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녹음파일에 드러난 권력실세.. 최순실은 호통, 박근혜 "예예예"“진짜 대통령 따로 있었네” 박근혜 말도 끊고..최순실, '권력서열 1위'처럼 거침없어박근혜·최순실 90분 녹음파일.. "이런 자를 대통령으로 추천한 게 족벌언론과 자한당"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최순실 씨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작성한 취임사를 일일이 고치라고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최 씨가 박근혜 취임 전부터 국정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90분 녹음파일에는 박근혜 정부 권력 실세가 과연 누구인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시사저널이 17일 공개한 박근혜·최순실 녹음파일은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최순실, 정호성 전 비서관 등 3명이 취임사를 준비하며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복심인 정호성 전 청와대 제1 비서관과 함께 취임사 초안을 대폭 수정하며 핵심 문구와 단어를 직접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정 전 비서관 호통을 치는 것은 물론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자르고 지시하는 듯한 발언을 수시로 했다. 녹취파일을 들으면 누가 대통령 당선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해당 녹음파일은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담는 대통령 취임사가 비선 실세 최순실의 호통과 지시로 전면 수정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회의를 주도하던 최순실이 먼저 “팩트가 없다”고 혹평하며 "내가 보기엔 이건 하나도 써먹을 게 없는 것 같애. 이렇게 늘어지는 거를 취임사엔 한 줄도 넣지 마"라며 정호성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최순실은 " 쓰세요. 받아 적으세요. 첫 번째 경제 부흥, 두 번째 국민 행복, 세 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 딱딱 해갖고 맞춰 놓으세요"라고 하자 정호성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이의 없이 즉답했다.
최순실이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주력할 것이다. 그거 어떠세요"라고 박근혜에게 묻자 망설임 없이 "그거 핵심이에요"라고 호응하며 맞장구쳤다. 박근혜가 띄엄띄엄 아이디어를 나열하면, 최순실이 이를 완전한 문장으로 고쳐 말하면서 취임사를 고치고 있는 꼴이다.
듣고 있던 정호성이 “일자리도...”라고 말을 얼버무리자 최순실은 한숨을 깊게 쉬며 “그건 부수적인 거고. 꼭지가 몇 개 나와야 하는 거야”라며 답답해했다. 듣고 있던 박근혜가 “예. 예. 몇 가지 큰 흐름에서 멋있는 게 나와야 하는데, 이건 너무 그런 게 없다”며 또 맞장구를 쳤다.
취임사 페이지를 넘기며 한숨을 쉬던 최순실은 “이거 다 별로인 거 같은데. 거의 뭐야.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치? 공약을 풀어놓은…”라고 말했다. 정호성이 긴장한 목소리로 “이게…공약이 아니라 이번에 인수위에서 쭉 해온 국정과제… 앞으로… ”얼버무리자 “그게 공약이지 뭐야”라고 지적했다.
이를 듣고 있던 박근혜가 “이건 그런 국정과제를 얘기하기엔 너무 좀 쪼그라들어가지고…”라고 동조했고 최순실은 마치 자신이 윗사람인 듯 한숨을 또 내쉬었다.
박근혜·최순실의 서열을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도 녹취파일에 담겼다. 박근혜가 법치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보자고 최순실에게 의견을 구한다. 박근혜가 자신의 국정 철학을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다. 부국이란 건 부자 나라. 정국이란 건 바른,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다음 편안한 평국”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정호성이 안전한 나라, 편안한 나라를 내용으로 하자고 맞장구를 치며 거들지만, 최순실은 오히려 그의 말을 끊으며 면박을 준다. 최순실은 "근데 있잖아, 콘셉트를 자꾸 흐리면 이 얘기, 저 얘기가 저기 되니까 나중에 부국, 강한거 하고." 자른다
최순실은 박근혜의 부국·정국·평국 운운하는 말이 마땅치 않은 듯 자르면서 "자존심은 없는데? 그게 제일 중요한데. 평국을 다른 말로 해라.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상의를 좀 해봐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박근혜는 마치 예스맨처럼 두말 않고 “예 예 예”라고 답했다.
이번 공개된 녹음파일을 분석해보면 박근혜가 고 최태민뿐 아니라 그 자식인 최순실에게까지 지도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크게 의존하고 있음이 확실히 드러났다. 박근혜는 최순실의 부친 최태민에게 정신적으로 완전히 지배를 당했다는 것을 알리는 어산지의 폭로가 나오자 기독교계에서는 한때 최태민의 목사 안수를 두고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정농단 주역인 최순실이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상황을 보여주는 90여 분짜리 녹음파일 전체를 입수한 시사저널은 공개된 녹음 파일은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정호성이 2013년 2월 25일 직접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가 공개한 파일은 편집하지 않은 1시간 9분 30초짜리, 16분 49초짜리 풀버전 두 개와 이를 축약한 13분짜리 요약본 3가지다. 녹음파일 속 등장인물은 박근혜와 최순실 정호성이다.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회의를 주도하는 이는 박근혜가 아닌 최순실로 네티즌 의견대로 진짜 대통령은 따로 있었다.
한편 역사학자 전우용 씨가 박근혜를 최순실의 ‘하수인’에 불과한 사람이었다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추천한 게 족벌언론과 자유한국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최순실-정호성 90분 녹음파일’이라는 제목의 시사저널 기사를 올리면서 이같이 적었다.
전 씨는 시사저널의 보도를 전하면서 “최순실의 ‘하수인’에 불과한 사람(박근혜)을 대통령으로 적극 추천했던 게 족벌언론과 자한당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짝퉁을 명품이라고 속여 판 가게에는 발길을 끊는 게 상식적인 태도”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물론 (발길을 끊지 않는) 몰상식한 사람은 언제나 있다”면서 “그래도 그런 가게에 가겠다는 사람 말리는 게 ‘동포애’이자 ‘인류애’”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녹음파일 들을 수 있는 사이트
시사저널 :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85713 네이버 TV캐스트 : https://tv.naver.com/v/8399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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