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의 정부 규탄 '전국 순회'에 '민생 뒷전' 역풍

'대권놀이' 황교안, 광주에서 '물벼락' 노렸나.. 억장이 무너진 민심에 물벼락은 ‘정당하장’

정현숙 | 입력 : 2019/05/07 [08:54]

황교안 "우리 응원해 달라"에 시민들 "황교안 물러가라"

 

자한당 걸핏하면 장외로 '민생은 뒷전' MBC  화면

 

지난 3일 광주 집회를 마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인 오늘 부산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국토 대장정에 돌입했다. 장외 투쟁에 맛을 들인 황 대표는 애국 투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지로 보이지만 박근혜 국정 농단의 한 축을 담당한 이미지를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울뿐더러 사사건건 국정 발목만 잡는 모습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경부선과 호남선을 따라 '좌파독재' 심판론을 외친 자한당이 4일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국회에서도 비웃음거리만 산 "독재 타도! 헌법 수호!"를 또다시 외쳐댔다.  황교안 대표는 '독재'라는 단어를 18차례나 꺼내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죽기를 각오하고 이 정부의 좌파독재…다음 세대가 좌파독재 치하에 살게 되는데…좌파독재 막아내야 합니다. 여러분!" 

 

정권에 맞서는 애국 투사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눈물겨운 황 대표의 분투에 자한당은 보수 세력과 태극기 모독부대의 지지를 확고하게 확보했다고 스스로 평했다. 황교안 대표가 부산을 시작으로 다시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에 나서는 이유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다.

 

자한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어제까지 18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6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40.1%의 지지율로 10주 만에 다시 40%를 돌파했고, 대통령 지지율도 49.1%로 50%에 근접해 여전히 꾸준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정농단으로 10%대까지 추락했던 자한당도 지지율 30%대로 들어섰다. 하지만 대권 놀음에 빠져 민생을 팽개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투톱으로 서로 경쟁하듯 그들에게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독재 타도를 외치는 모습이 역풍을 부르고 있다는 시각이 공공연히 나온다.

 

진정 '독재 타도'를 외칠 시기에는 침묵하던 그들이 완전한 언론자유가 구가 되는 이번 정권에 들어서서 앵무새처럼 '독재 타도' '헌법 수호'를 외치는 것은 자기만족은 될지언정, 일부 동조세력 외에는 공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익과 국민의 삶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다.

 

광주에서 핍박 받는 지도자 '물벼락' 노림수와 당직자의 막말 세례

 

앞서 여야 4당의 선거제·사법개혁 패스트트랙에 항의하며 '장외 투쟁'을 펼치고 있는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지난 3일 광주에서 거센 항의를 받았다. 자한당 지도부는 광주를 찾아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를 가지려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발길을 돌렸다.

 

광주 희생자 유족 오월어머니회는 행사장 근처에서 오열하며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을 반대했다. 돌아가는 길에는 시민들에게 물세례를 맞기도 했다. 그는 광주 송정역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는 독단으로 국정과 국회를 운영하는 독재국가를 만들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 도착 전에는 자한당 당직자가 항의하기 위해 모인 광주시민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는 모습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행사하는 데 방해나 하고 말이야, 광주시민들이 정도밖에 안 돼?”라고 소리쳤다. 

주변의 만류에도 “어디 건방지게”, “저 개XX들은 또 뭐야”, “남의 당 대표 행사에 와서 왜 방해를 하는 거야”라고 욕설을 했다. 집회 참가자가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외치자 이 관계자는 “뭔 해체야, 너희들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아니 저런 것들이 무서워서 행사를 못 하느냐고”, “대한민국이 뭐야, 이게 이러니 맨날 정치 후진국이지”, “아니 당 대표 어른이 오시는데”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노컷V’ 영상 화면 캡처


광주시민들의 ‘맞불 집회’를 질타하던 이 당직자는 황 대표 일행이 오자 황 대표 뒤에 서서 ‘경제파탄 문재인 STOP’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황교안 대표는 공수처 설치에 대해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 치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정권이 독재정권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광주시민들은 “5.18 역사 왜곡‧폄훼,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5.18 망언, 종북몰이 황교안은 사퇴하라”며 항의 시위로 되려 그를 규탄했다.


이렇게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 황 대표의 연설은 5.18 유족 등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에 막혀 중단됐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해체', '5.18 학살 전두환의 후예 자유한국당' 등 피켓을 들고 "물러가라"라고 황 대표를 규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황 대표에게 생수병에 든 물을 뿌리기도 했고, 황 대표는 우산을 들고 경호하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역사 안으로 이동했다. 황 대표를 둘러싸고 시위대와 경찰 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한편 이번 광주 소동을 바라보는 비판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김진태 의원과 김순례, 이종명 자한당 의원의  '5.18 망언' 논란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격렬한 항의가 예상되는 광주를 방문한 황 대표의 행보를 두고 대권 놀이에 빠진 그가 광주에서 '핍박받는 황교안'이라는 그림을 만들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도 제기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시위대로부터 물벼락을 맞고 있다. 연합

 

광주시민들의 항의를 두고 전희경 자한당 대변인은 “일부 단체들은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진행되는 자유한국당의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예정된 행사공간을 사전에 점거하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반민주적 행태를 보였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광주시민들이 ‘정당하장’ 즉 정당한 매를 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5·18진상규명위원회 구성을 막고 있고, 5.18 망언자들에게 면죄부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며 “전두환 독재의 후예인 정당이 광주 한복판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는 집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광주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광주에서 벌어진 이 일로 지지자 결집에 효과를 봤으리라는, ‘주판알 튕기기’를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면서 “광주시민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질 일”이라면서 “자신들이 만든 국회법을 휴지조각으로 내던지며 불법·폭력을 저지르고, 장외로 나가 ‘독재’를 막아달라고 적반하장의 논리를 들이대니 광주시민들이 ‘정당한 매’를 든 것”이라며 “국회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와 자한당 의원들은 광주에서의 소동을 뒤로하고 오후에는 전북 전주를 찾아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전날 철도 경부선을 따라 서울-대전-대구-부산에서 연달아 집회를 연 데 이어, 장외투쟁 이틀째인 이날은 호남선을 따라 일정을 잡았다. 

 

전주 집회에서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세력이 있느냐"며 "견제 세력이 없다. 견제 세력이 없는 나라, 독재 아니냐.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로 가도 되느냐"고 말하고 "(우리는) 할 수 없이 국회 밖으로 나와 국민들에게 이 정부의 폭정을 고발하는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이 나라를 반드시 다시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인 2일 서울역 집회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가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하자"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다이너마이트 폭파' 발언에 내란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동참자가 나흘 만에 15만명을 훌쩍 넘었다. 

 

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 이날 오전 8시 40분 현재 15만 7288명이 동의했다. 지난 3일 게재된 지 나흘 만에 16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둔 셈이다. 

'김무성 내란죄 처벌' 청원에는 하루 기준 4만 명 이상이 참여, 이 추세대로라면 빠르면 이날 중으로 2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은 게재 한 달간 '20만 명 이상 동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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