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문제 정치적 악용 안 돼.. 함께 살아야 할 국민 생존 문제"

독일 유력지 FAZ 기고, '생명공동체'로서의 남북 같이 번영할 수있는 길 고심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5/07 [15:14]

"평범한 사람들이 꿈 펼칠 수 있는 나라를.. 남북 문제 서두르지 않고 쉬지 않고 가야"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공개한 기고문을 통해 남북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국민들의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사진은  7일 오전 금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있다.  연합

 

'평범함의 위대함'... "최종 목적지는 '신한반도체제'"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이제 남북의 문제는 이념과 정치로 악용되어서는 안 되며, 평범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며 “남과 북은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라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공정하게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정의로운 국가의 책임과 보호 아래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가 촛불혁명이 염원하는 나라”라고 밝혔다.

 

취임 2주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평범함의 위대함-새로운 세계질서를 생각하며’라는 글을 기고했다.  문 대통령의 정치관과 국가관, 민주주의관을 담은 수필처럼 자유로운 형식의 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총 6장으로 이뤄진 기고문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4장에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평범함의 위대함’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고문은 이달말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의 출판부가 '새로운 세계질서'라는 제목으로 출간할 문집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3·1운동, 5·18 민주화운동, 2016년 촛불혁명, 한반도 평화, 포용적 세계질서 구축 등 한국 근대사의 주요 사건과 세계질서의 변화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평범함의 위대함’을 상찬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예로 들며 “부정한 권력에 대항해 평범한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동”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봄은 베를린에서 시작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베를린 선언’에 이어 2017년 7월 촛불혁명 열망을 담아 베를린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얘기했다”며 “당시 많은 사람은 단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다’고 했고, 제 생각도 마찬가지였다”며 “무언가 시작하지 않으면 국민 열망을 이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베를린 선언에서 북한을 향해 ‘쉬운 일부터 하자’고 평창올림픽 참가, 이산가족 상봉, 남북 상호 적대행위 중단, 남북 대화·접촉을 재개 등 4가지를 제안했다”며 “놀랍게도 이 4가지는 2년이 지난 지금 모두 현실이 됐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의 성격을 “촛불혁명의 염원으로 탄생한 정부”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이 여기서 말하는 촛불혁명이란 3·1운동 이래 면면히 이어져온, 평범한 사람들의 주권 확대의 역사가 도달한 정점일 터이다.

 

또 “촛불혁명의 영웅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집단적 힘이었다”며 “평범한 사람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은 국내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국가를 바꾸면, 세계질서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평범한 사람들’에 의한 포용적 세계질서의 구축을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은 작년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을 통해 서로 간의 적대행위 종식을 선언함으로써 항구적 평화정착의 첫 번째 단추를 채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반도의 하늘과 바다, 땅에서 총성은 사라졌다”며 “한반도의 봄이 이렇게 성큼 다가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동안 제가 안타깝게 생각했던 일은 한국의 국민이 휴전선 그 너머를 더 이상 상상하지 않는 것이었다”며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화해하고, 철도를 깔고, 물류를 이동시키고, 사람을 오가게 한다면, 한국은 ‘섬’이 아닌 해양에서 대륙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대륙에서 해양으로 나아가는 관문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평화를 넘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한 평화”라고 덧붙였다. 이후에는 자연스레 ‘우리가 한반도 운명의 주인이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한반도 체제'로 넘어갔다. 문 대통령은 “신한반도 체제는 수동적인 냉전질서에서 능동적인 평화 질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과거 한국 국민은 일제 강점과 냉전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이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제적 관점에서는 “신한반도 체제는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져 평화를 더 공고히 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등을 예로 들며 “남과 북은 항구적 평화정착을 촉진하기 위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길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도덕적 승리’는 2016년 촛불혁명에서 꽃을 피운다. 문 대통령은 “단 한 번의 폭력사건 없이 한국의 국민들은 2017년 3월 헌법적 가치를 위반한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며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했다.

 

또한 촛불혁명은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엄마와 유모차에 앉은 아이들이 함께,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노동자와 기업인이 함께 광장의 차가운 바닥을 데우며 평범한 이들의 염원이 담겨져 수 개월 동안 전국에서 지속되어진 결과물로 높이 샀다.

2016년 12월 10일 탄핵 가결후에도 '박근혜 즉각퇴진'을 외치며 꺼지지 않은 '촛불의 바다' 공동취재단

 

또한 1980년 광주가 2017년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던 것으로 한국의 촛불혁명을 노래와 공연이 어우러진 '빛의 축제'로 묘사하며,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의식을 보여줬다고 극찬한 독일 언론을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을 말하면서 “한국 국민은, 평범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러한 힘은 마지막 남은 ‘냉전체계’를 무너뜨리고,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고문의 마지막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그러하듯, 괴테가 남긴 경구처럼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도 않고’”라고 적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4·27 정상회담 1주년 기념 문화공연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기고는 FAZ 측이 세계 정상과 재계 지도자, 종교계 주요 인사 등의 글을 담을 기고문집 ‘새로운 세계질서’(가제)에 FAZ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오는 10일 해당 신문에 요약본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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