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경찰이 다 말아먹었다!”, 10년전 장자연 수사 실태는?

“박근혜 5촌 살인사건하고 똑같다. 통화내역도 CCTV도 조사 안해” “증거인멸 다 해서…”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4/11 [14:37]
▲ 주진우 기자는 과거 경찰의 장자연 수사 실태를 꾸짖었다. ‘장자연 문건’에 나온 조선일보 방씨 일가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고, 오히려 사건을 취재하던 자신을 수사했다고 질타했다.     © 김용민TV

[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 “장자연 수사는 원래 잘 못 됐어요. 경찰이 그냥 덮었죠. 그 때 경기경찰청에서 했었는데 장자연이라는 여배우가 유서(문건)를 남기고 죽었습니다. ‘내가 조선일보 사장의 성노리개로 살다가 간다’하면서 유서(문건)를 쓰고 죽었습니다. 증언의 가장 강력한 증거가 유서(문건)이기 때문에, 그걸로 수사가 가능하고 기소까지 가능했는데 수사를 안했어요. 어느 정도 안했냐면 방상훈, 즉 방씨 집안은 수사를 안 하려고 아예 가지도 않았어요. 제가 그 때 장자연 취재를 열심히 했거든요. 그랬더니 저를 수사하고 있더라고요.”

 

주진우 기자가 지난해 11월 김용민TV <관훈라이트클럽 30회>에서 밝힌 내용 중 일부다. 지난달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인인 윤지오씨가 소위 ‘장자연 문건’은 유서가 아니다라고 밝히며 다시 재조사하자는 요구가 뜨겁다. 재조사는 물론, 윤지오씨 신변보호와 관련해서도 청와대 청원이 뜨거웠다. 순식간에 청원자수가 20만을 넘길 정도였으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장자연 문건 사건을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집단특수강간 사건’, 버닝썬 사건과 함께 엄중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월 말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5월 말까지 활동기간을 연장했다.

 

하지만 주 기자가 언급한대로, 초기 경찰의 부실수사는 해당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어렵게 만들었다. 주 기자는 <관훈라이트클럽 30회>에서 10년전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경찰이)저를 수사해서 참고인 조사도 받았어요. 유장호라고 장자연 매니저가 유서(문건)를 들고 있어서 초반에는 자기가 열심히 폭로하고 싸우려고 하다가 꺾였는데 그 때 제가 유장호를 병실에 가서 유일하게 만났어요. 그런데 저를 병원에 내려준 사람도 조사를 받았어요. 그리고 따라간 사람도 다 조사를 받았는데, 방씨 집안은 수사를 안 받는 거야. 그 때 장자연 리스트에 검찰 고위관계자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이명박 정권에서 수석을 지낸 굉장한 고위관계자가 있었어요. 사건이 크니까 경찰이 중간에 수사를 안 하고, 묻었죠”

 

주 기자는 “경찰이 다 말아먹었다”고 꾸짖었다. 경찰은 당시 “조선일보 방사장”과 관련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서 조사실이 아닌 <조선일보> 본사 회의실에서 이뤄진 ‘방문조사’였다.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이들은 형제 관계이며 방용훈 사장은 조선일보의 4대 주주이다.     © MBC

1일 <한겨레>에 따르면, 그런 ‘황제 조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2009년 4월 23일 경찰의 방상훈 사장 방문조사에는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을 담당하는 <조선일보> 기자 2명이 배석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측은 기자들이 배석한 거 같다면서도, “방상훈 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한겨레> 측에 밝혔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방사장”이 방상훈 사장이 아닌 동생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해서 주진우 기자는 이렇게 꾸짖었다.

 

“통화내역 조회도 제대로 안 하고요. CCTV도 다 안했어요. 수사를 아예 안하려고 마음먹은 수사였어요. (박근혜)5촌 살인사건하고 똑같아요. 거기 또 통화내역 조사도 안했고, CCTV 조사도 안했어요. 요새는 수사를 어떻게 하냐면요. 제일 먼저 하는 게 전화기 까보고, 그 다음에 CCTV 들여다보는 게 기본 중의 기본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안 해서, 다 묻었죠. 경찰이 다 말아먹었어요. 사실 경찰에서 담당지휘라인 사람들은 다 사법처리해야 해요”

 

그는 지난 2012년 박근혜 5촌 살인사건 보도를 하다가,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일화도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도 장자연 사건 만큼이나 경찰이 부실수사를 했음을 꾸짖었다.

▲ 지난 2011년 벌어진 박근혜 5촌 살인사건, 경찰의 부실수사가 있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당시는 박근혜가 여권의 유력한 대권후보였던 시기다.     © SBS

“5촌 살인사건 제가 보도했다가 구속영장이 청구됐어요. 그래서 수갑차고 유치장까지 갔었다가 겨우 살아남았는데, 그 때 수사도 어떻게 했냐면 새벽에(박용철과 박용수가)죽었어. 새벽에 죽고 아침에 발견됐는데 경찰이 (그날)낮에 수사결과를 발표해요. (박용수가 박용철을)죽이고 자살했다고, 몇 시간 안 돼서. 그래놓고 통화내용 조사 안하고, CCTV안하고 끝내요. 다 묻어요. 그런데 지금 경찰청에서 재조사하라고 했는데 아직도 못하고 있어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수사는 복잡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계속 질질 끌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계속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당시)경찰이 얼마나 졸속수사 했는지를 수사했으면 좋겠다. 지휘라인에 있는 사람들 사법처리 하는 것이 본보기를 세우는 것이다. 정권의 입맛에 맞춰서 아니면 힘있는 사람 입맛에 맞춰서 수사하는 사람들은 다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장자연 사건 관련 <조선일보> 관련자들이 처벌받는 건 어려울 거라 전망했었다.

 

“증거인멸을 경찰이 다 했기 때문에, 경찰이 발목을 치면서 종아리를 치면서 수사내용을 뒤집어야하는데 그게 잘 안 될 거예요. 검찰이 들어가도 경찰 라인에서 이미 많이 없앴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선일보 사주 가족들도 불러서 조사하고 그래야하는데 이게 어찌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어려운 것이 사법부에서 한번, 그러니까 경찰·검찰·법원에서 해결이 안 상황은 다시 뒤집어서 실체를 파헤치기가 어렵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공소시효’ 문제까지 있어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다.

▲ 장자연씨 관련 유일한 증언자인 동료배우 윤지오씨, 그가 새로운 증언을 내놓고 있고 여론의 관심이 뜨겁다. 단, 조선일보는 한마디도 윤지오 씨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     © JTBC

윤지오 씨는 지난 10일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장자연 특별법 제정과 성폭력 개정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토론회에 참석, "'공소시효'라는 악법은 폐지되기 쉽지 않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면서 "2009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은 시간이 흘러 2019년이 되었고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체되어 온 진실을 규명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밝혔다.

 

윤 씨는 현재 증언을 마친 상태라고 밝히며 "현재 장자연 언니의 모든 사건 고소 시효는 종료되었으며 공소시효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성추행 건으로 제가 목격하고 증언했던 사건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윤 씨는 공소시효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전 조선일보 기자 조 모씨를 지목하면서 "이 사람 또한 아직 유죄인지 무죄인지 가리는 판결이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또 윤 씨는 이렇게 당부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이름으로 기록되고 보도되는 안타까운 일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 장자연 씨가 세상을 떠난지 어느덧 10년이다. 배우로서의 꿈을 펼치기도 전에,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그의 원혼을 달래려면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야 한다.     © JTBC

"지난 10년간 누구하나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장자연 사건'이라고 불리는 안타까운 일이 십년간 이어져 왔다. 가해자 이름을 지목한 정준영 사건처럼 가해자 사건으로 사건 자체의 명칭이 변경되어야 한다.“

 

10년전 배우로서의 꿈을 펼치기도 전에,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故 장자연씨, 최소한 그 고통을 준 가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혀지길 소망한다. ‘공소시효’라는 악법 때문에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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