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정말로 끈끈했던 삼성과 박근혜 정권, 그리고 ‘의료민영화’

이명박 정권 때도 안 하던 영리병원, 박근혜 정권 때 첫 승인… 녹지병원은 페이크, 결국 이득은 삼성생명이?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5/07 [14:00]

정말로 끈끈했던 삼성과 박근혜 정권, 그리고 ‘의료민영화’

이명박 정권 때도 안 하던 영리병원, 박근혜 정권 때 첫 승인… 녹지병원은 페이크, 결국 이득은 삼성생명이?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5/07 [14:00]
▲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가 구상했던 의료영리화의 과제 1단계인 국내 영리병원 허가, 박근혜 정권에서 승인됐다.     © MBC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주진우 기자 : 버닝썬 때문에 놀라셨지요? 스트레이트가 다루면 버닝썬도 완벽하게 차원이 다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뉴스가 있었어요. 영리병원 뉴스 들으셨죠? 제주도에서 원희룡이 허가 해준다. 안 해준다. 소송한다만다 취소한다만다 얘기만 나오는데, 진짜 영리병원 이득을 보는 건 병원보다도 삼성생명입니다. 그 얘기에요.

 

김어준 총수 : 자, 한 마디로 말하면 전경련이 규제타파 1순위로 맨날 내놓는 게 항상 영리병원이에요. 우리는 의사 생각하는데 그게 아닌 재벌이에요. 재벌 중에서도 가장 원하는 게 삼성이에요. 제주도 영리병원 구멍이 뚫리면 최대 수혜는 삼성이 보는 겁니다. 결국 크게 보면 바이오야. 이재용의 차세대 먹거리는 바이오. 아빠는 반도체 아들은 바이오! 그래서 박근혜 때 영리병원을 문형표 안종범을 통해 밀어붙여서 구멍을 뚫어놓은 겁니다. 그래서 이 사안은 행정소송이 진짜 목적이에요. 병원을 세우는 게 아니라요.

 

지난해 12월,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제주도청으로부터 허가받은 녹지병원, 그 허가는 4개월이 지나서야 취소됐지만 여전히 법적 공방은 큰 변수로 남아있다.

▲ 녹지그룹은 병원 운영경험이 없는 회사다. 그럼에도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어떻게 영리병원 허용 승인을 받았을지 이해할 수가 없는 대목이다.     © MBC
▲ 재벌그룹들은 언제나 영리병원 설립 허용을 언제나 ‘혁신성장’ 최대 과제로 꼽고 있다. 공공의료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그들의 오랜 생각임을 알 수 있게 한다.     © MBC

이미 녹지병원은 지난 2월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 한정하는 조건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주지법에 냈다. 개설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추가 소송도 낼 것으로 보이며, 소송 결과에 따라서는 녹지병원의 운명이 뒤바뀔 수 있다. 투자금 회수와 손실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등 긴 소송전이 예고되고 있다.

 

만약 녹지병원 측이 행정소송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전 국토에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사실상 공공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의료민영화의 헬게이트가 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같은 의료비 재앙의 불씨를 우리도 안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의 파산 원인 1순위는 단연 의료비 때문이다.

 

현행의료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세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즉, 모든 병원의 목적은 영리추구가 아닌 환자진료여야 한다. 이 때문에 진료나 수술 등을 통해 생긴 수익 역시 다시 병원에 재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영리병원은 병원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을 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다. 즉, 투자자의 이윤추구가 가능한 것이다. 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 적용을 받지 않아 의료비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신치료법이라는 게 등장하면 의료비도 얼마든지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다.

 

이런 영리병원을 허가내준 자체가 공공의료체계에 구멍을 냈다는 것이다. MBC <스트레이트> 45회에선 녹지병원 허가과정을 추적한다. 박근혜 정권이던 지난 2015년 5월,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쓴 메모를 보면, ‘제주도 외국인영리병원 - 국내자본 이동’ 이라는 글이 등장한다. 당시는 녹지병원 실질적 운영자로 지목된 성형외과 전문의가 중국기업을 내세워 제주도 영리병원에 우회투자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다.

▲ 2015년 5월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는 ‘제주도 외국인 영리병원’이라는 메모가 등장한다. 그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내 첫 영리병원 사업계획을 승인한다.     © MBC
▲ 2015년 5월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는 ‘제주도 외국인 영리병원’이라는 메모가 등장한다. 그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내 첫 영리병원 사업계획을 승인한다.     © MBC

이 메모가 쓰여진 다음달, 녹지병원 사업보고서가 다시 제출했고. 그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내 첫 영리병원 사업계획을 승인한다. <스트레이트> 측은 안종범 전 수석을 찾아가 메모 내용에 대해 묻지만, 안 전 수석은 “메모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다. 원희룡 제주지사와도 연락한 적 없다”며 답을 회피한다.

 

또 중국의 녹지그룹은 병원 운영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전문 개발회사임에도, 의료기관 설립이 난 점도 석연찮다. 제주도특별법에 따르면, 병원사업하려는 시행자는 병원 운영했던 이력을 증명해야 한다. 당시 박근혜 정권은 영리병원 설립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한 바 있으며, 당시 보건복지부도 영리병원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스트레이트> 측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문형표 전 장관을 찾아가 누구 지시로 영리병원을 허가했는지 물었으나, 문 전 장관은 안 전 수석처럼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

 

주진우 기자는 녹지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접촉해본 결과 녹지그룹 측이 ‘영리병원’ 같은 것에 대해선 관심이 전혀 없음을 언급한 뒤,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서 허가를 받았음을 지적했다. 사실상 녹지그룹은 ‘페이크’이고 국내에서 이들을 통해 영리병원 출발을 꿈꾸고 있던 이들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주 기자는 당시 방송에서 안종범 전 수석과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사실상 공무원의 탈을 쓴 삼성맨들임을 언급했다.

▲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국정농단 재판으로 구속된 바 있다. 삼성의 경영승계를 도왔다는 죄목에서다.     © MBC
▲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가 구상했던 의료영리화의 과제 1단계는 국내 영리병원 허가였는데, 이것이 박근혜 정권 보건복지부의 녹지병원 건립 사업     ©MBC

“삼성의 승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도왔던 사람입니다. 그걸로 감옥에 갔었죠. 그 분들이 영리병원을 허가해주는 핵심에 앉아 있었습니다. 삼성 승계, 삼성바이오로직스, 차세대, 영리병원, 무언가 연상이 되지요?”

 

해당 방송에선 2007년 2월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의료서비스산업 고도화와 과제)를 언급한다. 의료서비스 분야를 산업화해서 단계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산업화, 즉 의료영리화의 과제 1단계는 국내 영리병원 허가였는데, 이것이 박근혜 정권 들어서 이후 2단계 전략은 포괄수가제 도입, 3단계 전략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4단계 전략은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다. 이렇게 단계별로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배후가 삼성이라는 것이다. 삼성의 전략이 차례차례 현실화될 경우, 가장 이득을 볼 것은 거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일 게 뻔하다.

 

주진우 기자는 다스뵈이다 59회에 출연, 방송 내용을 이같이 정리했다.

 

“삼성이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서 영리병원이 이 의료보험체계를 무너뜨리는 데 첫 번째 목표였다고 적어놨고요. 거기서 안종범과 문형표는 공무원 탈을 쓴 삼성맨이었다. 이 얘기를 스트레이트에서 폭로했습니다.”

▲ 김어준 총수는 ‘삼성’을 문재인 정부를 흔드는 배경으로 추정했다. 박근혜 정권 때 속속 진행되던 승계 작업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딴지방송국

이에 김어준 총수는 ‘삼성’을 문재인 정부를 흔드는 배경으로 추정했다. 박근혜 정권 때 속속 진행되던 승계작업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각종 온라인 작전세력 나올 때 그 배후로 삼성을 의심한다고 제가 말한 바 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설마 많이 해요. 그런데 삼성은 세월호 폭식투쟁 때 돈을 냈던 거예요. 생각해봐요. 세월호 단식하고 있는데 세월호 폭식투쟁에 돈 대는 비열한 짓도 하는데 온라인에 돈 대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에요. 삼성입장에서는 회장님 승계 수십조가 걸려있는 거예요. 삼성은 이 정권을 무너뜨려야 해요. 그래야 이 모든 것을 살려낼 수 있는 거야. 너무나 동기가 있어요.”

 

주진우 기자도 김 총수의 말을 부연설명했다.

▲ 주진우 기자는 진짜 영리병원으로 이득보는 것은 병원도 의사도 아닌 삼성생명임을 지적했다.     © 딴지방송국

“박근혜와 이재용은 굉장히 사이좋게 지냈어요. 이 사람들은 안종범, 문형표 한사람은 경제수석, 한 사람은 국민연금공단 보건복지부에 갔죠. 삼성 승계를 위해 뛴 사람들입니다. 그걸로 감옥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영리병원을 허가해준 사람이기도 해요. 그래서 결국은 박근혜에게 최순실하고 정유라에게 말 로비를 해주고 돈을 받았죠. 그래서 둘다 감옥 갔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이 바짝바짝 타고 있다고”

 

현재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4조5천억 분식회계(회계사기) 건과 관련해 코너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회계사기 건과 관련한 증거인멸 과정에 그룹 차원에서 개입한 혐의를 포착,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자회사) 직원 2명(양모 상무, 이모 부장)을 구속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출신들이 주축이 된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개입한 흔적도 발견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와 이재용 부회장 승계작업 관련 자료 등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했다. 게다가 이를 삭제하기 위해 입력한 검색어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니셜인 'JY', '합병', '미전실' 등이 있고, 회계 자료 일부를 새로 작성해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 5천억 회계사기 사건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 문제와 관련됐다는 게 확인되면,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에도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부회장의 재구속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 JTBC
▲ 검찰은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임원 등이 IT 전문인력을 데리고 와서 분식회계와 이재용 부회장 승계작업 관련 자료 등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했다. 게다가 이를 삭제하기 위해 입력한 검색어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니셜인 'JY', '합병', '미전실' 등이 있고, 회계 자료 일부를 새로 작성해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 JTBC

일부 직원들이 그런 게 아니라 삼성그룹 컨트롤타워가 이번 상황에 개입했다는 증거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상황들로 볼 때 이달에 있을 국정농단 재판, 박근혜와 최순실,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사건이 이재용 경영승계 문제와 관련됐다는 게 확인될 시, 이재용 부회장이 재구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이 부회장이 회계사기 건으로 다시 검찰조사를 받게 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