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저항하는 김태규 부장판사 이번엔 공수처 신설 '패스트트랙' 비판

"공수처는 누가 견제하나, 문무일 용기에 감사?.. 사법개혁, 검찰개혁 모두 안된다는 현직 판사

정현숙 | 입력 : 2019/05/02 [16:03]

"공수처는 누가 견제하나? 문무일 용기에 감사?.. “박근혜 정권의 호위무사”

 

2018년 6월11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한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 연합

부산지법 김태규 부장판사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것을 비판했다. 이 부장판사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민주주의 원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한 문무일 검찰총장의 발언도 옹호했다.

 

부산지방법원 김태규 부장판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 신설을 바라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부장판사는 "이른바 공수처란 기관이 생겨날 모양인데 이 기관은 누가 견제하고 통제하느냐"며 "독자적인 수사권에 기소권까지 부여하고 여기에 그 수사의 주된 대상이 고위직 경찰공무원, 검사, 법관이면 이 세 조직은 그 신생조직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 부장판사는 공수처도 결국 정치 중립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완충장치도 없어 정치적 입김이 그대로 이 수사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오히려 그 구성에 선출직 공무원인 대통령이나 국회가 상당 부분 관여할 수 있도록 정한 모양이라 정치적 열기의 전도율이 현저히 높다"고 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처단한다고 하면 대중은 환호할 수 있으나 이러한 명분에 지나치게 천착하면 다분히 선동적일 수 있다"며 "현재 형사사법제도로는 도저히 힘에 부쳐 별도의 국가기관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공직사회가 망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부장판사는 문 총장의 발언도 언급했다. 문 총장은 지난 1일 외국 방문 중 대검찰청 대변인을 통해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 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장판사는 "(공수처 설치는) 참으로 중요한 문제인데 충분한 논의도 하지 않고 각 형사사법기관들의 의사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이런 와중에 문무일 검찰총장이 그 후과가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법조의 어른으로서 보인 용기에 감사한다"고 했다.

▲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양승태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해 탄핵-파면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하자,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탄핵해야 한다”고 맞서 파문을 일으켰다.     © TV조선

그는 공수처 신설 패스트트랙만 비판한 게 아니라 울산지법 부장판사로 재임 중인 지난해 11월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판사들의 탄핵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낸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대해 “잘못된 의결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탄핵 필요성에 대해 전체 법관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 투표나 설문조사를 실시하자고 현직 부장판사로 제안하고 나섰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23일 법원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지난 19일 법관대표회의의 ‘법관 탄핵소추 검토’ 의결에 대해 “수사도 끝나지 않았고, 재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제대로 된 증거 한 번 살펴보지 않고 겨우 두 세시간 회의 끝에 유죄로 평결해 버렸다.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나쁜 사법파동”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당시 참석자 105명 중 찬성 53명, 반대 43명, 기권 9명으로 가까스로 가결됐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판사들이 한 발짝이라도 진전을 보인 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 80%가 원하는 공수처 신설에 대해 그는 오늘 발언처럼 그때도 앞장서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탄핵하자”고 나서 파문을 일으켰다.

 

김 부장판사는 "온 나라가 사법농단이라는 단죄로 뒤숭숭한 데 적어도 법관이라면 언론의 선동이나 일부 여론에 휩싸이지 않고 그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며 "법관들이 먼저 나서서 그저 언론에 떠도는 기사 몇 조각으로 사법농단이라 결론 내리고 동료 법관을 탄핵하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일을 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말인즉슨 회의에 참석하여 찬성표를 던진 동료 판사들은 언론의 선동이나 일부 여론에 휩싸여서 언론에 떠도는 기사 몇 조각으로 사법농단으로 결론 내리고 동료 법관을 탄핵하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찬성표를 던졌다고 폄훼하고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말이 아닌가.

 

그는 "법관에게 비위가 발견되고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그때 가서 파면하면 될 일 아직 사실 확정도 되지 않았고 확정이 되더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인지 애매모호해 견해가 갈리는 사안인데 그들에게 돌을 던지려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무죄 추정의 원칙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박근혜 호위무사·정치 판사" 이력.. 법원 직원이 김태규 부장판사 비판

 

지난해 11월 한 법원 직원이 김태규 부장판사의 과거 판결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권의 호위무사”, “전형적인 정치 판사”라고 비판했다. 법관 대표인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 자체 조사로 확인된 ‘사법행정권 남용’조차 부정하며 검찰수사, 사법 농단 관련자 탄핵에 반대해왔다.

 

11월 19일 전국법관 대표회의가 재판개입은 “탄핵 소추 절차까지 검토돼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고 의결하자, 자신과 다른 뜻이 결정됐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김 부장판사는 법관회의 탄핵까지 요구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

 

법원 직원인 김 모 씨는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 게시판에 ‘‘김태규 부장판사는 박근혜와 어떤 관계였는가?’라고 묻는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씨는 “'전국법관회의를 탄핵하라'고 주장한 김태규 판사는 '박근혜 의혹 제기 유인물'을 뿌린 박성수씨를 8개월간 감옥에 가두었죠. '정 모씨와 어떤 관계였는가?'를 묻는 전단지 몇 장 때문에 엄청나게 가혹한 처벌을 하였습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자신이 존경하는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명예훼손 유죄판결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정치적 판결은 결국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고 김 씨는 밝혔다.

 

2018년 11월 28일 대법원 앞에선 김태규 부장판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과거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하라’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하다 8개월간 구치소 생활을 했던 ‘둥글이’ 박성수 씨가 주최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의 소리

 

김 씨는 이 판결이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6개월을 질질 끈 1심 재판의 구속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김태규 부장판사는 2015년 11월 6일, 2차 구속영장을 발부하였습니다. 경미한 의사 표현에 대하여, 인신구속을 하고 보석조차 기각하였습니다.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그리도 중범죄인가요? 별건구속을 통한 편법재판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박성수 사건은 단지 비판적 의견의 표명일 뿐 사실의 적시가 아니었고, 설령 사실의 적시라 하더라도 대통령직무에 관한 비판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용했어야 합니다”라며 “당신께서는 그토록 정치적이면서, 전국법관회의를 공격하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계십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부장판사는 대구지법 형사2단독 판사로 재직한 2015년 12월 ‘정윤회 염문을 덮으려고 공안정국을 조성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나눠주거나 페이스북에 쓴 혐의(명예훼손)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성수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당시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상식적이고 건전한 문제 제기 없이 음란하고 저속한 사진이나 글, 그림 등을 통해 공직자 개인을 비방하는 데만 치중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인 대구지법 형사1부(재판장 임범석)는 지난 1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가치판단 또는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그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 쟁점인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김 씨는 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 건설에 반대한 시민운동가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김 부장판사의 판결도 비판했다. 김 씨는 “놀라운 것은 이 사건조차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되었다는 것”이라며 “두 가지 사건은 박근혜 정권의 호위무사요, 전형적인 정치 판사였다는 비판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과거의 이력으로 김태규 부장판사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단적인 그의 성향의 일면은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는 앞서도 사법 농단에 대한 사법개혁을 앞장서 반발하더니 국민의 한결같은 염원인 공수처 신설에도 반대해 동일한 주장으로 반대하는 자한당의 사고 구조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전형적인 기득권 사수를 유지하자는 보신주의자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런 사람들을 우리 국민은 가장 객관적이고 엄중해야 할 법의 심판관으로 두고 있는 서글픈 현실에서 더더욱 공수처 신설은 필연적으로 통과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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