 해서라도 조속히 윤리위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황 대표는 아직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김순례 의원이 최고위원 신분으로 자신의 징계안을 ‘셀프 의결’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치가 존재하고 정당이 존립해야 할 근거는 오로지 국민에 있다. 자한당 새 지도부가 앞으로 가장 먼저 할 일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국민의 마음에 큰 상채기를 낸 ‘5.18 망언’ 3인방에 대한 단호한 징계다. 3명의 망언 의원에 대한 출당조치로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를 준수하는, 자칭 본인들이 일컫는 보수정당, 민주정당임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입증해야 한다.

지난 두 달 동안 5.18 망언과 탄핵 부정 발언으로 자한당은 전 국민을 실망시키고 정치혐오를 부추겨 헌법의 가치를 부정하고 국민이 일궈낸 민주주의 역사를 왜곡, 날조했다. 그동안 전당대회 핑계로 징계 유예했던 김진태, 김순례 의원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하느냐는 새 지도부의 정체성을 보여줄 잣대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황교안, 김순례와 함께 괴물정당으로 전락하려나...지금이라도 징계해야"

 

지난달 28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공동대표 박혜경·윤영철)가 5.18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순례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되자 기어이 김순례가 됐다며 자한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성명을 통해 자한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신임 당대표에, 김순례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되자 '괴물정당이 될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황교안 대표는 박근혜 정권 당시 총리를 지낸 인물로서 이미 온 국민의 촛불에 의해 탄핵을 당한 당사자이고, 최고의원에 당선된 김순례 의원은 세월호 때 희생자와 유가족을 '시체 장사'라는 말로 짓밟고 5∙18 유공자를 '괴물'이라 지칭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한겨레

 

그러면서 자한당이 황교안 대표와 김순례 의원을 선택한 점에 대해 "보수의 가치 따위는 이미 져버렸다 하더라도 자한당이 최소한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조차도 벗어난 결과를 내놓았다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한약사회 임원으로 시작해 국회의원까지 입성한 김순례 의원이 그간 보여준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행태에도 불구하고 한 정당의 최고위원까지 손에 거머쥐는 현실에 같은 약사로서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더불어 "5∙18 유공자 발언이 논란이 되었을 때 자한당은 전당대회 출마 후보의 징계 및 심의를 유보한다는 당규를 들어 김진태, 김순례의 징계를 유예했다. 자한당은 김진태, 김순례를 출당시켜 스스로 괴물 정당으로 전락하는 일만은 멈춰야 한다. 국회 또한 이 두 사람을 하루 빨리 제명시켜 더 이상 국회가 괴물들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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