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74% 인류는 언론 속박 당해.. '언론자유'의 삶은 9%의 인류만이 누려

전세계 9%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한국의 언론 자유.. 조선·중앙·동아 평가에는 관심 없어

정현숙 | 입력 : 2019/05/07 [11:35]

세계 언론자유지수. 색이 진할수록 언론자유가 없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대만과 함께 유일한 언론자유 국가다. 언론자유국가로 분류되는 하얀색-노란색 인구는 전 세계의 9%에 불과하다. 국경없는 기자회 그래픽

 

국경없는 기자회, "한국은 9%의 나라".. 전 세계 74% 인류는 언론자유 없어

 

매년 4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다. 또 언론자유를 위해 유엔총회가 지정한 국제 기념일인 5월 3일은 세계 언론자유의 날이기도 하다. 언론자유지수는 세계 각국에서 언론자유가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지 수치화한 지표다.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06년 31위를 기록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 계속 떨어졌다. 2009년에 69위로 떨어진 후 2010년 42위로 회복되긴 했으나 2016년에는 70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언론자유지수를 기록하며 2016년 촛불시민혁명 이후 매년 언론자유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언론자유도에 있어 전 세계 9%의 인류에 속한 삶을 살고 있다. 한국은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8년 43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지난 4월 18일 발표된 2019년 언론자유지수는 41위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나온 결과를 두고 "나쁜 10년을 지나 뚜렷한 발전이 있었다(Distinct improvement after a bad decade)"고 논평했다. 

 
그러나 호전되어 가는 한국과는 다르게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2019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는 언론인을 향한 탄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언론인이 안전하게 취재할 수 있는 국가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권위주의 정권의 미디어 장악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고 미디어오늘이 보도했다.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오직 전 세계 9%의 인류만이 언론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으며 “세계인구 74%는 언론자유가 없거나 매우 위험한 나라에 살며 정보접근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되어 있다”고 우려했다. 국경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세계 언론자유지수는 최근 5년간 11%나 악화됐다.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언론자유의 나라로 인식되어온 미국(48위)은 비판언론을 향한 트럼프의 ‘독설’ 속에 작년보다 3계단 하락하며 “문제있는(주황색)” 나라로 분류됐다. 2018년 6월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있는 캐피털 가제트에서 벌어진 총격으로 언론인 4명과 스텝 1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미국 언론인이 안전 보장을 위해 사설 경호 회사에 의존할 정도로 생명에 대한 위협이 극심해진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멕시코(144위)는 지난해만 10명 이상의 언론인이 살해됐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지난 3월 국제 사법 재판소에 제소할 정도로 멕시코 내 언론인 폭력은 끊이지 않고 있으나 언론인 살해범들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니카라과(114위)에서는 오르테가 정권에 저항하는 시위를 취재하던 언론인들이 시위대로 몰려 폭행당한 뒤 구속을 피해 해외로 도망쳤다.

 

힌두 민족주의를 비판하면 “반(反)인도”로 낙인찍히고 온라인 폭력을 당하는 인도(140위)에서는 지난해 6명의 언론인이 살해됐다. 베네수엘라(148위)는 시위 진압군이 언론인을 폭행하고 체포했다. 세르비아(90위)에서는 언론인의 집에 방화가 일어났다. 러시아(149위)는 크렘린 궁이 체포, 압수수색으로 독립언론을 압박했다. 소말리아(164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언론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국가로 남아 있다.

 

작년 10월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172위)의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은 비단 사우디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인들에게 충격을 주며 자기 검열의 효과를 일으켰다. 수십 명의 언론인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163위), 바레인(167위)에 억류되어 있고, 그들 중 상당수가 재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작년 3월 종신 집권을 위해 헌법을 고쳤다. 응웬 푸 쫑 베트남 주석은 공산당과 국가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집권층이 국영 미디어 내 모든 토론을 금지하는 한편, 체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시민 저널리스트들을 가차 없이 단속한다.

 

베트남에는 30명의 언론인들이 억류되어 있으며, 중국에는 이보다 2배 많은 언론인들이 구금되어 있다. 중국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서, 싱가포르(151위)와 캄보디아(143위)로까지 중국의 감시가 확산되고 있다.

 

2019년 국경없는 기자회 조사 결과 180개 조사대상 국가 중 언론자유 지수에서 “좋음(흰색)”과 “양호함(노란색)”을 받은 국가는 24%로 작년의 26%보다 줄었다. 투르크메니스탄(180위)이 올해 언론자유 지수 최하위를 차지했고, 북한(179위), 에리트레아(178위), 중국(177위), 베트남(176위)이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겉으로나마 개방적 태도를 취한 덕에 한 계단 올랐다”고 평가했다.

 

조선·중앙·동아 보수언론 지금도 '언론 자유'가 없다?.. 해외평가 받아 들여야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자유에 관심이 지대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하는 한국의 언론자유 상황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듯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4월 언론자유지수가 크게 추락한 2009년 1월 1일부터 2019년 언론자유지수가 발표된 이후인 4월 24일까지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 순위를 언급한 언론사 기사의 수와 해외 평가를 얼마를 다뤘는지 분석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분석 결론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집권 전후로 기간을 나누어 기사량의 변화 비교에서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언론자유 순위가 상승하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오히려 한국에 대한 언급이 감소했고 보도량도 줄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오히려 기사량이 늘었다. 한국에 대한 언급 비율도 15%에서 40%로 증가했다. 이는 조선일보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불리한 평가가 나올 때는 아예 보도하지 않고 침묵하다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때마다 놓치지 않고 보도했다고 볼 수 있는 분석이다. 중앙과 동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부 집권 시기에는 KBS, MBC, YTN 등 방송사들은 임직원,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사장과 주요 인사가 이명박 선거캠프 인사들로 속속 채워졌다. 정권에 불편한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은 폐지되었으며 언론인들은 암암리에 해고되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조·중·동과 매일경제는 종편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이들 '언론 족벌'들 입장에서는 언론 자유가 구가되는 지금의 상황이 언론장악으로 보이는지 작은 일도 침소봉대해서 언론탄압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언론 자유는 조·중·동만의 무분별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과 논조가 다른 언론사에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언론 장악' 운운하면서 낙인을 찍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KBS '오늘밤 김제동'이나 MBC에서 5월에 방영 시작한 약산 김원봉을 소재로 한 '이몽' 드라마, 그 밖의 EBS 등 일부 프로그램 내용을 비난하면서 자한당의 동조를 끌어내고 같은 의견으로 합세를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또한 외신 보도마저 정부에 불리한 쪽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추측성 보도로 독자를 오도시켜 왔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그리고 동아일보는 뜻이 다르다고 비난부터 앞세우지 말고 '국경없는 기자회' 등 해외 기관의 한국 언론자유도에 대한 평가를 냉철히 받아들이고 사실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시장에서 정정당당하게 공정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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