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개인의 자유를 탄압한 이승만·박정희 어떻게 존경하나

'홍카레오'서 대결한 유시민 vs 홍준표..'진보-보수 팽팬한 인식 차이

정현숙 | 입력 : 2019/06/04 [08:33]

홍준표 "좌파 독재? 독재는 우파가 했다" 인정.. 전직 대통령 평가는 극과 극 

KBS

 

그동안 지대한 관심을 끌었던 ‘홍카레오'의 막이 올랐다. 홍카레오 명칭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이름인 ‘홍카콜라’와 ‘알릴레오’를 합쳐 만든 조어다.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은 3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화한 방송을 오후 11시 30분경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와 '알릴레오'를 통해 동시에 공개했다. 

 

이날 ‘홍카레오’는 두 사람의 원고 없는 ‘맞짱 토론’으로  160분간 치열한 공방 속에 진행됐다. 예상대로 성격뿐만 아니라 몸담은 정당도 진보와 보수로 극명하게 달라 사안마다 이견을 내보이며 부딪혔지만,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며 일부 공감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토론은 정치, 보수와 혁신, 안보, 리더십, 패스트트랙, 민생경제, 양극화, 갈등과 분열, 뉴스메이커, 노동 개혁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진행됐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설에 대해 "내 보기에는 100% 들어온다"고 했다. 유 이사장이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하자 홍 전 대표가 "절대는 스님 담뱃대"라고 받아쳤다.

 

덧붙여 유 이사장은 '여권 잠룡'에 대해 "현재 (대권 도전의) 의사를 가진 분들이 한 10여명 정도로 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현저한 시각차이

 

유시민 이사장과 홍준표 전 대표가 2019년 현재 진보와 보수 사이 갈등에 대해 예상대로 극명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홍 전 대표는 현 세태가 해방 이후 상황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유 이사장은 과거보다 진보했다는 평가를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지금 대한민국 상황이 좌우익 대립 시절보다 더 심각하다고 본다"며 "좌파와 우파가 서로 증오하고 내뱉는 말마다 증오의 목소리로 비난하는 것을 보면서 해방 직후 대한민국의 혼란과 비슷한 것 아니냐”고 먼저 이야기를 던졌다.

 

이에 유 이사장은 "의견이 달라지고 미움이 표출되는 부분에는 동의하나 해방정국의 좌우익 대결과의 비교는 과장됐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있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문화제 당시의 일화를 꺼냈다.

 

유 이사장은 "조원진 의원이 당시 문화제 무대 5m 앞에서 적대적인 연설을 하는데 서로 말로만 이야기를 주고받더라"며 "의견이 달라도 각자 자기주장만 하고 훼방 놓지 않기까지 70년이 걸렸구나, 한국 사회가 아주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받아쳤다.

 

이어진 토론 첫 질문인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 보수의 핵심 가치와 진보의 핵심 가치'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특히 이승만·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유 이사장은 "현대적인 보수는 개인의 자유에 방점을 찍고, 진보는 평등 균형에 방점을 찍는다"면서 "보수와 우파를 함께 쓰는 분들이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느냐"고 의아하다는 듯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분들은 자유를 탄압한 사람들"이라며 "그 점에 관해서는 명확히 보수가 보수다워져야 한다고 본다"고 주제를 던졌다. 

 

역시나 홍 전 대표의 맹렬한 반박이 이어졌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은 과오가 있을지 모르나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봉건영주사회로 가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나라를 건국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씨조선으로 돌아갈 수도, 김일성의 공산주의에 '벌겋게' 물들 수 있는 상황에서 38도선 아래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켰다는 점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종신집권 하려는 과정에서 잘못은 있었으나 이런 측면에서 좀 봐주시라"고도 했다.

 

또 박정희에 대해선 "5천만 국민을 가난에서 구원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뒤 "1960년대 아시아에서 벌어진 두 성공적인 쿠데타, 미얀마의 국가사회주의와 박정희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를 비교했을 때 40년 이후 국력 차이가 얼마나 되냐"며 "물론 독재도 하고, 유신도 하고,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기도 했으나 단면만 보고 정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수긍할 수 없는 유 이사장은 재차 "보수우파에서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박정희를 빈곤에서 구원해준 것으로 보는 것은 좋다"며 "그런데 그들이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를 말도 못 하게 탄압했지 않느냐"고 재차 공세를 했다.

 

유 이사장은 "(나는) 20대 때 자유를 위해 투쟁했지 다른 걸 위해 하지 않았는데, 친북 좌파라고 한다"며 "보수의 가치가 자유라면 과거 집권 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제약했던 부분을 시원하게 인정하고 끊고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질세라 홍 전 대표는 "박정희 시절 유신독재가 있었고, 이승만 정권 마지막에도 독재가 있었다.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그것만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곤란하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인간이 나쁜 짓만 하지 않듯 좋은 일만 하지  않는다. 비폭력 평화주의자로 알려진 간디 역시 심각한 성 차별주의자였으나 그의 평화적인 메시지는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이승만·박정희의 경우 무소불위 휘두른 권력과 개인의 탐욕 추구로 점철 하다가 마지막에는 곪아서 썩어버린 그들의 일탈 행동으로 남겨진 뒷모습을 볼 때 결국 미래세대들에게 크나큰 짐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존경함은 마땅하지 않아 보인다는 데 있다.

 

홍준표 "좌파 독재? .. 독재는 우파가 했다"

 

자유한국당이 요즘 대여 투쟁에서 걸핏하면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 좌파독재는 누가 봐도 천부당만부당해 아니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이 "헌법을 파괴하는 쿠데타도 다 우파 쪽이 했고, 진보 쪽은 한 번도 헌법 질서를 문란케 하거나 자유를 탄압한 적이 없다"면서 "(자한당이) '좌파 독재'라고 하는데, 야당과 대화가 적은 것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대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독재라고 하면…(안 된다)"고 운을 뗐다.

 

홍준표 전 대표도 현재 자한당의 대정부 비판 구호인 '좌파 독재'라는 표현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독재는 우파 쪽에서 했지 않느냐"고 직설적 발언으로 즉답했다.

 

3일 공개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홍카레오’ 방송 장면.

 

"그 (좌파 독재)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이야기했다. '지금은 좌파 '광풍' 시대다'(라고 했다)"라며 "사실 독재정권은 우파 쪽에서 했지 않느냐, 옛날에"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 얘기를 노골적으로 했다. '좌파 독재'라는 말은 부적절하다. 좌파 광풍 시대다. 이것을 멈추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서) 그 투쟁을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화한 방송을 오후 11시 30분쯤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와 '알릴레오'를 통해 동시에 공개했다. 방송 예정시간(3일 오후 10시)보다 1시간 30분가량 늦게 시작됐지만 조회수가홍카콜라 10만명,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16만건에 달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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