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지킴이' 국회의원 모임.. 자한당 쏙 빠지고 한 명도 없었다.

뉴시스 '윤지오 음해 기사' 결국 삭제.. "법적 대응" 언급 후 사라져

정현숙 | 입력 : 2019/04/09 [08:11]

사전에 나온 국회의원의 정의를 찾아보면 유권자를 대표하여 입법부인 국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 나와 있다. 국민 개개인의 뜻을 나라에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경청해서 직접 뽑은 의원들이 그 뜻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 한마디로 1년에 1억 4000만원의 고액의 대가를 받고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심부름꾼이다.

 

대한민국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직업은 국회의원이고 최저 연봉인 직업은 시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연봉이 1억 원 이상인 직업은 12개로 집계됐다. 지난 4월 5일 한국고용정보원의 2017년 기준 평균 연봉 1억 원 이상 직업은 국회의원(1억4000만 원), 성형외과 의사(1억3800만 원), 기업 고위임원(1억3000만 원), 피부과 의사·도선사(1억2000만 원), 대학교 총장 및 대학 학장(1억1000만 원)으로 나왔다. 소위 말하는 전문직 의사의 연봉보다 높다.

 

8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윤지오 씨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정춘숙·이학영·안민석 의원, 윤 씨, 정의당 추혜선·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연합

 

이런 고액의 대가를 받으면서도 오늘날 일부 국회의원은 무소불위의 특권을 가지고 사적 욕망과 당리당략에만 매진해 국민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한 약자를 위해 국회의원 9명이 힘없는 국민의 한 사람인 윤지오 씨의 손을 잡았다. 고 장자연 사태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 오르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담화, 즉 대 국민적 뜻이 모인 결과이다.

 

8일 윤지오 씨는 장자연 사망의 진실에 관한 목격, 증언자 격으로 국회에 출석했다. 이날 윤 씨를 국회 간담회에 정식 초청한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권미혁·남인순·안민석·이종걸·이학영·정춘숙 등 7명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총 9명이었다.

 

해당 인원은 이구동성으로 ‘윤지오와 함께 하는 의원 모임’을 결성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취지와 최종 목표는 분명하다. “윤 씨의 진실을 향한 여정이 외롭지 않도록 지켜주겠다”는 것. 윤 씨는 그간 권력자들을 향한 성접대 강요 등, 생전 갖은 폭력과 압박에 시달리다 생을 달리한 동료 선배 배우 장자연에 관한 진실을 밝히고자 고군분투해왔다.

 

정부 비판이나 반대 목소리 내는 자리는 잽싸게 만들어 팻말 들고 발 빠르게 참석하던 자한당 의원만 유일하게 없었다. 장자연 사건에 같이 공감하고 아픔에 동참해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예 없고 그냥 파묻히길 원하는 그들의 속내는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힘없는 국민의 한 사람인 윤 씨를 방조하고 범인의 입장에 선 공범자와 다름없다. 정작 국민이 필요할 때는 '나 몰라라' 한다. 침묵은 동조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도와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에 윤지오 측은 초반 언론 인터뷰를 하던 중,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지오 씨의 입장과 용기를 응원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결국 윤지오 씨에게 힘을 보태는 법조계, 연대인, 각 조직이 늘어났다.

 

티끌처럼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바위 같은 든든한 초석이 됐다. 국회의원들이 8일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윤지오 씨와 직접 손을 맞잡았다. 사전적 정의처럼 이들이 국민의 알 권리와  뜻을 대변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윤지오 씨와 함께 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사회 권력 집단의 억울한 희생자가 된 고인 장자연의 억울함을 풀어줄 결정적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부 가해자들이 보이지 않는 비호 아래 꼭꼭 숨어서 쉬쉬하는 이 어두운 진실이 언젠가는 만천하에 드러날지, 모두의 이목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뉴시스 '윤지오 기자수첩' 결국 삭제.. '법적대응 후 기사' 삭제

 

한편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나선 윤지오 씨는 8일 뉴시스의 음해성 기사의 정정 보도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뉴시스는 같은 날 오전 6시 1분쯤 ‘기자수첩 증인 윤지오와 장자연 사건’이라는 제목을 달고 윤지오 씨가 성공을 위해 고인을 이용할 우려가 있다는 음해성 주장을 내놓았다. 
  
이에 윤지오 씨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여야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아침에 뉴시스 기사를 봤다”며 “뉴시스 기자님, 오셨느냐”라고 물었다. 대답이 없자 “안 오셨느냐”며 “정정 보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법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윤지오 씨는 이날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하기 전 한 번 더 큰 소리로 “뉴시스 기자님, 오셨느냐”고 물었다. 그는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에게 기사 내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뉴시스는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기사를 삭제(사진)했으며, 이와 관련해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뉴시스 측 문화부장과 편집국장이 윤 씨의 정정 보도 요구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기자들에 따르면 기사를 삭제하기 전 편집국 안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가 8일 오전 6시1분 “[기자수첩]‘증인’ 윤지오와 장자연 사건”라는 제목의 기사를 표출했으나 논란이 일자 기사를 삭제했다.  뉴시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윤지오 신변보호 경찰관 고발, 중앙지검 형사1부 배당..수사 착수

 

최근 윤지오 씨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과거 경찰에 신변 위협을 호소했다가 '키가 크니 안심하라'는 황당한 답을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허술한 윤지오 씨 신변보호 조치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해당 경찰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검찰 형사부에 배당,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9일 검찰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한 뒤 고발인 및 피고발인 조사 일정을 내부에서 조율 중이라고 파이낸셜뉴스가 전했다. 현재 형사1부는 △5·18 모독 논란으로 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지만원씨·자한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사건 △미국 뉴욕 출장 중 나체쇼를 하는 술집(스트립바)을 방문한 의혹을 받는 최교일 자한당 의원 사건 등을 맡아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시민단체 '정의연대' 등은 윤 씨 신변보호 조치에 관여한 경찰관들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정의연대는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윤씨에 대한 여러 차례 신변 위협 행위가 있었는데도, 경찰은 윤 씨에 대한 신변 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5시 55분께 윤 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긴급 호출을 했지만 경찰이 제때 출동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12로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고, 담당 경찰관에게는 알림 문자가 전송됐지만 담당 경찰관이 제때 확인하지 못해 즉시 출동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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